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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리 Oct 21. 2023

2호실

   2호실은 이 집에서 가장 작은 방이다. 방에 달린 발코니에는 세탁기가 놓여 있고, 빨랫감과 세탁세제 같은 물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방안에는 싱글침대와 작은 책상, 옷걸이가 전부이며, 책상 위에는 탁상 달력과 필기구가 가지런히 잘 정돈되어 있어 정갈한 느낌을 준다.      


   2호실에 거주하는 J는 H의 남편이다. J는 직장에 다니다가 55세에 은퇴했다. 이후로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지내고 있다. J는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꼼꼼하여 집안 살림을 깔끔하게 잘 해내고 있다. 유머가 있고 감성적이며 잔소리를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아내와도 친구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아내와 각자의 방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방식이 두 사람에게 만족도가 매우 높다.      


   두 사람은 중요하게 결정할 일이 있거나 진지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을 때는 근처 카페로 간다. 주말에 여유 시간이 있어서 책을 읽거나 노닥거리고 싶을 때도 두 사람은 각자의 노트북과 책을 챙겨서 카페에 앉아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긴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이 마주치면 잘 웃는다. 두 사람의 표정에서 뭔가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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