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캐나다를 방문한 친척들과 뉴욕여행 중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보게 된 영화가 있었습니다.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IMDb 평점도 괜찮았고 감독 (Celine Song)과 주연배우들이 모두 한국계, 한국인이어서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레타 리 (Greta Lee)는 제가 좋아하는 한국계 배우로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레타 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제니퍼 애니스턴 (Jennifer Aniston)과 리즈 위더스픈 (Liz Witherspoon) 주연의인기 미국 드라마 모닝쇼 (Morning Show) 시즌2에 출연하면서부터입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일본계 미국 배우로 생각했는데 연기력이 눈에 띄어 찾아보니 한국계 배우였고 그때부터 관심 있게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는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 백인 남성 등 30대 초반의 3명이 순서대로 바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서로에게 더 열중하는 듯한 두 남녀는 옆자리의 백인을 점점 관심 밖으로 두게 됩니다. 그 후 두 한국인 남녀의 이야기와 그들이 어떻게 지금 상황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해성과 노라 그리고 노라의 남편 (출처: 2filmcritics.com)
그들은 어린 시절 가장 친한 친구 인 해성과 나영 (이민 후 노라)으로 12살 때 한국에서 서로의 첫사랑이었고 미래에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영의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며 함께했던 시간은 바뀌었고 인터넷 시대가 올 때까지 서로의 연락이 끊어졌지만 대학생 된 20대에 사이버 공간을 통해 다시 연결되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떨어진 곳에서 컴퓨터 화상통화로 서로의 인연을 이어가던 그들은 안타깝게 서로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나타내지 못하고 다시 각자가 목표한 길로 향하게 됩니다.
그 후 30대가 된 해성이 미국을 방문하게 되어 결혼한 노라와 20년 만에 처음으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 하게 되고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노라가 현재 살고 있는 뉴욕의 바에서 이루어진 마지막 만남은 서로의 삶에 노라의 유대인 백인 남편인 아서를 함께 등장시키며 다른 소중한 사람들의 감정을 통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을 암시합니다.
결국 영화는 세 사람이 해성과 노라의 12살 자아에 대한 생각과 20년 동안 쌓인 감정이 현재의 시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로 조율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초등학교 시절 비슷한 추억을 가진제 상황이 대비되며 몰입한 상태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캐나다로 이민와서 저와 두 아이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하며 살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1월 7일) 열린 미국 81회 골든 글로브 (Golden Globes)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가본상, 비영어 영화상등 5개 부부문에 노미네이션 되었지만 안타깝게 패스트 라이브즈는 수상자로 불리지 못했습니다.
Golden Globes의 그레타 리 (출처: goldenglobes.com)
그러나 앞으로 2월에 열릴 영국 아카데미그리고 3월에 열릴 96회 미국 아카데미에서 수상할 수 있기를 바라고더 많은 작품에서 그레타 리를 볼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