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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Dec 31. 2019

심리상담사 1급

놀면 뭐하나?라는 생각과 집에 있으니 뒤쳐지는 것 같아서 민간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었다.

사실 민간자격증 공부를 하려니 주위에서 하는 말은 의외로 부정적이었다. 왜 부정적일까를 생각하니 생각보다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실제 4년제 대학을 나오고 경력 등을 갖추어서 받을 수 있는 국가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민간자격증은 당연히 힘을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나는 속는 셈 치고 한번 도전을 해 보았다.

의외로 하루에 2~3시간씩 인을 듣는 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주로 아이가 없을 시간이자 남들에게 연락 오지 않을 시간인 점심시간 전후를 활용했었다. 11시부터 1시 또는 2시까지...

그렇게 시간을 안배해서 진행하니 몇 일정도 빼먹었지만 약 10일 만에 모든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용하게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느라 3일 정도 카페에 가서 또는 도서관에 가서 내용을 숙독하고 시험을 쳤었다.

결과적으로 시험에 통과하여 자격증을 획득하게 되었다.


그렇게 속는 셈 치고 자격증에 도전을 했고, 8만 원의 자격증 발급비를 내고 2019년 마지막 날 저녁에 자격증을 우편으로 받았다.


실효성을 떠나서 크게 2가지 의미에서 기분이 좋았다.

하나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불어불문학을 공부했고 박사과정을 인지과학을 했던 터라 쉽지 않았다. 사실 만일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대학에 대해서 조금 알았더라면 아마도 심리학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늘 동경의 대상이었던 심리학과 관련된 것을 했다는 것에서 기뻤고, 자격증을 준비하는 동안 교재를 통해서 심리상담사가 해야 할 일들에서 갖추어야 할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오랜 시간을 두고 공부하는 사람들보다는 수준은 미약할 것이다. 그래도 평생을 두고 공부할 거라면 이번 이 자격증은 나에게 있어서 매우 의미가 있다 하겠다.

두 번째 의미는 또 다른 동기를 발굴했다는 점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것은 바로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집안일은 물론 많이 하지만, 사회생활했을 때를 비교해 보면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 전보다 매우 많아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그 속에서 전에는 눈도 돌리지 않았던 민간자격증에 관심을 보이고, 이렇게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니 "용기"가 생겼다.


솔직히 박사들과 모임을 갖게 되면 늘 하는 말이 하나 있다. 박사학위증명서가 해당 분야의 모든 자격증보다 위에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학위를 취득하고 살아보지만 정작 박사학위가 인정받는 곳은 그저 학계나 연구원 또는 공무원 관련 업계뿐이다. 이처럼 특정 직업을 제외하고서는 학위증보다  자격증이 실효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장 높은 것은 물론 국가자격증, 그리고 다음으로 민간자격증도 해당이 된다.


어쨌든 하고 싶었던 분야에 대해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제 다른 것도 공부해 보고자 한다. 게다가 조금은 무모하지만 교육비 걱정이 없다면 어디까지 취득할 수 있을지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2019년 마지막 날, 저녁에 배달된 자격증이 올 해의 마지막 큰 선물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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