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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원 Che Kim Jan 05. 2023

외국으로 나가 일해보자.

[직장 20년 차 김프로 생존기]12. 해외에서 근무하기

“뉴욕 맨하탄에서 한손에는 뉴욕타임즈와 랩탑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는 자리를 찾아 앉아서 출장 업무를 보는 것을 기대한다.”


한참 전 일이다. SBS스페셜에서 취업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기자가 한 대학졸업예정자인 학생 한명에게 본인이 취업하고 나면 어떤 모습으로 일하고 싶은지 미래를 그려봐 달라고 질문하자, “뉴욕 맨하탄에서 한손에는 뉴욕타임즈와 랩탑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는 자리를 찾아 앉아서 출장 업무를 보는 것을 기대한다.”고 대답했다. 사실 실제로는 이러한 모습은 유학생의 모습에 더 가까울 수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많은 직장인들이 해외 근무에 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외국어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한 후 직장생활을 해외마케팅 부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변에 해외근무를 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왔었고 실제 2011년부터 3년여간 해외근무를 할 기회도 있었다. 그리고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하는 것 외에도 해외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도 많았기 때문에 (오히려 최근 2년 전까지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참가한 경험이 매우 적었다.) 해외근무에 대해서는 나름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주제로 다룰 자신이 있다. 사실 해외근무라는 것이 요즘은 워낙에 흔해져 버린 것 같기도 해서 쓰기에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 경우에도 최근 2년 반정도는 외국에 나가서 일할 일이 없었기도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 나름 해외를 오가면서 느꼈던 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해외근무라고 하는 것을 여러가지 형태로 하시겠지만 내 경우에는 해외출장과 해외주재의 형태로 근무했고 이것이 대부분의 경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이 두가지 상황에 대해서 내 경험을 통해서 배우고 느꼈던 것을 써 보겠다.


먼저 해외출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해외출장을 가게 되는 경우는 해외에 거래선이 있거나 또는 해외에 지사가 있어 업무 협의차 방문하는 경우, 또는 컨퍼런스나 페어 같은 행사가 있어서 참석차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경우에는 초반에는 전자의 경우의 출장이 많았고 최근에는 후자이면서도 참석이라기 보다는 컨퍼런스 등을 제작, 운영하기 위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다. 정확하게는 알지 못하지만 어림잡아 한해에 평균적으로 3~4번씩은 15년 정도 다녔으니 50건 이상은 출장을 다녔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 다니는 다른 동료들에 비해서는 항공 마일리지도 낮은 편이어서 아주 특별하게 출장을 많이 다닌 축에 끼지는 못한다.


해외출장이 즐거운 점은 뭐니뭐니해도 각국의 새로운 문물을 내 돈을 쓰기는커녕 돈을 벌면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회사들의 경우에는 해외출장을 고된 업무의 끝에 주는 혜택 같은 것으로 해외 견학프로그램에 참관하는 출장을 보내는 경우가 있고 우리 회사에도 광고제에 참관하는 출장이 있는데 아쉽게도 나는 그렇게 비교적 여유있는 출장은 그다지 경험하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출장업무 중간 중간에 첼시 축구 경기나 런던의 뮤지컬, 베를린의 나치 기념관이나 브란덴부르크문 구경, 페루의 사막 유적지 구경, 중국 서호의 배타기 등 출장업무를 마치고 쉬는 시간이나 업무의 일환(위에 적은 것들 중에는 페루의 사막 유적지 구경이 거래선 투어 업무 목적으로 구경한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일과 후 시간에 구경했던 것 같다.)으로 여러가지 외국 문물을 경험할 기회가 있고, 음식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새로운 문화적 접촉도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다. 더구나 나는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독일이나 스페인어 문화권으로 출장갔을 때는 개인적으로 학습한 해당 언어를 실제로 현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도 되어 여러모로 좋은 성장과 경험의 기회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해외출장을 가게 되면 항공편과 호텔 그리고 현지의 교통편들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런 경험이 나중에 개인적으로 여행을 하게 될 때 아주 큰 도움이 되어 큰 혜택이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어떤 회사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도 들었으나, 나의 경우에는 항공 마일리지를 개인이 쌓을 수 있게 회사에서 허용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개인적인 여행에 활용을 할 수 있고, 또한 마일리지 등급도 출장을 통해 높은 등급을 얻을 수 있어 회사 덕을 많이 보고 있다. 그리고 운이 좋은 동료들의 경우에는 호텔숙박에서도 매리엇/힐튼 등 계열의 마일리지를 쌓아 사용하는 경우도 보았다.



