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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저달 Mar 05. 2023

이해할 필요도 미워할 이유도 없다

갑자기 100번 글쓰기 25

새로운 실장 환영회가 있었다.

처음 왔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목청에 귀에서 피가 나는듯하여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어서 다소 불편했지만 겨우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사이이니 괘념치 않아야지 하는 정도의 관심을 보였지만 환영회는 온전히 그 사람과 많은 시간을 해야 했기에 뜻하지 않게 진귀한 경험을 했다.

오늘은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하도 거침이 없으니 원장이 '그러고 일 못하기만 해봐' 라고 하니 바로 일을 잘한다고 원래 칭찬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자칭 극e다웠다. 노래방을 가자하니 난 포장마차를 가고싶은데라고 소리치고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노래방에 가니 가장 앞장서서 '버스 안에서'를 춤을 추며 부른다. 난싫은데 노래방 가자 했던 사람은 당장 빨리 노래를 부르라고 원장을 다그치고 발라드를 부르면 꺼버린다. 기어이 발라드를 누군가 연달아 부르게 되니 `무슨 노래 뽐내기 대회해요`라고 핀잔을 준다.

그녀의 거침없음은 나로서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었기에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애매하다. 개인의 성격이니 뭐 내 알바 아니긴 하지만 무례한 것인데 분위기가 하하호호 하다보니 그냥 지나가게 되는 것인지 이 정도 수준의 거침없음은 수용가능한 것인지. 그간의 인생에서 입력되지 않았던 유형의 사람이라 알 수가 없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이 굳이 필요한가에 대해 한동안 생각한 적이 있다. 타인을 이해하기보다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고 공감과 이해의 에너지는 내가 관심 있고 사랑하는 사람한테 쓰는 게 맞다고 결론내렸는데. 그건 갈수록 이해하기 힘든 사람 때문에 마음을 다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나름의 생존방식으로 택한 것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귀찮고 힘드는 일인데 내가 굳이 왜 이해의 범주에 그사람을 넣으려 노력해야 할까. 다만 이해의 범주가 너무 적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는 해야 할듯.

어찌됐든 그녀로 인해 내가 손해를 보거나 힘든 것 없었으니 무례한 것인지 거침없는 성격인지 굳이 따질 필요도 없을 거 같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사람에게는 더더욱. 그 사람도 굳이 나의 이해가 필요하지도 않을테고.


효율적인 감정 컨트롤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도 마음의 힘빼기를 유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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