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딸아이는 오늘도 나한테 혼이 났다. 혼이 난 이유는 거짓말...
밖에서 물놀이를 하고 와서 딸아이는 집 욕조에서 물놀이를 이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나를 부른다.
아빠, 욕조 바닥이 이상해요. 뭐가 있어요. 와서 봐 보세요.
뭔가 싶어서 욕실에 가보니 끈적거리는 것이 욕조 밑바닥에 붙어 있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딸아이가 방금 전 씹고 있었던 껌이다.
네가 그런 거니?
아니요. 제가 안 했어요.
유독 거짓말을 싫어하는 탓에 나는 순간 화가 났다. 그래도 화를 억누르고 조용히 다시 물어봤다.
그러나 계속해서 거짓말을 했다.
일단 붙어 있던 껌 일부를 코로 맡게 했다.
이게 뭐라고 생각하니?
잘 모르겠어요.
끝까지 거짓말 중이다. 목소리를 높여서 나는 엄하게 되물었다.
이거 껌이잖아. 맞아 안 맞아?
그제야 딸아이는 울면서 맞다고 한다.
제가 그랬어요. 엉엉엉...
대충 씻기고 머리를 말리면서 계속해서 꾸중을 했다.
왜 거짓말을 한 거니?
혼날까 봐서요.
거짓말하지 말고 '내가 그랬어요' 하면 오히려 덜 혼날 텐데... 지금 네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혼이 나는 거야 알았니?
한참을 울고 또 운다. 집에서 껌을 씹고 있는 사람이 딸아이 한 명 밖에 없는데 애써 숨기려 하다 들킨 셈이다.
그냥 조용하게 넘어갈 수 있었지만 몇 달 전부터 거짓말을 하고 있어서 자주 꾸중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에도 자기가 잘못한 것을 쏙~ 빼고 남이 잘못했다는 식으로 거짓을 하길래 뭐라고 했었다.
생각보다 나이가 들수록 거짓말을 자주 하는 것 같다. 우선 자기의 실수가 아닌 척하며 다른 말을 지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흔히 남들이 그러듯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라지만 나와 내 아내는 거짓말을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오죽하면 나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듣지 않으면 거짓을 말할 필요가 없다.
남들이 나를 회유하며 거짓을 말하길 종용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사실 선의든 악의든 어른이 되어 살면서도 적잖이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의 거짓을 시작으로 분쟁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러한 거짓말은 습관화되기 쉽기 때문에 어릴 때 거짓말은 단호히 고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적어도 거짓말이 나쁜 이유에 대해서 말해 줘야 하고, 거짓을 말할 때 그에 대한 응당한 벌은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거짓말을 해서 딸아이는 아빠의 훈육으로 뭔가를 깨달았으면 좋겠지만 과연 얼마나 갈까 싶다. 어쩌면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계속해서 그 거짓에 대해 정당한 훈육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 왜냐하면 거짓을 하는 상황이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아마 어린아이에게는 매 상황마다 일어나는 사건이 자신에게 각기 다른 사건인 만큼 그때그때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이 스스로가 거짓말과 거짓 행동에 대한 정확하고 범용적인 개념이 설 때까지는 계속해서 잔소리 아빠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