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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우 Jun 01. 2024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나

 너가 얼마나 여기 있길 바라는 지.

 핑크 플로이드의 wish you were here에서 


 그러니깐, 내 글이 잘 안 나오던 시점에서 난 입시미술을 다시 시작했다. 다시 건강이 회복되고 대학을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입시미술을 시작하기 전까지 여러 다사다난한 과정이 있었지만 굳이 말을 하지는 않겠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입시미술을 그만 두려는 것이다.


 다시 건강이 악화되었다. 공황장애는 다시 찾아오려 하고 신경성 두통과 위장장애는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그걸 버티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친 것 같다. 그래서 내린 결론, 2024년 6월 1일 111시 6분 난 학원에 전화를 걸어 그만둔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결과, 짐 챙기고 상담하러 학원에 와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다. 이번이 부모님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기에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무작정 푸념으로나마 브런치에 글을 쓴다. 내 구독자들에겐 너무나 죄송하지만 갑자기 돌아온 글이 푸념글이라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건넨다. 좀...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다. 왜 이런 글을 쓰는 지도 모르겠다. 그냥 징징거리는 거라 생각해주길 바란다.


 난 대학도 자퇴하고 다시 입시미술로 가려 했다. 1달 반 동안의 여정이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다니, 참 빠르기도 하다. 그동안 열심히 했는가? 그런 걸로 날 자책하고 싶지는 않다. 자기연민에 빠질 뿐이다. 그간 우울에 많이 시달렸으니 지금은 그만 시달리고 싶다. 그래. 난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솔직해지고 싶고파 이 글을 쓴다.


 일단 부모님은 말의 쐐기를 박아 놓으셨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끝나면 없다." 그렇다면 난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엉망진창 흩어진 곳에서 다시 조각들을 하나하나 끌어 모아야 한다. 일단 제일 생각나는 건 고졸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다시 대학으로의 복귀다. 내가 다니는 곳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로 사이버대이다. 그래서 재입학이나 그런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방통대는 답답하다. 연령대가 높다는 특성상 21살인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편입도 힘들테고 이대로는. 편입을 하려면 학사 편입을 해야하는데 그 4년을 버틸 깜냥이 없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그리고 우린 그 말을 믿다가 많이 흔들리게 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내가 무엇을 찾아야 하는 거지? 행복이란 무엇이지? 그런 질문의 쳇바퀴에 갇히게 된다. 그러나 이건 소속된 곳이 있다면 좀 양반이다. 나는 소속된 곳조차 없다. 말 그대로 무소속. 아직 가지도 않은 군대가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 


 난 입시미술을 시작하며 더 이상 겁쟁이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아직도 겁쟁이다. 비관적으로 말하자면, 인터넷 히키코모리와 다를 바가 없다. 뭐 건강 문제로 이러는 거니 자위질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낙오자라는 건 똑같다. 그래서 이 상태를 벗어나야 하는 데 어디로 가야할지 안 보인다. 어디론가 비행하여 혼자서 여행이라도 가면 답이 나올까. 방황하는 쓰레기 청춘은 오늘도 이렇게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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