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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journal Sep 06. 2023

저는 요즘 마음챙김합니다.

저는 요즘 마음챙김합니다.


사실 마음챙김을 늘 하고 있긴 했죠. 주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원치 않는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른다거나[반추], 터덜터덜 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표정이 사라질 때[우울], 내 마음 속에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그럴 때마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한다거나, 산책을 하는 동안 빛나는 햇살이며 불어오는 바람결이며 빛이 반사되어 산란하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순간순간에 접촉해보려고도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굳이 ['요즘' 마음챙김을 한다]는 표현을 쓴 것은, 근래에 챌린지 형식으로 조금 더 꾸준히 컨텐츠를 통해 '각 잡고' 마음챙김을 꾸준히 해 보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직 아주 큰 변화를 느끼고 있진 못해요. 

본래도 머릿속과 마음속이 분주한지라, 그 짧은 7분 정도 되는 명상 시간에도 오롯이 집중하고 충분히 머물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마음챙김을 하는 것 자체가, '나는 마음챙김을 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강화시켜준다는 것 자체에 의미는 있다고 생각하여,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정말 오랜만에 슈퍼비전을 받았습니다.

나쁘지 않았고 많은 것을 배웠음에도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특별히 안 좋은 말을 듣거나 하진 않았기에 마음이 괴롭진 않았지만, 충분히 후회했고 아주아주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덕분에 한나절 정도 마음이 아주 번잡해졌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만천하에 드러내 벗겨진 듯한 느낌에서 올라온 수치심은, 
나의 상담 실력 전반에 대한 회의감과 일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생각(?) [과잉일반화, 확대해석]
당장 교육을 받아야한다는 조급함 [불안]
앞으로 상담을 어떻게 잘 이끌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걱정 [과잉일반화로 불안 증폭, 자신감 저하]
이제부터 상담을 할 때는 이러저러한 부분을 더 잘 시도해봐야겠다는 결심 [문제해결을 위한 생각]
등등 여러가지 생각, 감정을 야기했고, 다른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자꾸 이곳으로 주의가 집중되었어요.


그리고 그때마다 의도적으로 생각과의 탈융합을 위해 내 마음을 그저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괴로운 마음 이면의 나의 중요한 욕구와 소망을 파악하고, 스스로를 위해 마음을 써 주려 애썼습니다.


나에게는 상담을 제대로, 잘 해내고 싶은 소망이 있구나. 이것이 나에게는 참 중요하구나.

수치심을 자주 느끼고 공격한다는 느낌에 취약한 내가, 이렇게 여러 피드백을 받아내야 하는 자리에 서기를 자진한 것도 결국은 상담자로 성장하기 위해 이런 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용기를 내본 것이니 칭찬할 만하지. 실제로 내가 이렇게 용기내어 솔직히 어려운 점을 다 꺼내놓은 덕분에, 혼자 고민하고 있더라면 보지 못했을 문제들, 어떻게 다룰지 막막했던 부분들에 대한 실마리를 많이 알 수 있었으니..

사회불안으로 괴로워하던 내가 오랜만에 서는 공개적인 수퍼비전 자리에서 이 정도로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레 말하고 반응할 수 있다니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마음챙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냥 이런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 마음이 동요할 때 그것을 잘 알아차리고, 

어떤 생각과 감정들이 오가는지 호기심과 애정 어린 눈길로 그저 관찰하는 것. 


굳이 명상을 하기 위해 각 잡고 시간을 내거나 가부좌를 틀거나 눈을 감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 마음챙김의 핵심이자 묘미이고 매력이죠.


그리고 더 나아간다면, 스스로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대해줄 수 있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우리는 이 삶을 충분히 잘 살아내기 위해 참 많이 애쓰고 있죠. 

저는 문득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한 사람의 몫을 다 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 경이롭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괴롭고 불안하고 지루한 시간을 견뎌내며 묵묵히 한발씩 내딛어가는 삶.


그 노력을 불충분하다거나 당연하다고 치부하지 말고, 

아주 잠깐, 어쩌다 가끔 생각날 때 종종이어도 좋으니, '너 참 대단하다', '정말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면 참 좋겠습니다.


그 잠깐의 순간과, 그 미묘하게 다른 나 자신을 대하는 방식의 변화가

내 삶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바꿔주니까요.


오늘도 저는 여러분과 함께 [마음챙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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