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라는 사람>
2024년 4월 18일 씀
교수님께.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는 아무입니다.
며칠 전 교보문고에서 주문한 교수님께서 쓰신 <노무현이라는 사람>이라는 책을 금일 오전에 받고 읽어봤습니다.
책 띠지에 역대 다큐 사상 최단 100만 돌파 라고 되어있네요. 축하드립니다.
저는 글을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책 출판에 관해서는 관심이 아직 없어 잘 몰랐습니다. 책을 2/3정도 읽고 이 책이 팔리면 저자이신 교수님께는 인세가 어느 정도 지급 되나 궁금해졌습니다. 검색 해보니 보통 책 판매가의 10% 정도네요. 책이 16,000원이니 교수님께서는 그간 약 16억 원 이상을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인 수오서재가 홍보 목적으로 100만 판매라는 허구를 쓰지 않았다는 전제입니다.
4년 전 세월호가 떠난 봄날, 연구실에서 책 서문을 쓰신 것 같습니다. 4년 전 세월호가 떠난 봄날이면 2018년에 책을 내셨군요. 세월호가 떠난 봄날이라니. 저는 늘 작가 서문을 읽고 본문을 읽는데 만약 이 문구를 금일 오전, 책을 펼쳐봤을 때 봤더라면 바로 덮었을 겁니다. 서문 정도 들쳐본 건 새 책과 다름없으니 당근에 팔든 중고 서점에 팔든 팔았겠죠.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런 조악한 문구를 그것도 서문에 쓰는 작자의 책을 몇 시간에 걸쳐 읽다니. 제 불찰입니다. 그래서 2024년 4월 16일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베스트셀러여서 샀습니다. 친구 회사는 직원들에게 인터넷 서점에서 매달 한 권씩 책을 구매할 수 있는데 친구를 잘 둔 덕에 제가 그 복지를 받고 있습니다. 제 돈을 들여 샀다면 신중하게 다른 이의 서평을 읽어봤을 텐데 큰 고민 없이 산 저의 두 번째 불찰입니다. 제가 구매한 사이트에서 노무현 대통령 관련 최신작, 그리고 제일 많이 팔린 책이 이 책이었습니다.
몇 해 전 <노무현입니다> 를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알맹이 없는 영화를 만들었네 싶었어요. 크게 기억나는 장면도 스토리도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감정에 호소하는 그런 상업영화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감독의 책 임을 알았음에도 구매한 것은 아무도 몰랐던 노무현 이야기, 72명의 인터뷰 내용이 궁금해서 였습니다.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닌데 제가 들인 시간이 아까워 저에게 실망이 큽니다.
교수님은 그저 생계형 인간인 듯합니다. 이런 말씀드리기 죄송스럽지만 건방지고 겉멋만 들으셨네요. 노무현 대통령을 노무현 으로 칭하는 것 자체가 거슬렀습니다. 작가의 세계에서는 본인이 생각하는 보통명사로 본인 책에서 무언가를 말할 수 있다고 참으며 매우 거슬러도 읽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곁에서 모신 72명의 사람을 만나고도 교수님은 노무현 대통령을 한치도 모르는 작자입니다. 배움이 없는데 어떻게 가르치는 일을 하시고 계시나요?
그런데 이런 책이, 이렇게 형편없는 작가의 글이 100만 부 이상을 판매한 것은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난 것뿐 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장사치에 불과하죠.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시대의 아픔을 상업화하여 개인 이득을 취하고 계신가요? 책 인세를 받고 영화에서 얻은 수익 배분받아 호의호식하며 살고 계신가요?
제가 또 글을 잘 못 읽었네요. 띠지에 애매하고 중의적인 표현을 쓰는 수오서재 마케팅 직원 역시 교수님 같은 사람인 듯합니다. "역대 다큐 사상 최단 100만 돌파”라는 띠지 문구가 이 책을 칭하는 것이 아닌 <노무현입니다> 라는 영화를 칭한다는 것을 작가 소개를 보고서야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그렇죠. 이런 쓰레기 같은 책이 100만 부라니. 저의 착각이어서 다행입니다. 영화는 2시간 아무 생각없이 바람쐬러 다녀온 다 해도 책은 다르죠. 개나 소나 책을 내지만 눈 먼 독자들이 그리 많습디까.
교수님은 그간 <노무현이라는 사람> 이라는 책도 쓰셨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지금까지 세 번이나 노무현 대통령님을 일반인보다 깊이 들여 보았을 텐데 이 정도 수준의 통찰과 저급한 표현이 난무할 수 있는지 반성하셔야 합니다. 예술가가 아닌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말이죠.