해외출장이 즐거운 점은 각국의 새로운 문물을 내 돈을 쓰기는커녕 돈을 벌면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해외출장시에 유의해야 할 점도 있지 않을까?


우선 해외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업무를 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화 때문에 실수를 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업무를 하게될 상대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는 미리 고려를 하기 때문에 대체로 걱정하지 않아도 좋지만 두바이나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의 문화가 섞여 있는 곳으로 출장가게 될 경우에는 출장업무시 예상하지 못한 문화의 사람들을 상대하게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한 최종목적지가 아니라 긴 출장지의 경우에는 중간에 비행기가 경유하면서 긴 시간을 공항에서 보내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에 대응하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비교적 모호하게 썼지만 실제로는 우리도 이미 많이 세계화된 큰 나라에서 다양한 외국사람들과 접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을 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니 조금 더 주변에 예의를 차려 대한다고 생각을 해 주시면 되겠다.


몇가지만 간단하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공공장소에서 너무 크게 통화하지 않기, 식사하면서 너무 크게 코를 풀거나 재채기할 때 입을 가리지 않기 등의 기본 예절을 시작해서 비행기에 탔을 때 앞뒤 양옆자리에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한다던지… 등에 대해서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며, 비록 일반 직장에 다니는 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만 외국에 나가면 모두 한국인을 대표해서 민간외교관(너무 거창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여러분들이다.)의 역할을 하는 것임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간단한 예를 들어 유명한 땅콩회항이라든지 포OO 임원 라면사건이라든지 경북 지방의회 외유에서 원정 성매매 시도 등 아주 유명했던 사건들도 출장지에서 기본 예절을 지키지 못했던 것들이었으며, 유명하지는 않으나 드물게 국내 유수기업에서 출장지 업무 중 부하직원에게 고성으로 욕설을 퍼붓다가 현지 경찰에 신고를 당해 결국 회사로부터 이미지 실추에 따른 추궁을 당해 파면에 이른 경우도 있으니 출장지에서는 각별히 언행에 조심할 수 있도록 하자.


또한 출장의 비용의 처리나 규정에 대해서는 각자 회사들마다 조금씩 다른데 주의할 것은 대체로 이런 규정에 대해서 회사들이 명문화된 규정으로 가이드를 하기에 쉽지 않아 보통은 동료들에게 알음알음으로 규정을 이해해서 출장을 다녀오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출장의 업무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용은 회사에서 지원을 해 주는 것이지만 식대 대부분이나 관광경비 등은 개인이 부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비디오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경비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소속 직원들은 ‘넷플릭스에 이익이 되게 행동하라.’라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해서 주어진 자유를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특히 일반적인 규정이 적용되는 기업이나 공공기업 또는 공무원들의 경우에는 특히 출장이 ‘외유’가 아님을 명심하기 바란다. 단순히 경비만이 문제가 아니라 업무시간에는 출장중에 관광을 즐기는 것이 업무가 아닌 것은 따로 적혀 있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해외출장을 다니게 되면 시차의 적응 요령이 필요한데, 통상적으로 시차에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차이만큼의 날이 흘러야 시차에 몸이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출장에서는 시차에 적응하기 전에 출장 기간이 끝나게 되고 돌아오면 다시 출장지에 맞춰져 있는 리듬이 다시 본거지로 회복해야 하는데 시차는 우선 비행기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나의 비결이어서 알려드린다. 특히 도착 첫날의 수면도 또한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 수면제를 동원하는 사람들도 있고 저녁식사에 반주를 곁들여 푹자고 일어나는 것을 시차적응으로 노하우로 삼고 있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어떤 방식이든 시차를 극복해야만 현지 시간에 맞추어 출장업무를 잘 볼수 있으므로 잘 노력하기 바란다.



