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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eeze Jun 10. 2023

Why & How?

올바른 질문 활용을 위한 지침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지?'

'이건 어떻게 하는 거지?'

'저 사람 도대체 왜 저래??'


 질문을 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왜'와 '어떻게'?

많은 경우 두 가지 단어는 혼용되고, 또 상호 대체되어도 어색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이 두 가지 의문형을 구별하여 이해하고, 질문을 적절한 순서로 적용하는 것은 우리 삶의 여러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 나는 과학적 사고를 할 때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를 예로 들어 각각의 상황에서 적합한 순서로 질문을 구사하는 법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먼저, 이 글에선 다음과 같은 정의로 두 단어를 구별다.


 첫 번째로 '왜'는 과가 있는 사건에서 원인들의 총체에 대한 물음이다. 이 물음은 사건의 기저에 특정한 목적과 의도성이 있음을 상정한다. 예를 들면 '왜(어떤 원인들로 인해) 이런 일이 발생했지?'라든지 ' 저 사람 왜(어떤 의도로) 저래?'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따라서 왜는 특정 사건을 기점으로 과거에 초점을 맞춘 의문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어떻게'는 현상의 목적보다는 작동원리, 즉 메커니즘에 집중한다. '이것이 어떻게(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의문으로 예를 들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는 방법론적이며, 시간적으로는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와 '어떻게'를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까?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떤 의문이 들 때 '왜'라는 질문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잘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 '왜?'라고 즉각적으로 반문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왜'와 '어떻게' 중 '왜'를  먼저 배치하는 것은 과학적 사고를 할 때 특히나 유효하다(적어도 자연과학을 연구할 때는). 과학적, 그리고  연구 중심적 사고를 할 때의 흐름은 다음과 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 a라는 현상을 관찰한다.

2. 'a라는 현상은 "왜" 일어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3. 'a현상은 b를 위해 (혹은 b를 원인으로 하여) 발생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운다. (자연 현상이 모종의 의도를 갖고 발생한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국소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현상은 특정한 인과를 갖는다.)

4. 'a라는 현상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b라는 결과에 도달하는가'를 고찰한다.

5. 가설의 증명을 위실험'어떻게' 검증할지 설계한다.

상당히 축약해서 적었지만 자연과학의 연구 중심적 사고방식은 위와 같이 '왜'에서 '어떻게'라는 물음으로 좁혀갈 때 전략적으로 유효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사람을 대할 때는 '왜'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거지?'라는 물음이 즉각적으로 떠오르기 쉽지만, 우리가 타인의 행동 빠르게 파악하고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란 요원하다. 따라서 이러한 물음은 부정적 감정을 촉발하는 트리거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이 때는 '어떻게'라는 질문을 의도적으로 먼저 배치해 보자. 타인에 대한 평가와 원인 분석은 잠시 미뤄두고, 나와 다름을 우선 받아들이자. '나는 이렇게 느끼는 사람인데, 너는 저렇게 느끼는 사람이구나.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라는 식의 질문이 관계 개선과 더불어 우리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후에 더 깊고 본질적인 이해를 원한다면 '왜'라는 질문으로 다가가 보도록 하자.


'왜'와 '어떻게'? 구별이 모호한 단어들이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이 둘을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다.

모쪼록 이 두 가지 질문 활용 순서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기쁘겠다. 이 외에 더욱 근사한 활용법들이 있다면 나에게도 알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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