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드뮤지엄(3rd Museum)
유흥이 아닌 문화예술 관점에서 홍대 앞을 진단한다면 ‘대안 문화’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기성 문화에 대한 비판이 가장 신랄하게 쏟아지는 곳이자 그에 대한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와 대안이 샘솟던 곳. 2000년대 들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인디(indie)-’와 ‘독립-’의 가치를 만들던 홍대 앞이 그 힘을 잃은 건 아마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이후일 것이다. 문화로 꽃을 피운 동네, 다양성으로 빛을 내던 골목이 그렇게 자본주의에 잠식됐다.
서드뮤지엄(마포구 잔다리로3길 4)은 첨단 제약기업 다림바이오텍이 문화예술 후원의 일환으로 사옥의 일부를 내어 만든 기업 미술관이다. 빌딩과 카페가 연달아 등장하는 교차로 한복판, 영롱한 홀로그램 빛을 반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공간이 있다면 잘 찾은 것이다. ‘인스타그램용 인증샷’ 찍기 좋은, 젊은 층의 시선을 빼앗는 외양에 출입구를 발견하기 어렵다면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볼 것을 추천한다.
*서울문화재단 월간 [문화+서울] 2020년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