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짜리 일본 여행 07
후쿠오카 여행이라면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숙소에는 모두 이런저런 온천이 딸려 있었다. 어떤 곳은 개별 노천탕이 딸린 고급스러운 료칸이었고, 다른 곳은 큼지막한 공동 사우나가 있는 호텔이었지만, 어쨌거나 모두 온천이었다. 그런데 신기했던 건 온천에서 만난 직원들이 다들 외국인이라는 사실이었다.
일본풍으로 장식된 카운터 뒤에서 체크인을 해준 사람은 영어가 유창한 필리핀인이었다. 기모노를 입고 일본식 아침 요리를 날라준 사람은 갈색머리 흑인이었다. 호텔 문을 열어준 사람과 룸서비스를 가져다 준 사람은 동남아에서 온 게 분명했다. 심지어 숙박객들도 우리를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이 다수였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말하자면 일본식 료칸 전체에서 일본인이라고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비단 온천만이 아니었다. 편의점에서도, 식당에서도, 카페에서도, 외국인 직원을 어렵잖게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체험하기 힘들기에 꽤 신기한 경험이었다.
외교부 자료를 찾아보니 2013년 말엽 후쿠오카현의 외국인 노동자는 만 오천 명 수준이었다. 그리고 불과 10년 만에 6만 5천 명까지 늘었다. 무려 네 배 이상이다. 게다가 일본 전체의 외국인 노동자는 23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한국도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작년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인구 대비 비율로 따지자면 한국이나 일본이나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유독 자주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업종 관련 문제가 크지 않을까 싶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공장이나 건설 현장, 농촌 등지에서 일한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주민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곳이다. 반면 일본도 물론 제조업이나 농촌의 비율이 높지만, 그에 못지않게 도소매 및 서비스업에서도 많이 일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마주칠 기회가 잦은 느낌이다. 외부 관광객의 시선에서는 알기 힘들지만 실제로는 전문 기술 분야에서의 근로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는 모양이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폐쇄적인 편에 속하고 외국인에게 보내는 시선 또한 보수적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미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상생활에 깊숙하게 스며들어 있다. 어쩌면 그건 우리나라 또한 머지않아 맞닥뜨리게 될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굳이 사족을 붙이자면, 후쿠오카 료칸에서 외국인이 만들어준 정통 일본식 조식은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수염 덥수룩한 이슬람계 외국인이 말아준 라멘도 맛이 끝내줬다. 하기야 우리나라도 그렇다. 김치공장에서 나오는 시판 김치는 사실 외국인 아주머니들의 손맛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