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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하는 사람 Jul 25. 2021

짧고도 긴 280일간의 나의 업무들 part2. 후반전

아이를 품는 일

16주 이후부터는 임신 중기에 해당한다.

입덧을 겪은 임신부라면, 조금씩 나아지고 배도 차츰 불러오는 시기이다.

빠르면 뱃속으로 물고기가 휘리릭 지나가는 듯한 태동도 느낄 수 있다.


임신 중기에도 사실 외적으로 두드러지게 임신부임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평소 입던 바지가 불편해지기 시작하고, 오후가 되면 잠이 쏟아질 듯하거나 미친 듯이 당이 당긴다.

나는 임신 10주 무렵 회사에 알렸고, 이에 모성보호제도에 따른 단축근무는 한 2주 정도 한 것 같다.

사실 일이 바쁘다 보니 그 2주도 다 하지는 못했다.


생각해보면 회사 동료, 친구들 중에서 임신을 알고 바로 그 사실을 회사에 알린 사람이 없다.

우선 심장소리를 듣기 전(약 8주경)에 주변에 알린다는 것이 다소 섣부른 느낌이 있고,

평가 시즌을 고려해서 적정 시기를 가늠해야  필요도 있으며 (특히 승진을 앞두고 있는 연차라면 더욱)

중대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경우, 어느 정도 진척 후에 알려야 할지 눈치를 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회사 입장에서 임신이 축하는 하지만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이기에 당사자로서도 눈치를 보게 되는 것 같다.

다행히 나의 회사, 그리고 나의 팀은 진심으로 축하해주셨고, 나 또한 공백 직전까지 책임을 다하고자 했으며,

배려해주신 선배와 팀원에게 여전히 감사하다.

그러나 주변에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업적에 대한 평가절하, 승진 누락, 불공정한 대우 등은 여전히 많은 것 같다.

그 옛날에 비해서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30주 쯤, 엄마와의 부산 여행 엘베거울 셀카. 옷이 두꺼워지는 겨울에 배가 불러오기도 했고 워낙 검정색 위주의 루즈한 옷을 입었던 터라 임신 후반기쯤 확 티가 난 것 같다.

16주 이후부터는 일주일 또는 이주일에 한 번씩 가던 산부인과도 한 달에 한 번씩 가면 되고,

산후조리원과 태아보험을 결정짓고 나니 한차례 쉬어도 되겠다 싶고, 어느 정도 임신한 내가 적응이 되는 시기이다.


- 22주 차

  입체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1차 때보다 확실히 얼굴의 생김새가 더욱 또렷해진 느낌이 있었다.

  초음파 검사의 경우, 언제, 몇 번이나 하는지는 병원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난 피검사로 부족한 영양분에 대해서 추가 처방을 받기도 한다. 이 시기 철분 섭취가 중요한 때라, 나의 경우 기존에 먹는 철분제에 추가로

  철분제를 섭취할 것을 권고받았었다. 참고로 철분을 섭취하면 변비가 오기 쉬워, 유산균은 임신 초기부터 필수로 먹어야 한다.

  물론 유산균을 먹어도 변비가 오긴 온다.


- 27주 차

 24~28주 사이에 임신성 당뇨 검사를 진행한다.

 포도당이 든 오렌지맛 음료수를 마시고 1시간 후 혈액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음료수 섭취 전 3~4시간 및 섭취 후 1시간 공복은 필수다.

 물도 못 마시기 때문에 오전 검사가 비교적 수월 한 것 같다.

 재검 사례를 은근 많이 접해서, 한방에 통과된다는 마음으로 그전부터 과일, 빵, 과자 등 먹고 싶어도 꾹 참았는데 다행히 정상으로 결과를 받았다.

 당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 추후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재검 및 꾸준한 식단관리와 혈당체크 등을 해야 한다.


- 31주 차

  30주가 넘으니, 출산에 정말 임박한 기분이 들었다. 본격 임신 후반부 진입을 알리는 시기랄까.

  임신 후반에 들어서면 병원에 갈 때마다 소변검사를 하고 다시 2~3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게 된다.

  이런 패턴에 맞게 29주부터 태아검진 시간 또한 2주에 한번, 4시간 반차 형태로 사용이 가능하다.

  초음파로 아기의 크기와 상태를 점검하고, 기침 및 재채기 등 호흡기를 통한 감염을 예방해주는 백일해 주사를 남편과 함께 맞았다.

  신생아의 면역력이 낮다 보니 감염을 미리 예방하는 주사로 부모뿐 아니라 아기와 가깝게 지낼 가족이라면 모두 맞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만 주사 가격이 일인당 5만 원으로 조금 사악한 편이다.


- 33주 차

  복지로 사이트를 통해 산후도우미 신청을 진행했다.

  서울시의 경우, 소득기준이 초과되는 경우에도 일부 금액에 대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우선 복지로를 통하여 정부 지원금 유형을 선정받았다.

  10일 55만 1천 원에 산후도우미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고, 이용할지 말지를 고민하다 출산 후 병원에서 부랴부랴 신청했었다.

  개인적으로 조리원에 다녀와서 생후 20일쯤 된 아기와 체력전을 벌일 때, 도우미 선생님은 너무나 절실했고, 유용했다.

 

- 34주 차

   본격 임신 후반기 진입이다. 의사 선생님께오메가 3 섭취는 중단해야 하고, 탕목욕도 삼가라고 말씀 주셨다.

   오메가 3의 EPA 피를 멈추지 않게 하는 성질이 있어 추후 출산을 고려하여 중단할 필요가 있고, 탕목욕의 경우 배가 불러서라도 위험할  같았다.


- 37주 차

  출산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 막달 검사를 진행했다.

  피검사  태동검사를 했고 초음파에서 태아의 발육상태도 보는데, 머리 사이즈가 커서 탄수화물 및 당 섭취를 줄여보기를 권고받았다.

  머리 사이즈는 태아 건강 이슈보다도 자연분만 , 자궁문이 보통 최대 10cm 열리기 때문에 아기의 머리가 이보다 크면 

  그만큼 출산이 힘들기 때문이었다. 37  이미 9cm 넘은 상황이긴 했다.

  그리고 보통  시기, 출산휴가에 들어가게 되는데, 근무 중이라면 37 이후 1주마다 1 태아검진시간 (4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 38주 차

  출산 전 정말 마지막 검사인 내진검사를 한다. 자궁문이 열렸는지 등을 체크하는 검사인데,

  되게 아프다는 후기가 있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빨랐고, 견딜만했다.

  오히려, 이제 규칙적인 진동이나 출혈, 파수가 있으면 출산을 해야 하니 병원에 오셔야 한다는 말이 더 무서웠다.

  이제 끝과 새로운 시작을 향해 달려가고 있구나.


38주 무렵 머리 사이즈가 이미 10cm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자궁문은 1도 열리지 않았기에 제왕절개로 마음을 굳혔다.

수술 날짜를 받고 ‘남은 10일 동안 출산 가방도 싸고, 아기 물건들도 싹 준비하고,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어야지.’하고 꽤나 여유로운 마무리를 계획했다.

물론 계획은 늘 그대로 되리란 법은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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