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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Nov 20. 2023

책 하나 쓰고 다음은?

<책.쓰.다>

책 쓰기는 문제가 아니다. 원고만 채우면 어떻게든 책이 되긴 한다. 이렇게 말하면 되게 재수 없어 보이지만 팩트다.

진짜 문제는 책 '팔기'다. 쓰는 건 막말로 어지간하면 다 되지만 파는 건 어지간해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나는 브런치에 쓴 글을 모아 공모전에 냈고 그게 당선되어 첫 책을 냈다. 책이 나온 후 나는 '팔기'를 못하는 인간임을 알았다. 아니, 이미 알고 있었다. 단지 공모전이라는 이름에 취해 모른 척했던 거 같다.

나오기만 하면 어떻게든 팔리겠지 했지만 일반 에세이만 매월 400권이 쏟아진다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든'은 기적과 동의어였다. 기적은 아무 때나 일어나지 않는다.

첫 책이 마지막 책이 된다는 말이 내 얘기구나 싶을 때, '책 하나 쓰고 다음은?'이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따라왔다. 줄여보니 '책쓰다'가 되네. 아이러니는 삶 곳곳에 있다.

책을 쓰겠다는 막연한 생각보다 이 아이러니 영역의 '책쓰다'를 먼저 선명하게 그려야 한다. 그러기에 나는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오류를 복기하고 다음 스텝을 다시 그려보려 한다. 첫 책이 마지막 책이 될 조짐이 보이는 누구에게도 이 마음이 닿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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