통상적으로 시차에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차이만큼의 날짜가 흘러야 시차에 몸이 적응할 수 있다.



그리고 해외출장시에 준비할 물건들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우선 여권. 없으면 출국이 안된다. 해외출장이 잦은 사람들이라면 여권을 가져오지 않은 꿈을 한번 정도 꿔보지 않았을까 싶다. 아예 여권을 잊고 와서 출장을 가지 못한 사람은 보지 못했지만 다행히 일찍 집을 나선 후에 여권이 없이 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집에 있는 가족에게 오토바이퀵으로 여권을 보내달라고 하여 간신히 출장을 간 경우는 본적이 있다. 그리고 비행기표. 비행기표는 날짜와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과 정확한 터미널을 확인하는 것까지가 중요하다. 도시에 공항이 두개이상 있는 경우 예약시 헷갈려서 잘못 예약되는 경우(출장자 스스로의 실수이거나 여행사의 실수이거나 결과는 동일하다)가 있고, 내 경우 한번 여행사 담당자의 실수로 비행기표 날짜를 잘못 예약한 것을 걸러내지 못해 출장일정이 하루 어긋난 적이 있었다. 꽤나 낭패였는데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환전. 가장 편리한 방법은 국제기능이 있는 직불카드로 돈을 뽑아서 쓰는 것이고, 환율이 가장 유리한 것은 주요 통화 외에는 달러나 유로 등을 통한 삼각환율거래(달러나 유로로 가져가서 현지 은행에서 다시 환전하는 것)이니 본인이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편의성인지 아니면 경제성인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자. 그리고 준비해야 할 것 중에 사전에 준비할 아주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비자이다. 우리나라가 무비자 사증이 적용되는 국가가 많아지다보니 간혹 출국할 때까지 비자를 챙기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에는 정말로 큰 낭패이니 꼭 비자는 챙기도록 하자.


또한 출장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업무시간 사이와 이동시간에 소비할 컨텐츠(영화, 음악, 책 등)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일정이 빡빡한 출장의 경우에는 가져간 컨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없으니 물리적인 형태의 것 보다는 전화기나 태블릿, 노트북 등에 탑재해서 가져가는 것이 더 좋겠다.


나도 해외출장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본 적이 크게 없었는데 이번에 정리를 하면서 그 동안 다녔던 여러 출장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고 앞으로도 업무로 출장이 있을 때 따를 수 있는 생각들이 몇가지 있었던 것 같다.



무비자 사증을 믿고 비자를 챙기지 않으면 정말로 큰 낭패이니 꼭 챙기도록 하자.



해외주재원으로 해외근무하기


이번에는 해외주재원으로써 해외근무를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겠다. 흔히 해외주재원을 직장인의 꽃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는 대학원에서 국제경영 및 경영전략을 전공했는데 다국적회사들은 기업의 세계화 단계에 있어서 초기 단계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하다가 현지에 사무소, 지점 등을 세우면서 글로벌 회사로써의 발전 단계를 이어가게 된다.


세계사에서 배우는 동인도회사/서인도회사 등에서 현지 근무하는 본국의 직원들이 가장 초창기의 해외 주재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해외 주재원을 영어로는 Expatriate라고 부른다. 이 단어는 나라밖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본국과는 다른 이문화에서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현지 문화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파견 전에 이에 대한 적응 교육을 받아 현지 적응의 정도를 높이는 절차들이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강제노역이라는 특수상황을 제외한다면 일제시대에 일본이나 사할린 또는 하와이 등에 강제 이주한 노동자들이 해외주재원의 최초의 역사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실질적으로는 1980년대부터 해외주재원의 본격적인 시작이 건설업에서부터 이뤄져 왔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후에는 대우와 삼성 그리고 LG, 현대 등의 세계화 경영에 따라 지금까지 대략 40년 가까운 해외주재의 역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해외주재원 근무기회는 보통 어떤 절차를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일까? 제일 우선 당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 해외사업이 활성화되어 있거나, 또는 해외사업을 개시하는 경우에 해외주재의 기회가 열린다. 나의 경우에는 이미 40여 국가에 해외법인이 있는 회사에 근무를 하게 되어 그 중의 하나인 브라질 법인에서 주재원으로써 근무를 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내가 브라질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동안만 해도 여러 개의 회사에서 새롭게 브라질 사업을 벌이기 위해서 직원들을 파견하여 업무를 하면서 브라질 법인을 세우는 절차를 하는 경우가 있었고 그들과 함께 업무를 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첫 직장에서 중국업무를 할 때에도 선배들 중에서는 현지 법인을 세우는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이 경험이 나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도 다른 회사에서 현지에 법인을 세우는 역할로 재취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볼 수 있었고, 브라질 법인을 세우려는 여러 시도를 했던 사람들 중에는 법인설립에는 실패했지만 오히려 본인은 브라질에 남아 사업을 계속하여 10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브라질에 살고 계신 경우도 있다. (이 분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시던 분이었는데 아예 업종도 바꿔서 브라질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다.)


