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Feb 16. 2022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지원기 두 달간의 대장정

드디어 끝났다.

한 달은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미팅도 다니고, 사업계획서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나머지 한 달은 서류심사, 교육, 심층면접, 대면심사를 거치게 되었다. 


오늘 보고 온 대면심사를 끝으로 모든 과정은 끝이 났다. 

그리고 일주일쯤 뒤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선정이 된다면, 최대 5,000만 원의 사업 지원금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할 수 있다.



가장 큰 감정은 바로 후련함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다시 돌아간다고 이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마지막 대면심사 때의 질문은 우리가 추구하는 두 가지 포인트의 연관성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그 부분을 조금 더 잘 설명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후련함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Connection the dots"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졸업 연설한 내용이다.

"경험들을 연결하라"


과거의 경험들 중에 사소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 기회, 기술들은 미래의 일들로 연결되며, 새로운 아웃풋을 만들어낸다. 

과거의 찍어놓은 점들을 잇다 보면 결국 미래로 가는 선을 만들 수 있다. 

당시에는 가치 없는 경험처럼 느껴지더라도 그 경험이 추후에 어떻게 발현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준비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경험들이 지금 이어지는구나.


회사를 다닐 때 대학원에서 읽은 논문들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공부할 때 원형탈모가 생겼었고, 몸무게를 43kg를 겨우 유지해가며 하루 종일 도서관에 처박혀 읽은 그 논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든 적도 있다.


그런데 그 경험이 현재로 이어졌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나는 상대적으로 논문을 찾아보는 게 쉬웠다. 

내가 원하는 시장규모를 산출하기 위해서 수치를 찾아내고, 출처를 남기는 일이 나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 


회사를 다닐 때면 내일이 오는 게 싫었다. 

생기를 잃어가는 나를 어떻게 살려내야 하는 건지 도무지 답을 찾지 못했다. 

답답한 어항 속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기안을 작성하고, 메일을 정리하고 보고하던 일상이 현재로 이어졌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사업 아이템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대면심사를 진행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힘들었던 경험도 결국엔 다 밑거름이 된다.

과거의 경험으로 현재의 아웃풋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또 내 몫이지만, 

과거의 고생했던 나에게 현재의 내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 더 힘들 미래의 나를 위해 지금의 이 과정도 다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탄탄하게 다지고, 경험치를 높여놔야 할 것 같다. 


출발선에 서기 위해서 준비하는 두 달이었다.

그 두 달 동안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내 능력치를 믿고, 

내 경험들을 믿고, 

내 사람들을 믿는다면,

내 앞에 뭐가 놓이든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