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를 구워서 팔자
카바야키라는 표현은 꼬치에 뀌어서 굽는다는 뜻이다. 주로 숯불에 구워서 밥 위에 얹어서 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일본에서는 이를 우나기동이라 부르기도 하고 히츠마부시라고 하기도 한다. 우나기동이 그냥 일반 밥공기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장어구이를 얹어 놓는다면 히츠마부시는 좀 큰 나무로 된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장어를 푸짐하게 얹는 요리이다. 히츠가 밥을 옮겨 담는 그릇의 이름인데 여러 명 분의 밥을 담는 그릇이니 그 위에 장어가 올라가면 양도 많고 푸짐하다는 점이 히츠마부시의 특징이다. 그런데 결국 밥에 장어를 얹어서 먹는 것이니 한국어 표현은 "장어덮밥"으로 충분하다.
장어는 100% 양식이 어렵기에 어린 장어를 잡아서 양식으로 키워서 어른 장어로 키워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전 세계 양식 생산량을 보면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은 뱀장어 양식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연간 10만 톤 정도를 생산해 낸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당연히 한국에서 유통되는 장어의 대부분이 중국산인 것도 예상이 가능하다. 그런데 타 국가 대비 Kg당 생산비가 50%에 불과하다고 하니 뭔가 의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이고 2001년에 유럽연합이 중국뱀장어 수입을 금지시킨 사례로 보면 뭔가 찜찜하기는 하다. (출처 : 한국수산경제(http://www.fisheco.com))
그래서 쿠마에서 장어를 상품화한다면 국내산 양식 장어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국내 양식 회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일타쿠로 댓글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회사가 있었다. 이곳이 바로 "진솔원"이라는 곳으로 서해안 당진에 양식장이 있었다. 최첨단 시설에 아주 깨끗한 양식장이라는 홈페이지 설명도 있지만 좀 더 조사를 해보니 진솔원이라는 회사의 자본금이 270억에 달했다. 뭔가 장어 양식을 본격적으로 하는 곳으로 보였다. 거기에 진솔원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양식 장어를 마지막에 바닷물로 순치시킨다는 점이다. 순치는 일종의 마지막 작업이라 볼 수 있는데 스테이크의 레스팅, 몰트위스키의 오크통 숙성 정도와 비슷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민물매운탕에서 나는 약간의 흙냄새를 생각하면 된다. 즉 해수순치란 민물장어가 가진 고유의 흙냄새를 제거하는 과정이고 그래서 장어의 느끼한 맛이 적어진다고 한다. 문제는 바닷물 양식이 장어를 탄력 있게 만들어 우리가 처음에 기획한 카바야키의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처음부터 "쿠마 민물장어 카바야키"의 목표는 젓가락으로 잘라지는 카바야키였다.
젓가락질로 편하게 잘라먹을 수 있는 카바야키,
즉 충분히 부드럽게 조리가 되어야 한다.
장어를 구이집에서 먹을 때는 약간 바삭하면서 탄력감이 느껴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카바야키로 밥 위에 올라가면 부드러워야 한다는 게 우리 우리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장어는 일종의 보양식이기에 젊은 친구들이 아닌 중장년층이 쿠마 카바야키의 타깃이었다. 그런데 민성셰프는 언제나처럼 자신감이 충만이다. 할 수 있다고 너스레다. 한동안 민성셰프가 진솔원의 장어를 가지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더니 결국 젓가락질로 쉽게 잘라지는 장어구이를 만들어냈다. 그 방법은 아주 정상적인 방법이지만 이 글에서는 밝히지 못한다. 나름의 영업비밀이라 민성셰프가 공개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민성셰프가 좋은 재료를 찾아서의 일환으로 촬영한 "진솔원" 방문기 라이브에 맞춰서 쿠마의 카바야키가 준비되었고 쿠마상회에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추가되었다. 아래는 쿠마상회에 올라있는 민물장어 카바야끼의 사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