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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니 May 28. 2021

어쩌다. 처음.

어느 책을 읽다가 마음을 울린 구절이 있다.


"잘되라고 한 쓴소리가

네게 아직도 박힌 걸 보며 오늘도 울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그랬다. "


가슴을 울컥하게 만든 구절이지만 따로 적어뒀던 문구라 어느 책에서 봤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이전에 적어둔 문구들을 보며 이처럼 가슴을 울리는 문구가 있을까 싶다.




 삶을 살면서 많은 것들의 "처음"을 겪는다. 첫 음식, 첫 학교, 첫 친구, 첫 만남, 첫사랑 등 처음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느낌을 주며 설레는 감정을 가지게 해 준다. 다만 처음이 감정을 설레게 하는 만큼 완벽하지는 않다. 처음이기에 투박하고, 부족하며, 많은 것들에게서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그것들을 여러 번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후에 뒤돌아 봤을 때 처음에 봤던 모습이 남아있지 않을 뿐이기에 어느새 조금씩 처음을 잊어갈 뿐이다. 그렇기에 처음이 더욱 소중할지도 모른다.

 많은 것들은 시작하다 보면 처음을 맞이한다. 첫 단추를 어떻게 꿰어 맞추느냐에 따라 이후의 일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기 마련이지만 먼저 앞서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뒤따라 오는 사람들의 길과 처음이 보이지 않는다. 처음이기에 서툴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지 못한다"는 속담처럼 자신이 지나온 길은 생각하지 못한다. 나도 서툴렀고, 부족했고, 주저앉았을 터인데 지나온 험한 길은 잊고 따라오는 사람들이 못 한 것만 생각한다.




 그처럼 처음은 어렵다. 많은 것들이 부족하고, 모자라고 실수하기 마련이다. 처음이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너무 많은 것들에 완벽을 바라고 허점이 없기를 소망하지만 우리는 모두 이번 생이 처음이기에 실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조금 실수하면 어떤가, 그 실수를 딛고 일어서서 다시금 나아가면 될 것을...

 우리는 모두 이번 생이 처음이기에 처음을 너그러이 봐줘야 하는 것을 아닐까. 많은 것들을 누락하고, 실수하고, 부족할 테지만 우리는 그렇게 성장해 나아갈 것이다. 처음을 겪고 딛고 일어서서 더욱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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