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이타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삼 Mar 08. 2024

저출산에 대한 원인 다섯 번째 소고

(이 글에서 언급되는 남녀 대상은 실생활에서 많이 있을 법한 대상을 기준으로 합니다.




지금의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들마다 그 원인에 대한 생각은 각양각색입니다. 

대충 문제의 발단인 이유를 모아보자면, 


경제적 문제, 사회구조적 문제, 소통의 문제, 차별의 문제, 일과 가정의 양립의 문제, 교육의 문제, 젠더 문제등으로 정리될 수 있죠. 


그런데 그 어떤 문제이든 발단은 자신이 생각했던 기준에 턱없이 부족할 때 시작됩니다. 게다가 문제는 복합적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준은 자신이 살아왔던 환경에서 가졌던 경험일 수 있죠.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넓고 깨끗한 집에서 살았던 아이는 커서 그 기준을 가지고 다닐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외 자가용이나 삶의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누렸던 것을 굳이 포기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죠. 왜냐하면 자신의 기준보다 낮추게 되면 모든 것을 변화해야 하고 사랑으로 극복한다고 하지만 혼자서 결정했다고 해서 모두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출산하기 전에 가정을 이뤄야 하고 가정을 이루기 위해 결혼을 통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상대의 가족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결혼이 가능한 지금의 남녀는 자신이 배울 수 있는 만큼 교육을 받아왔고, 많은 것을 해 줄 수 있었던 부모 아래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로 인해  절대적 빈곤보다는 상대적 비곤에 대해 더 민감한 삶을 살아왔죠. 



그러나 이런 모습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고통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죠. 옛날에 이랬는데라는 과거 시점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경험자의 말이 다 옳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때 환경과 지금의 환경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죠. 


(어느 양로원에서 있던 일입니다. 80대 중반의 어르신이 새로 들어온 70대 초반 회원분에게 이리 말한다고 합니다. 내 때는 5만 원이면, 거나하게 회식을 했었어. 이거 가지고 술과 안주를 넉넉하게 사오시계~라고 말이죠. 우스개 소리 같지만, 세대가 공존하면서 흔히 일어나는 모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모습 중 하나가 바로 '빚'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사회 초년부터 빚을 지고 살아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합니다. 

새롭고 힘차게 출발하는 시점에 빚이라는 족쇄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발걸음을 뻗을 수 없다는 점이죠. 공부를 하면서 다음 달에 들어가 이자를 생각해야 하고, 맛있게 그리고 든든하게 먹어야 할 식사 시간에도 이번 달 식비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친구들이 직장을 잡아도 남은 빚을 청산해야 하는 만큼 돈을 모을 수 없고, 결국엔 결혼을 하려 해도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해도 의외로 많은 신혼부부들이 다시 대출을 통해 빚으로 새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대출을 받아서 생활을 해도 현명하게 잘 살아가는 행복한 가정도 많습니다. 


대학을 나와야 사람 구실한다는 생각이 젊은 세대를 대학으로 인도하였고, 

없는 형편에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장학금 대출이 빚으로 남게 되고, 

결국 제대로 공부해야 할 시기에 빚에 대한 불안한 감정으로 제대로 학습하지 않아서 몇 프로 부족한 사회인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악순환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대학에 들어가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이전 세대들공수표가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가정형편이 넉넉한 가정이라면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미래의 불투명한 불안감을 안고, 거기에 빚이라는 것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 꼴이죠. 

게다가 더욱 염려되는 것은 그런 불투명하고 다소 위험스러운 삶이 당연시되어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빚은 함께 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은 당연히 오르기 어려운 벽일 것이고, 결혼을 한다고 해도 각자의 기준에 맞춰야 하는 과정에서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더군다나 결혼하여 아이를 가진다는 것 또한 새로운 과제로 남게 되죠. 

이 글을 적는 저도 이런 상황이라면 솔직히 결혼을 망설일 것이고, 출산 또한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 봅니다. 









저출산에 대한 해법, 과연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까요? 

더 심각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들이 보편적으로 보이는 문제 같지만 사실 다가 아니라는 거죠. 


현재 사회는 출산을 독려하기 위해서 돌봄 제도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고 있죠. 심지어 어떤 지역에서는 태어난 아이를 대상으로 왕처럼 대우해 주겠다는 다짐을 내걸기도 합니다. 

심지어 속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아이를 가지면 참 좋겠네, 내 때 저런 게 있었으면..."라고... 말이죠.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들의 말일 겁니다. 


저출산으로 아이가 없는 만큼 사회적으로 약간의 혜택을 받았을지 몰라도 아이가 성장해서 겪어야 할 같은 또래의 소통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인간형 중에 가장 많은 유형이 바로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유형입니다. 그나마 같은 무리 속에서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은 다수에 의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소수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결국에는 또 세월이 지나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또 다른 사회인이 나타날지 모르는 법이죠. 


당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보다 근본적인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나 출산이라는 단어에는 많은 단어가 함께 따라오는 만큼 더 넓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장, 결혼, 가정, 육아, 교육,  등. 


그리고 출산에 대한 혜택보다 출산을 할 수 있도록 각자가 가진 고통과 빚을 청산시키는 일이 더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순간에 청산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럼 사람들은 쉽게 해결된 만큼 금방 마음이 변해 버리는 법이죠. 아시다시피 공짜 점심은 너나 없이 좋아하는 점심이죠. 하지만 공짜 점심에는 신의나 신뢰, 책임이 없습니다. 그러니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결혼을 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길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봅니다. 


각 지자체에서 내놓는 현재의 인센티브는 달콤해 보이지만, 그 다음이 없습니다. 

그리고 인센티브는 원래 일을 완수하고 받는 것입니다. 완수하기도 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좋아 보이지만 그 또한 또 다른 형태의 빚으로 남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일단 이런 저런 유도책으로 아이를 낳게하고 그 뒤까지 책임져 주겠다는 식의 정책을 내 놓지만, 정작 그것으로 충분히 해결이 될까요? 말 그대로 인센티브는 일종의 유도책을 사용했을 뿐, 한 가정이 지녀야 할 출산 이후에 벌어질 힘든 상황은 그 다음 문제로 내버려 둔 셈이 됩니다. 

물론 지자체가 한 가정을 책임지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말하고 싶은 것은 그만큼 가정을 일궈서 살아가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말하죠..... "근본부터 고쳐야 한다"라고



지금까지 글을 읽은 분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하실 겁니다. 

그래서 해결책이 뭔데?라고 말이죠. 


말하기가 두렵습니다. 

누군가는 제 세 치 혀를 통해 나온 말을 가지고 자신의 세 치 혀로 역으로 저를 도륙 낼 테니 말이죠.

그리고 제가 정책입안자도 아니니 함부로 말을 내뱉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소고를 쓰고 있지만, 이런 글을 쓴다 한들 그저 제 생각을 잘 포장해서 좀 더 깨끗한 쓰레기 통에 담을 뿐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궁금해하실 분이 한 분이라도 있을 거라 상상하며 힌트를 드리자면,,, 

바로 "공동체"입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공동체라는 것이 가장 값어치 없이 취급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서 현실성이 없다고 봅니다.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생각일 뿐이죠. 







매거진의 이전글 저출산에 대한 원인 네 번째 소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