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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영 Jan 19. 2023

서비스 강사를 그만 두려 했다.

서비스 강사의 성장통

  서비스 강사를 그만 두려 했다. 그렇다. 아직 그만두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올해로 서비스 강사로서의 경력이 18년 차다. 강사 이전에는 서비스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대면했으며 고객을 기쁘게 하는 서비스직이 천직인 듯 즐거웠다. 까다로운 불만고객을 응대하는 것은 어렵지만 나의 정성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고객을 볼 때면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기업에서 인정받고 승진했으며, 나중에는 고객 응대의 즐거움을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겠다며 서비스 강사를 시작했다. 


  서비스 강사 경력 18년 차 이 정도면 웬만한 서비스 강의는 쉽게 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만 두려 했다. 이유는 나의 초심이 무너졌다고 느껴서 이다. 지금의 서비스 현장은 18년 전 과거와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는데 직원들에게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라는 교육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고 까다로운 고객을 응대하면서도, 보람을 느낄 만한 승진 체계가 있는가? 급여의 보상이 있는가? 복지는 또 어떠한가? 




  감정노동자라고 하면서 실제 느끼는 감정과 고객에게 표현하는 감정이 다르면 스트레스가 높아지니, 고객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느끼고 공감하기를 요구한다. 이런 현실에서 고객 개성을 존중하며 그들의 욕구를 찾아내어 응대하기가 가능할까? 고객 응대 교육을 할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난 서비스 강사를 그만두겠다며 대학원에서 리더십을 전공 후 관련 분야의 강의를 시작했다. 


  몇 년을 서비스가 아닌 다른 강의에 집중했다. 소통, 리더십, 감정관리, 자기 계발 등으로 지식을 채워갔고, 서비스 강의의 비중을 줄였다. 그러던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서비스 강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의뢰받아 진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그 후 강사들을 대상으로 여러 주제의 강의를 했다. 강의가 좋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서비스 강의가 새롭다.라는 피드백을 받았고 서비스 강의가 오히려 늘어났다. 


  23년을 시작하며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했다. 서비스직에 보람을 느끼고 기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라는데 현실이 다르다고 그만두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중이다. 환경과 시스템을 바꾸어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비전을 세우고 성장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며 일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지 교육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서비스 강사를 그만두려 했다. 말은 그렇게 하고 지금까지 그만 두지 못했다. 기술적인 서비스 스킬 교육으로 고객을 기쁘게 하는 교육이 아닌, 리더십을 더해 자신의 의지로 기쁘게 일을 하는 마인드 교육을 하고 싶다. 서비스 접점에서 직원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있다면 누가 일을 해도 고객이 만족할 만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개인의 역량에만 집중한 서비스가 아닌 시스템에도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분이 친절하고, 서비스인들이 즐겁게 일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18년 전 사내 강사 면접을 보며 했던 말이다. 나의 비전이다. 모든 분들이 친절하고 모든 분들이 즐겁게 일하도록 강사인 내가 교육하겠다면 열의를 보였는데 그 초심을 잠시 잃고 방황했었다. 초심을 기억하며 서비스 강사로서 앞으로 어떤 교육을 만들어 갈지 더 고민하고 성장해야겠다. 몇 년 동안의 방황은 더 나은 교육을 준비하는 성장통일 것이다. 지금과는 다른 접근과 교육으로 초심을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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