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모유 먹고 푹 잠자는 신생아
입이 짧아 안먹는 딸래미 키우느라 고생하는 워킹맘 입니다.
주위에 생각보다 같은 고민으로 힘든 육아맘이 많아서 같이 공감과 화이팅 하고자 글로 기록을 시작합니다.
나의 아기가 태어났다.
작고 소중하고 어떻게 내 몸속에서 이런 존재가 태어났나 싶은 그런 존재.
신기하고 기쁜 나의 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거쳐 조리원으로 갔다.
조리원에서 나의 하루는 그저 모유수유 뒤돌면 모유수유 모유수유 모유수유!!
내 팔뚝만 한 아기가 내 품속에서 눈을 감고 내 가슴을 통해 맘마를 먹고 있다니...
이 모유가 작고 소중한 이쁜 우리 아기의 피와 살이 된다니.. 많이 많이 먹으렴~
조리원에서 2주간의 시간은 정말 우리 아기 먹이는데 집중한 2주였다.
조리원에서는 나처럼 처음 부모가 되는 엄마에게 유용하고도 처음 듣는 교육을 많이 해주신다.
모유수유 자세도 잘 잡아 주시고, 가슴모양에 따라 자세가 다르다는 것도 놀라웠다.
밥 달라고 칭얼대는 아기를 요령껏 젖 물려주는 스킬도 전수받고, 숙련된 선생님들이 말하길 아기들은 배가 불러야 잠을 잘잔다고 말씀해 주셨다.
잠이 단 30분이라도 고픈 산모이기에 정말 최선을 다해 먹였다.
주위에서 첫째 때 모유가 안 나온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다행히 난 '축복 받음 가슴(?)'이었다!
조리원에 들어가자마자 가슴이 부어서 밤에 아파서 잠을 설쳤다.
그 뒤로 열심히 모유수유와 유축기로 열심히 젖을 빼었고, 뭉친 가슴은 조리원에서 열심히 마사지해주셨다.
너무 아파서 눈물을 흘리며 받은 가슴 마사지... 침대에서 온몸을 베베꼬며 이를 악물며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하실 때마다 마사지 선생님들이 '모유 양이 너무 많다~', '꼭 직수로 모유 먹여야 해~~', '유축하면 더 가슴 뭉치고 양도 줄어드니깐 꼭 하세요~'등등 나의 가슴과 모유에 칭찬일색 이셨다.
내 가슴으로 이렇게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아보긴 난생처음이었다.
조리원에서 이미 나의 젖양은 많아질 대로 많아졌지만, 아직 태어난 지 며칠 안된 아기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위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다.
시간마다 먹이고 모자동실 때마다 젖을 물려도 나의 젖은 차고 넘쳤다.
내 기억 속의 아기는 모유수유를 하러 가면 다른 아기와 달리 밥을 달라고 칭얼대거나 울지 않았다.
그저 젖을 물려주면 옴뇸뇸~~ 하며 잘 빨다가, 애가 잠이 들면 간지럼으로 살짝살짝 깨웠다.
그리고 신생아실 담당 선생님께서
"모유가 잘 나와서 그런지 애가 모유만 먹어도 잘 자요~~"
"산모님! 아까 수유하고 가시고 한 번도 안 깨고 밥 달라고 안 했어요! 잘 먹었나 봐요~"
나는 이런 말을 매일 같이 들으며 모유가 잘 나오는 내 가슴에 자부심까지 생겼다.
정말 이때까지만 해도 많이 먹어서 잘 자는 줄 알았다.
조리원에서는 산모들이 모유양이 많지 않기에 분유를 항시 대기하고, 부족하면 분유 보충을 해주신다.
조리원 퇴소할 때 선생님께서 모유가 잘 나와서 분유도 안 먹고 모유만 잘 먹고 간다고 열심히 수유하라는
말씀을 나에게 전달해주셨다.
조리원에서 2주간 나의 넘치는 모유와 높아진 가슴에 대한 자부심으로 당연히 직수로 모유수유를 하리라 마음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기쁨과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유를 많이 먹어서 잠을 잘 잔 게 아니라 우리 아기는 그저 잠이 많은 아기였다!
아기는 잠 or 밥 두 개 중에 하나가 문제라더니, 난 밥에 당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