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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루스트 Apr 07. 2023

그룹수업은 그룹을 결성해서 가야 하나요?

[교육상담] 그룹수업 그룹 결성에 관해


그룹수업이면 제가 그룹을 만들어 가는 게 편할까요,
아니면 대기를 걸어놓고 학생이 모이기를 기다리는 게 나을까요?


학부모님 상담 전화가 왔다. 역시나. 수업을 듣고 싶다는 전화였다. 이를 어쩐다. 현재 우리 교습소는 감사하게도 수업이 가득 차서 추가 학생을 받을 수 없다. 학부모님께 이 말을 전할 때면 언제나 그렇듯 답답함이 묻어나는 음성이 돌아온다. 정 그렇다면, 다음 수순으로는 대기번호를 걸어 놓을 수 있다고 알려드린다. 이번 학부모님도 대기를 걸어놓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학부모님은 "그룹수업이면 제가 그룹을 만들어 가는 게 편할까요, 아니면 대기를 걸어놓고 학생이 모이기를 기다리는 게 나을까요?"라고 물으셨다. 학원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더란다. 음, 글쎄. 선호와 관련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보통은 학부모님들이 그룹을 조직해서 오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간의 수업을 돌아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직접 만들어 온 그룹과 만들어진 그룹은 일장일단이 있다


우선, 직접 만들어 온 그룹의 가장 큰 장점은 친밀감이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친밀감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님에게도 해당된다. 직접 만들어 온 그룹은 아이들끼리 친하거나 학부모님들끼리 친하거나 아니면 둘다의 경우였다. 어떤 학부모님은 수업 자리가 생겨 연락을 드렸더니 본인이 원하는 그룹으로 결성해서 가도 되냐고 역으로 제안하시기도 했다. 아무래도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평소 왕래하던 학부모와 소통하는 게 더 편할 법도 하다. 또한, 아이들끼리 어색해하거나 아이 성향에 맞지 않는 친구가 들어올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 장점은 곧 단점이 되기도 한다. 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수업에 도움이 되지만 학생들끼리 너무 친해서 수업 중에 장난을 치거나 하면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더 그렇다. 이렇게 되면 강사는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수업 통제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면 수업으로 가야 할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만들어진 그룹은 어떨까. 만들어진 그룹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시각이라고 생각한다(학생 입장). 새로운 시각은 창의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늘 함께 지내는 친구와는 조금씩 닮아간다. 그리고 아마도 공통점이 있거나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친구가 됐을 것이다. 반면, 처음 마주하게 된 친구는 새롭다. 친해지기는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새 친구의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새로운 시각은 코딩의 한 갈래인 로봇코딩수업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또한, 실력으로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팀으로 출전하는 로봇대회 등을 준비한다면 실력이 비슷한 학생으로 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앞서 말한 직접 만들어 온 그룹은 그룹 내에서도 실력 차이가 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꽤 곤란하다. 특히나, 학생들끼리 그리고 학부모님들끼리 친밀한 사이인데 누구는 대회에서 입상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다면 과연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직접 만들어 온 그룹 : (장점)친밀감이 가장 큰 장점. 학부모 및 학생 간 소통 원활(불확실성 해소). (단점) 자칫 너무 친밀한 관계는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음.

만들어진 그룹 : (장점)학생 입장에서는 처음 만나는 친구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음. 실력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 (단점)학생 성향에 맞지 않는 친구를 만날 가능성 있음(불확실성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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