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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Mar 30. 2024

참치 떼가 나타났다.

생참치를 팔아보자

부산 경매장에 참치가 나타났습니다. 그 크기도 무려 큰 것은 200킬로그램이 된다고 합니다. 민성셰프가 부지런히 부산 경매인과 통화를 합니다. 그러더니 부산에 내려가봐야겠다고 합니다. 참치를 가지고 유튜브를 찍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쿠마상회에서도 생참치를 팔아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먹는 참치는 거의 모두 원양에서 잡아 영아 50~60도로 급랭 시킨 것들입니다. 냉동되어 보관되고 팔려서 우리의 입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물론 참치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최고급 참치의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비싸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하 50도에 얼려져 있으니 비록 생선이지만 신선식품이 갖고 있는 시간과의 싸움이 없습니다. 언제 까지건 창고비용을 낼 수 있다면 보관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생참치는 경우가 다릅니다. 


여기서 생참치는 살아있는 활어는 아니고 갓 잡아서 얼리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번에 부산 어시장에 들어온 참치들은 모두 150킬로그램 이상이어서 제대로 빙장을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모든 참치들이 그냥 경매장 바닥에 누워서 구매자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무척 중요한데 하루이틀이 골든타임이라 합니다. 최대 일주일정도 버틸 수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해체하여 판매하거나 냉장고에 적정온도로 보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버리면 더 이상 횟감으로의 가치가 사라지므로 참치캔용으로 팔리게 됩니다. 


그래서 민성셰프가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이 놈이 부산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구매한 참치입니다. 163킬로그램짜리인데 잡힐 때 그물의 윗부분에 있어야 멍도 안 들고 고기의 상태가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 만져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참치가 잡혀서 들어온 다음날(D+1) 새벽에 참치를 구매했고 이 놈이 트럭을 타고 서울로 올라온 것이 그날 저녁입니다. 그날 저녁 쿠마에 도착하여 해체 작업이 이루어져 모두 냉장고에 보관되었습니다. 참치의 구매와 동시에 쿠마의 기존 구매고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날렸고 대략 100개의 주문이 그날 밤 들어왔습니다. 다음날 아침(D+2)에 500그램 단위로 상품화를 시작했고 뱃살과 등살 등 부위별로 공평하게 나누어서 포장해서 배송을 띄웠습니다. 그다음 날(D+3) 손님 손에 도착해서 손님들의 입으로 들어갔습니다. 정확히 3일 만에 그리고 냉장상태를 유지한 것은 그중 2일이니 참치의 선도는 최고였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참치가 해체되는 순간(D+1)부터 참치를 먹기 시작했는데 3일이 지난 후까지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저도 생참치 경험이 그리 많지 않기에 이번 경험은 나름의 자료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첫째 눈으로 보는 가장 큰 특징은 소고기와 유사하다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속살(아까미)의 경우 소고기와 유사한 느낌입니다. 뱃살의 경우는 늘 먹던 냉동참치의 대뱃살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둘째, 입에서 느끼는 가장 큰 특징은 신맛입니다. 이 신맛은 해체했을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선도가 떨어지면서 생긴 그런 맛이 아니고 아주 고급스러운 신맛입니다. 생선회에서 신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래서인지 손이 끝없이 회로 향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약간 느끼하다고 생각하던 참치회가 이 신맛으로 인해 고소하면서 신맛이 도는 최고의 생선회로 변신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모든 리뷰는 저의 경험과 비슷했고 모두 만점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고 귀한 경험에 즐거워해 주셨습니다. 가격면에서도 500그램에 49,800원이라는 파격적 가격을 책정했고 이 가격은 3일 뒤에 노량진에서 나온 작은 사이즈(100킬로 내외)의 약간 선도가 떨어졌으리라 추측(D+3 판매시작)되는 참치 대비 매우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쿠마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의 가격을 추가한다면 더 싸게 느끼셨을 것입니다. 

첫 번째 생참치 프로젝트는 2일 만에 모두 판매했고 이에 고무된 민성셰프가 한 마리를 더 추가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민성셰프가 부산에 직접 해체하여 택배로 가게로 보내는 방법을 택했고 이 과정이 일타쿠마에 영상으로 담겼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kHpBx-h9q8


무려 100킬로그램 내외라고 자랑했네요..


그런데 쿠마상회의 업력이 너무 짧아서 인지 아직 이 소식을 전해드릴 손님 숫자가 많지 않아 두 번째 참치는 하루가 지나도 반도 못 파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민성셰프는 비싼 숙성지를 구매하여 남아있는 참치들을 모두 숙성시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급하게 저를 부릅니다. 하루가 지나면서 참치가 빛깔이 올라오고 맛이 너무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급하게 "절정숙성"이라는 표현으로 기존 참치를 구매했던 고객들께 문자를 보냈고 하루만에 남아있던 참치 모두 판매를 완료했습니다. 숙성이 이뤄지면서 버리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아깝기는 했지만 참치를 숙성해서 먹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숙성참치에 대한 평가도 모두 좋았습니다. 


이 참다랑어 떼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이렇게 우리 앞바다를 지나간다고 합니다. 아마도 생참치 경험은 내년 이맘때나 또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마도 그때는 보다 많은 분들께 경험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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