어쩌다 보니 해외사업을 개시하는 비 일반적인 경우에 대해서도 자세히 쓰게 되었지만 지금 가장 일반적으로 해외주재원 근무를 하는 경우는 회사에 해외사업이 활성화되어 있어 그 운영을 위해서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내 경우에도 상술했다시피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해외업무를 쭈욱하다가 해외주재의 기회를 제안받고 가족들과 함께 해외근무를 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사실은 내 첫 직장에서도 나는 해외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며 해외주재를 하게 되기 직전에 이직을 했던 것인데 그 경우에는 내가 담당하는 영업지역이 정해져 있었고 당시에는 TV 마케팅의 아시아 지역 담당이라는 특성으로 중국/홍콩/대만 등 내가 담당하던 지역으로의 근무가 어느 정도 예정되었던 상태였다. 당신이 담당하는 직무가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관리 등이라면 회사의 현지 법인에서 해당 업무를 할 디렉터 급의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서 해외주재원이 필요하며 그 역할은 대체로 현지의 직원들을 이끌어 해당업무를 해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체로 당신의 업무역량이 우수함을 인정받아야 하며, 또한 현지 인력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우수 현지 인력들이 많아(중국 같은) 외국어 능력이 없어도 해외 근무가 가능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직원들과의 정서적인 교류가 있어야 하고 현지에서 생활도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최소한 영어 가급적이면 현지어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면서 업무능력이 우수한 직원을 파견하기를 회사는 원한다. 내 경우에 브라질은 영어를 잘하는 직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에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를 많이 썼어야 했는데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서 회사의 지원을 받아 현지강사와 1대1 수업을 통해서 포르투갈어를 익혔던 것이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영어가 잘 되지 않는 직원도 고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더 낮은 임금으로 직원을 뽑을 수 있었으므로) 회사에게도 도움이 되었다고 자평한다.



회사는 최소한 영어 가급적이면 현지어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면서 업무능력이 우수한 직원을 파견하기를 원한다.



위의 단락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해외주재원으로써 일을 하는 경우에는 현지의 이문화에 적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현지문화에 적응을 하는 교육기회들을 많이 마련했었고 이를 위한 과정으로 대학생들에게 현지문화에 대한 리포트를 겨루는 공모전을 열기도 하고, 사내 우수직원들을 현지문화 적응을 위한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서 교육을 실시하여 현지근무에 적응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시키기도 하였다. 이 중, 삼성그룹이 시행하였던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은 1990년대에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으며 해외 근무에 따른 문화적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꽤나 큰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타 기업들에서 도입을 하지는 않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매우 효용성이 있었던 프로그램이나 많은 젊은이들이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와 언어적인 면에서 이해하고 있는 정도가 예전에 비해서 많이 높아진 이제는 더 이상 효용보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외에 단기파견을 뜻하는 ‘현장전문가’ 또는 ‘전진배치’라는 제도도 시행이 되고 있는데 이는 ‘지역전문가’와는 달리 실제로 현지법인에서 실제로 업무에 투입되어 주재원의 예비 프로그램이나 보조적 프로그램으로 활용이 되고 있는 실절이다. 이 경우 본인과 현지 법인의 상황에 따라 주재원 근무로 이어지는 경우도 꽤 많은 편이다.


