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옆집 엄마의 욕소리

건너편 집에서 아이가 잠을 못 자고 계속 울고 있습니다.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네다섯살 살쯤 된 남자아이 소리.


그때 들리는 엄마의 섬뜩한 목소리.


야, 씨발 누워.

누우라고.

이 씨발새끼가 진짜.


뭐지? 내가 지금 뭘 잘 못 들었나?


아이를 때리는 소리도 들립니다.

엄마는 짜증과 화가 가득 난 목소리.

아이는 싫다고 말하지만 몇 번 더 얻어맞고는 곧 조용해집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화가 나더라도 아이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아이는 커서 지금을 기억할까?

어떤 영향을 끼칠까?


가만 생각해 보니 이런 환경에서 영향을 받는 것은 저 아이뿐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었다면 어땠을까?

옆집에서 매일 이런 소리를 듣고 자란다면 이런 일들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 같습니다.

아, 다들 이렇게 사는 거구나.


다들 이렇게 사는 게 전혀 아닌데도.


오랜만에 어머니 집에 와서 쉬다가 건너편 집에서 들려오는 욕소리를 들으며 심장이 벌렁벌렁.

하.. 이 동네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내가 어릴 때도 딱 이런 분위기였는데.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이래서 하는 걸까?


사회로 나오면서 운 좋게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저도 계속 변할 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쪽. 정직한 쪽. 따뜻한 쪽으로.


제 인생에는 좋은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습니다.

건너편 집의 아이도 잘 자랄 수 있기를 바랍니다.


1984년, 어머니와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