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유가 있었네
3월에는 몸이 많이 아파서 회사 일 외의 부가적인 일들은 많이 실행하지 못했다. 그나마 꾸준히 했던 일이라면 찌니님과의 교환일기인데, 이것도 몸이 아프다고 무단 패스권을 몇번이나 사용했다. 몸이 아프다면서 마라톤도 나가고 여행도 가고, 공연도 가면서 놀 것은 다 놀면서 몸이 멀쩡한 것이 이상하다.
너무 피곤해서 수시로 아무데서나 졸면서 다니면서도 하고 싶은 것들의 욕구들이 잠시 아픔을 잊게 했고, 그에 대한 벌(?)로 제대로 잠을 자야 할 새벽 시간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3월을 정리하면서 좋았던 것은,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시절 인연이 아닌 지속적인 인연으로 계속 이어져가고 있음을 깨달았다는 것과, 그리고 앞으로 그렇게 되고 싶은 사람들이 더욱 많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4월달에도 여전히 계획한 것들이 많은데 “아프지 않음”을 목표로 해서 건강하게 먹고, 많이 자고, 내가 하고자 했던 일들 중 단 하나라도 잘 마무리 해서 기록할 수 있길 바란다.
(사실 아직도 아파서 다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한없이 편한 나의 가족
이번날에는 동생네 부부를 자주 만났다.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살기도 하다보니 가끔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거나 좋은 것들을 나눌 때 함께 한다. 항상 스케줄이 바쁜 나 때문에, 저녁을 함께 하지 못하는 날은 동생부부와 남편이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하고, 이번달엔 내가 없는 날 동생&엄마와 남편이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어쩌면 조금 불편할지도 모르는 일인데 이렇게 먼저 함께 해준다는 것이 참 감사할 일이다. (나는 반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더욱 그러하다.) 그러니 앞으로도 가족한테 잘 하자. 세상에 의심의 여지없이 믿을 사람은 가족 밖에 없다.
아프지 않은 날이 없었다.
눈다래끼가 한달 째 낫지 않고 있다. 생리도 3달째 하지 않는다. 3월은 내 몸이 나의 욕심을 감당하지 못했다. 현재의 포지션 상 발벗고 나서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가 많다. 이런 일들이 싫고 당장에 힘든 것도 아니지만 배터리의 소진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절대 에너지바까지 깎아먹는 일을 하면 안된다는 부장님과 언니의 말을 명심하고 살아야만 한다. 약을 종류별로 너무 많이 먹어서 내 몸이 괜찮을까 싶을 정도다.
3월의 일기를 보면 항상 매일의 사진은 한장이라도 남아있었는데, 요즘은 휴대폰에 사진이 한 장도 없는 날들이 많다. 뇌를 쉬고 주변의 예쁜 것들을 볼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해보인다.
3월 Leader to Leader 멘토링
매월 한번씩 나가는 리더십 멘토링. 3월에도 어디서 듣기 어려운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 돌아왔다.
내가 이 곳에 참여해서 이렇게 멋진 어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영광이다. 평소 이런 이야기를 할 곳이 많지 않았다보니,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것도 감사할 뿐이다.
운동 (체지방 3% 감소, 몸무게는 그대로..)
3월에는 회사 친구들이 내가 하고 있는 필라테스 수업에 추가로 같이 등록했다. 여러명이서 같이 운동을 다니니 혼자 갈 때보다 훨씬 의지도 생긴다. 매번 한번도 쉬운 적은 없었기에 다같이 다리를 후들후들거리며 돌아오는 날도 그저 신난다. 그런데 살은 언제 빠지나요?
동아마라톤 10km
요즘 체력도 떨어지고 연습도 하지 않았더니, 달리는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이 상태에서 마라톤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어찌어찌 끝까지 시간 안에 들어오긴 했다. 힘들었던 것과는 별개로 이 액티브한 분위기가 재밌어서 앞으로도 계속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정말 에너지 넘치게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
일본여행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이번에도 엄청나게 혹독했던(?) 일본여행이었다. 하루 25,000보를 걸으면서 마라톤 때보다 발바닥이 더 아픔을 느꼈다. 무시무시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놀이기구도 타고.. 시도때도 없이 지하철이고 카페에서 졸다가도 잠시 들른 온천에 편해지고, 간사하게도 이런 몸의 고통은 빨리 잊어서 재밌었던 기억만 남았다.
벚꽃주간 때문에
벚꽃은 자꾸 내 출근길을 방해하고, 주말에 쉬어야 할 나를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주일이면 사라져버리는 벚꽃이 아쉬워서 무리해서라도 바깥으로 나가서 벚꽃 사진을 올해도 수백장을 찍었다. 하늘을 쳐다보며 걷는 사람들이 예뻐보였다. 판교의 벚꽃길, 석촌호수의 벚꽃길과 매직 오브 라이트, 원주의 반곡역과 연세대학교 캠퍼스, 회사 앞 벚꽃길. 내 밥과 반찬까지 세심하게 챙겨주던 친구들의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기대가 되는 친구들
나를 의지하고 따라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긴다. 그만큼 더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실제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동안은 누군가에게 칭찬이나 인정을 바래왔다면, 이제는 내가 가진 것들이 누군가의 성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살아보려고 한다.
도저히 어떻게 실행을 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어려워하는 친구도, 그 누구보다 잘 하지만 경험의 부족으로 긴장하는 친구들도, 매일이 걱정이 가득한 친구도, 몇 년 후에 이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기대된다.
요즘은 자꾸 사람들이 귀여워보인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넥슨에 함께 입사한 동기를 몇 년만에 만났다. 직군은 다르지만 나이가 같아서 친해졌고 자주는 아니지만 비슷한 삶의 환경에서 종종 만나고 내가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이전 직장의 팀장님도 몇 년만에 만났다. 여전히 운동도 꾸준히 하시고, 트렌디하신 모습이 멋지다. 조직적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고, 나의 관점에서의 이야기를 해드렸을 때 본인이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의 이야기라 너무 도움이 되었다며 좋아하셨다. 무엇보다 내 이야기를 주의깊게 잘 들어주셨던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 이것이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나의 사수님 찌니님
몸은 매일 아프면서 불안해서 멈추지 못하는 나에게 찌니님은 왜 다른 일도 할 수 있는데 회사를 다녀야 하느냐에 대해 물으셨다. 다시 가난해지는 것이 두렵다는 말에 너는 절대 게을러질 일이 없고 그래서 다시는 가난해 질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을 해주신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이날은 평소 완벽한 찌니님이 종로 온천집 대신 압구정 온천집에 다녀오시고, 나를 위해 쿠키까지 신나게 포장해 오신 날이었다.
난 이렇게 복을 많이 받았으니 앞으로 더 멋있는 사람이 될 일만 남았다.
지원사업계획서
이번달엔 지원사업계획서를 2건 처음으로 작성하게 되었는데, 쉽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내 삶에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결과가 좋으면 더욱 만족스러울텐데..
페퍼톤스&정승환 공연
성남아트센터에서 했던 페퍼톤스&정승환의 공연/ 함께 한 공연도 재밌었는데, 우연히 퇴근길까지 함께 하게 되어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가끔 이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올해는 이제 제발 그만 아프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