교수님의 예술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재조명한 공로는 있을 수 있겠죠. 책에서 명계남씨 인터뷰를 보니 많은 영화감독이 노무현 대통령 관련 영화를 만들려다가도 중간에 다 포기했다는데 끝까지 완주하여 100만 관객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셨으니 스스로 대단하다 느낄 수 있겠죠. 자랑스럽겠죠. 남들은 못한 것을 내가 해냈다니.
부디 딱 그 정도 성취감에 쌓여 있길 바랍니다. 교수님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전혀 알 지 못합니다. 알지도 못하고 더욱이 좋아하지도 않는 대상을 상업적으로만 여러 번 이용하니 장사치가 맞지 않습니까?
책을 읽다 분노가 일어 뭐 하는 사람인가 찾아봤어요. 어딘가에 근무하는 교수님이시네요.
대학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또 기가 찹니다.
<'EDIT (2003)' 장편 연출
- 야마카타영화제
- 라이프치히국제영화제
- 뉴욕현대미술관
'미국전쟁략사 (2003)' 단편극영화 연출
- 전주국제영화제
- 서울독립영화제
'사이에서 (2006)' 연출
- 전주국제영화제
- 테살로니키국제영화제
- 대만국제다큐영화제
- 부산국제영화제 외
'길 위에서 (2012)' 연출
- 전주국제영화제
- 서울독립영화제
'목숨 (2014)' 연출
- 부산국제영화제 외
'에필로그 (2015)' 연출
- DMZ 다큐멘터리영화제 외
'노무현입니다 (2017)' 연출
- 전주국제영화제 외
제40주년 부마민주화항쟁 기념식(2019) 총연출
저서
길 위에서 (북라이프)
후회없이 살고 있나요 (수오서재)
노무현이라는 사람 (수오서재)
남들은 안하는 호스피스, 비구니>
특이한 것만 좋아하십니까? 아니면 남들 안 하는 것 이뤄낼 때 잘난 것 같습니까? 교수님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호스피스, 비구니, 부마민주화항쟁. 제목만 봐도 알 것 같습니다.
저는 교수님이 일하시는 간호대학 졸업은 아니며 오히려 여기보다 더 좋은 간호대학을 졸업했고 병원 호스피스봉사활동도 오래 해봤고, 2002년 고3이었으니 노사모는 아니었지만 2004년 탄핵 반대 촛불집회에 스스로 나간 사람입니다. 이 두 개 사실만으로도 교수님은 저보다 하수죠.
노무현이라는 사람. 책 표지부터 잘못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사람에 대해 단 한 줄이라도 알게 되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종이컵을 들고 있는 사진을 쓰면 안 됩니다.
서문에 리와인드, 본문에 아포리즘, 쇼비니즘 이런 단어를 쓰셨네요. 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오신듯 한데 영어 때문에 상처 있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한 장, 그 분이 쓴 글 한 문장만 봐도 노무현 대통령이 과연 영어식 표현을 쓰시는지요? 웬만하면 한자도 잘 안쓰십니다. 그런데 저자이신 교수님은 책의 27페이지까지 세 번이나 씁니다. 책의 초반부는 책을 읽게 만드는 힘이죠. 서문의 리와인드 부터 갸우뚱했으나 노무현 대통령 관련 책이니 참고 읽으며 분노하다가, 과연 내가 시간을 들여 내 감정을 쏟아 분노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거기서 책을 멈췄습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무관심으로 넘겼을 텐데 교수님이시라 이 바쁜 시간을 쪼개 장문의 메일을 씁니다.
책에 직접 쓰여있지만 유시민씨는 당연히 교수님과 인터뷰 안하죠. 유시민씨는 사람을 꿰뚫어 봅니다. 가치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아요. 확실하지는 않으나 유시민씨가 칩거하느라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책에 나오는 분들은 대부분 약자였고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어떻게라도 계승하며 살려고 하는 착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분들이라 교수님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그분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결코 교수님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람의 본은 안 변합니다. 글에는 혼이 담겨 있어요. 교수님은 시간이 지나도 이런 쓰레기를 계속 만들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교수님이 무얼 하시든지 제 관심 밖의 일이며 어제까지도 저와 상관없는 타인인지라 드릴 말씀은 아니었습니다만 이렇게 개탄을 금치 못하는 아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아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