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잡러 사장님의 휴가
섬으로 떠나올땐 조금 세련된 맛의 휴가, 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됩니다. 욕심이 없어서 일까요. 편의점에 모기약 사라가는 길에 보았던 까페에서 브런치 메뉴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다음날 오전에 바로 달려갔어요.
이 메뉴가 왜 9000원 이냐는 목소리에, 모르는 소리 마라, 요즘 브런치 중에 10000원 이하가 어디 있느냐 라는 핀잔으로 더 이상 저의 오전을 망치지 못하게 봉쇄를 한 다음이죠.
이번 가족 휴가에서 포인트는
좋아하는 것의 극대화
입니다
펜션에 와서 굽는 바베큐는 이미 많이 즐겨서 더이상 새로울 것도 아니고요. 코로나 시국과, 세번째 Job이 시작되는 마당에 큰 마음 먹고 휴가를 온 거니, 즐기러 와서까지 음식물 쓰레기와 청소, 뒷정리에 마음 쓰기는 싫었어요
근처 맛집 외식과 배달 음식으로도 아이들은 만족하고, 수영장에서 다른 가족들과 온 친구들과 하루종일 노는 재미가 있는데, 왜 고기를 굽고 마지막 뒷정리까지 하며 땀내고 돌아다닌건지.
올 여름은 이미 오랜기간 계획했던
혼자만의 여행, 목적없는 , 의무도 없는 무계획 여행을 처음으로 달성했기에
아이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의 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으나
다녀와서 다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노동은 최소화라고
좋아하는 것들은 극대화 했죠
아이들이 수영하는 동안
책에 빠져드는 시간이 있었고,
오전부터 아이들 밥 하느라 김치를 꺼내는 대신
호기롭게 식구들을 까페에 데려가
브런치도 즐기고 산책도 한 것이죠
이런 휴가를 보내는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니
뭐가 문제였나, 뭐가 두려웠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의 교집합이
의외로 쉬웠거든요
물론,
이런 저에게 불만이 많은 분도 계셨죠
응당
부모라면 밥을 손으로 지어 해먹어야 하며
펜션에서는 음식을 해 먹어야 하고
시시각각 간식을 대령해야 하고
아이들을 위해 모든 시간을 바쳐야 한다고요
본인의 생각이니,
사랑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도 자유입니다.
제 생각에 반하는 행도을 스스로가 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그동안 불편하도 의식하고
신경쓰며 살았을까요.
좋아하는 사람이 직접 하면
만사가 해결될 일을요
저에게 중요한것은 이번 휴가 가족 구성원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었고, 모두의 접점을 찾을수는 없더라도
공리주의에 기반한 접점을 찾는 것이었죠
아이들은 밤 9시까지 수영하느라 행복했고
얼굴이 벗겨질정도로 그을러도 개의치 않았고
저는 가사일에서 벗어나고
좋아하는 책도 읽었으니
쓰리잡러 워킹맘의 2박3일은
퍽 괜찮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