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한 번 물을 주라는 꽃집 사장님의 말을 듣고는 사랑이 많이 필요한 아이구나 생각이 들어 품에 꼬옥 안고왔었다.
처음 키워보는 아이였기 때문에 낯 간지럽지만 다니엘라라고 이름도 지어주었고, 야근하고 늦은 시간에 들어와서도 꼭 물을 주고 해서 그랬는지 데리고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빠알간 꽃을 피워냈다. 뿐만 아니라 서너 개의 꽃봉오리가 몽글거리며 그 속에 숨긴 분홍색 꽃을 슬쩍슬쩍 보여주고 있었다.
활짝 피어있는 모습을 빨리보고 싶은 마음에 물을 삼일에 한번 말고 이틀에 한 번 혹은 매일 주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 좀 더 자주 챙겨줬더니 이내 잎이 살짝 노란색을 띠며 나에게 살려달라며 SOS를 외치고 있었다.
잊고 있었다. 모든 일에는 그에 맞는 시간과 속도가 존재하는 것을.
이 아이는 삼일에 한 번씩 물을 줘야지만 몇 주가 걸려 꽃을 피워내는 아이이고,
그 시간을 줄여보겠다고 물을 매일 주고 내 방식으로 사랑을 쏟아내 봤자 뿌리와 잎만 썩게 되고 다시는 그 아름다운 꽃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했던 일은 꾸준히 시간을 가지고 옆자리를 지키면서 그 아이를 따뜻하게 덮고 있는 흙을 자주 만져주고 물기가 부족할 때 필요한 만큼의 물을 주는 일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