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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아 Aug 24. 2019

브런치 3일째, 초심자의 운이 나를 찾아왔다

얼떨떨한 마음 한 편 자리 잡은 내 꿈

부족한 한국어 실력으로 덜 여문 글을 썼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작가가 된 것도 정말 감사하고 신기했다. 다른 멋있는 작가님들처럼 글을 멋들어지게 쓰지 못하기에 내 글에 자신이 없기도 했다. 그런데 브런치에 작가가 된 지 삼일 만에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성적을 받았다. 아직 얼떨떨하다.


우리 엄마에 대해서 쓴 <빅토리아 바다에서 찾은 거제도의 밥상>이라는 글이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다니. 내 글이 다음(Daum) 첫 페이지에 걸리고, 브런치 인기글에 올려졌다니... 혹시 꿈 아닌지, 팽이를 돌려야만 할 것 같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께 설명드리자면, 영화 인셉션에 나온 이야기다!)


https://brunch.co.kr/@juliaminjikim/8 (내가 쓴 글의 링크이다.)


하루만에 만 삼천 명 이상의 많은 독자들이 내 글을 읽어주시고, 무려 백 오십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 글을 다른 사람과 공유했다.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고 참 다양한 감정을 느끼시고 응원해주셨다. 내 글을 사랑해 주시는 사람들이 많아 정말 기쁘다.


무엇보다 제일 행복한 것은 이 글이 어머니를 행복하게 했다는 점이다. 글에 표현된 엄마가 멋있고 당차 보여 정말 좋았다고 하신다. 어렸을 때의 한 자락의 꿈- 멋있는 책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이루어져서 행복하신 것 같다. 특히 이렇게 예쁜 딸을 두어서 ;) 또한, 이 글을 통해 고향사람들이랑 연락도 하시고 재미나게 시간을 보내셨다.


어머니의 행복한 미소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다들 마음 한 구석에는 다른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는 있기 마련이지만, 기억 속에 잡히지 않고 잊혀버리고 만다. 바쁜 삶에 재미난 이야기를 놓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나는 작가로서, 내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여 그들의 이야기를 예쁘게, 때론 멋있게 글에 담고 싶다. 우리 아빠, 우리 동생, 우리 고모들과 이모들, 그리고 사촌들과 친구들. 그들이 잊고 지낸 이야기를 마음에 품고 있다가 글로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글을 통해 내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속에 이정표가 생긴 것 같다. 작가로서의 방향성이 잡혀가는 것 같다.


내 마음속의 원대한 꿈이 있다. 바로 우리 할머니의 다사다난한 일대기를 책으로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어렸을 적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 중에 하나는 우리 할머니의 소원 때문이었다. 그 소원은 다름 아닌 할머니께서 마음에 꼭 눌러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시는 거였다. 할머니는 서툴지만 한글을 배우셨는데, 그래도 책을 쓰는 게 힘들어 누가 써줬으면 좋겠다고 푸념을 하셨다.  


전쟁통에 11살 소녀의 몸으로 북한에서 내려와, 멋쟁이 할아버지랑 결혼하셔서 5남매를 낳으신 우리 멋쟁이 할머니. 기회가 닿는 다면 얼른 한국에 가서 할머니 이야기를 다시 듣고 싶다. 항상 우리가 밥을 다 먹으면 더 챙겨주고 싶어 하시는 우리 사랑스러운 할머니, 보고 싶어요!


대학교 빨리 졸업해서 한국으로 놀러 가고 싶다. 겨울날 호호 불어 먹는 호떡도 먹고 싶고, 눈 내리는 것도 구경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그리운 얼굴들을 다시 보고 싶다.




추신. 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젯밤, 호주에 사는 한 소녀는 마치 한 겨울밤의 꿈처럼 정말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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