그럼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하면 직장인으로써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힘들까? 우선 누구나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듯이 급여와 보상이 본국에서 근무할 때 대비해서 상승한다. 근무하는 지역별로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략 평균적으로 원래 본국에서 수령하는 금액 대비해서 약 1.5배 정도를 받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늘어나는 50%에는 주재원 수당, 주택수당, 그리고 자녀에 대한 교육수당 등이 가장 주요하며 이 때문에 많은 주재원들과 가족들이 귀임한 후에 다시 주재를 희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러나 또 맞벌이를 하는 부부의 경우에는 1.5배가 늘어나더라도 배우자의 경력이 단절되거나 외기러기 생활을 하는 선택과 맞닥뜨려지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가계수입이 줄게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래서 요즘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배우자가 1~2년 휴직을 하고 함께 생활을 하고 나머지 2~3년은 혼자 생활을 하되 친척들이 현지에 함께 나와 아이를 돌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특히 영국, 미국, 싱가폴 등 영어권 국가에서 근무하는 여성 주재원들의 친척들이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금전적으로 수입이 늘어나는 것 외에도 당연히 회사 내에서 중요한 것은 해외 근무를 통해서 얻어지는 경험과 역량 성장을 회사에서 인정받게 되는 것이며, 이것은 특히 해외주재원이 본사에서 근무할 때에 비해서 한단계 또는 그 이상의 업무를 부과 받기 때문에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낸다면 당연히 실질적으로 본사에서만 근무한 동일년차의 직원에 비해서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만큼 더 무거운 책무를 다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50%이상 더 받는 보상 그 이상으로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함정이자 기회임을 말해 둔다. 그리고 중국이나 미국법인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본사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무거워진 책임을 떠나서 업무의 여건이 훨씬 열악한 상황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스트레스가 있고, 또한 더 커진 성과에 대한 책임이 만만치는 않다. 그렇지만 이문화의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현지에 적응을 하고 그들과 동료애를 쌓아가는 과정은 또다른 매력을 제공하며, 나도 이 때 친해졌던 브라질 직원들과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해외근무시에 50%이상 더 받는 보상 그 이상으로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함정이자 기회이다.



또한 우리 회사처럼 회사가 다국적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면 여러 해외법인에 있는 현지 리더십이나 주재원들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도 당신의 사내 경력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그 외에 주재원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혜택 중의 하나인 가족들의 해외생활 경험이 있는데 교육 측면에서 ‘국제학교’(사실은 미국학교 또는 영국학교라 해야 정확하기는 하다)에서 학습을 하면서 자녀들에게 영어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을 들 수 있는데 나라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가 근무했던 브라질의 경우에는 월 2천불에 달하는 교육비의 대부분을 회사가 지원해 주었고 아이도 서구식 교육을 받으면서 영어뿐 아니라 서구식 자유로운 사고와 토론하는 문화를 배울 수 있어서 매우 큰 혜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거의 비슷한 시차에서 살다 보니 휴가 때 미국이나 유럽으로 여행을 가기에도 시차가 적어서 훨씬 더 여행하기에 수월했던 점도 좋았는데 해외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그 국가 주변에 휴가를 보내는 것 자체가 해외여행이 되는 터라 이 부분도 큰 혜택 중에 하나가 되겠다.


큰 책임과 스트레스가 무겁다는 점 외에는 너무 혜택만 많이 나열한 것 같아서 냉정하게 힘든 점 한가지를 끝으로 소개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것은 비단 한국기업에서만 겪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해외 근무 후에 귀임을 하게 될 때, 자리를 잡는 것이 쉽지가 않다는 점은 심각하게 어려운 점이다. 나의 경우에도 귀임을 하면서 인사팀에서 1지망부터 3지망까지의 희망근무 부서를 선택해 달라고 연락이 왔었지만 실제로는 그것과 전혀 상관없이 원래 소속되었던 사업본부에서 필요한 자리에 배치가 되었다. 그 부서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부서와 자리에 다시 배치를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해당 부서와 상사들과 귀임 전 업무로 바쁜 중에도 미리미리 사전 정지 작업을 해 놓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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