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실은 이 집에서 두 번째로 큰 방이다. 방 안에는 침대와 커다란 책상, 옷걸이와 수납장이 사면의 벽을 따라 놓여 있다.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있고, 택배 상자나 과자 봉지 같은 것들도 놓여 있다. 방바닥에는 벗어놓은 옷이나 이런저런 물건들이 떨어져 있어 어지러워 보인다. 침대 위의 이불도 아무렇게나 뭉쳐져 있어 방 주인이 정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호실에 거주하는 S는 H와 J의 아들이다. S는 올해 나이 30이 되었다.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퇴근하면 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취미다. 가끔 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문을 잠그기도 한다. S는 집안일을 거들지는 않는다. H와 J는 S가 직장에 잘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게 여기고 집안일도 면제해 주고, 재워 주고 밥도 먹여준다. S는 월급 받아서 생활비 한 푼 내놓지 않고 혼자 다 쓰지만, H와 J는 자기 용돈이라도 벌어서 쓰는 게 어디냐며, 더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