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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esito쏠레씨또 Aug 15. 2022

Fake it till you make it(마지막편)

실패 후 절망하지만 않으면 우리는 계속 발전한다.

우연하게 설거지하다가 듣게 되었던 뇌과학자의 유튜브 영상은 나에게 큰 영감이 되었다. 17분 동안의 영상에는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도록 뇌과학자, 김대수 KAIST 교수가 우리 뇌를 잘 쓰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그동안 우리가 실패에 힘들었던 이유, 더 나아가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을 아주 과학적으로 풀어놓았다. 인상깊게 보았던 내용을 요약하자면은 아래와 같다.


우리들이 설정한 목표(시험, 취업, 다이어트 등) 달성에 좌절했던 뇌의 알고리즘을 알려주었다. 뇌의 기본적으로 생존과 적응에 집중하도록 진화해왔기 때문에 실패에 스트레스받는 동안 뇌는 활동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 후에 어떻게 해서든 의미부여를 하여 이를 통해서 얻은 것들을  분명히 가려내야 한다.
실패 후 절망하지만 않으면 뇌가 갖고 있는 기능과 지식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은 상당히 값진 것이기 때문에 그 생각을 격려하고 뇌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뇌에 보상을 주는 것은 중요한 작동원리로써 뭔가 칭찬을 받거나 내 몸이 도움이 되는 자극을 받는 긍정적인 경험을 할 때마다 도파민이 활성화되면서 그 경험을 좋아하게 되면서 강화 학습이 된다. 그러니까 목표를 위해서 참는 그 과정이 뇌에 보상이 되도록 만들어주어야 뇌과학적인 접근방법이다.


참고 유튜브 영상:

뇌과학자가 알려주는 내가 내 능력 100%를 다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 | 김대수 KAIST 교수, 뇌과학자 #뇌과학 #자기 계발 #성장 - YouTube


얼마 전 입사 교육의 세 번째 시험에서 기준을 넘지 못해서 재시험 대상자가 되었다.  80% 합격을 달성해야 하는데 반해 70%에 머물렀다. 회사 업무 전산시스템 프로세스를 잘 다루는지 확인하는 2개의 실전 문제 중에 1개를 어설프게 이해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르게 프로세싱을 해서 그 문제에 대한 점수를 하나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부팀장이 개인 줌 미팅 시간을 잡아서 어떻게 해서 두 번째 문제는 완전히 받지 못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이에


"그때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게 알고 있었고, 아는 대로 시행을 했습니다. 이메일로 교육자료를 보여주면서  교육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제가 틀리게 이해하고 있었고, 정확하게 다시 짚어주었습니다.  또 재시험에 대해 여쭤보니 1차 2차 시험에서 잘 치렀기 때문에 3차 시험에 대한 탈락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지만 만일 다시 시험을 치길 원한다면 다음 주부터 스케줄 되어있는 메디컬 트레이너 담당자나 매니저에게 직접 요청해서 스케줄을 잡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


라고 솔직하게 말했더니, 부팀장이


"쏠레씨또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어떤 부분에서 헷갈렸는지 이해가 됩니다.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판단되네요. 저는 선생님이 떨어져서 많이 놀랐긴 했어요. 괜찮아요. 혹시 재시험을 치를 의향이 있나요?"


" 네, 재 시험은 제가 교육을 마치고 독립했을 때 제가 일을 할 때 편하기 위해서 하고 싶어요. 그래서 번거로우시겠지만 날짜를 잡고 시험을 다시 치르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라고 부탁드렸다. 그렇게 스케줄상 8월 11일에 부팀장님의 감독 아래 재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말은 의기양양하게 했지만 탈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오히려 공부를 했음에도 더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닐까는 생각에 초조했었다. 그리고 남들 다 붙었다는 시험에 탈락자가 나라는 게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결과를 받았던 당일 속상함에 인사팀에 대리로 일하는 친구에게 연락해 경력자가 이러고 있으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아무리 경력자라고 해도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위로를 해주었다.  그래도 경력직은 다르다고 자신에게 시간을 좀 더 주고, 자발적으로 재시험까지 친다고 했으니까 최선을 다해보자고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치킨을 시켜 먹고 나서 의식적으로 다시 한 번 더 이 실패에서 얻는 점을 짚어보았다.


1.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어설프게 합격했다면 내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일하면서 실수하고 지적받을 때까지 모를 것이다.
2. 틀려도 지금 틀리고 실전에서 제대로 하는 것이 낫다.
3. 업무교육내용들은 유기적으로 연계가 되어있기 때문에 한번 더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복습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으로 받아들이자.


라고 되새기면서 매일 5시 30분에 일어나 복습을 했다. 매일 새롭게 나가는 교육 내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고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내용과 연계되는 부분을 확인하고 지난 시험에서 틀렸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더 복습하고 찾아보았다.


1주일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부팀장님의 감독 아래 시험을 다시 치렀다. 지난 시험과는 다르게 출제 분야가 조금 다른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출제되어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영어로 된 문제를 읽고 또 읽으면서 내가 했던 답이 맞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신중하게 작성하여 제출했다. 넉넉하게 2시간 정도 주어진 시험에서 1시간 20분 정도를 소요했다. 시험 결과는 다음날  객관식, 실전문제 둘 다 만점을 받고 마무리를 했다. 해당 과목의 트레이너와, 교육담당 채점자는 축하의 이메일을 보내었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교육에서도 계속 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파이널 시험에서 80%를 달성하지 못해서 재시험 대상자 됨



뇌를 잘 다룬 후에 받은 시험 점수



물론 처음부터 잘 이해하고 치렀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서 나를 비난하고 자책하기보다는 좋은 것을 주고(맛있는 거, 선물, 진심 어린 조언) 마음을 좀 달랜 후에 이 해결 과정에서 내가 얻은 것들이 나중에 어떻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정리하고 집중하는데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시험에 떨어진 다음날 유튜브 알고리즘의 소개로 이 영상을 알게 보고 실천한 덕에  원했던 바 보다 좋은 결과로 마무리를 짓고 다음에 내게 다가올 실패에 대응하는 전략을 제대로 배우게 되어서 기쁘다. (김대수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을 했던 내가 그동안의 실패에 많이 힘들고 유독 스트레스에 취약했는지 이제서야 파악이 되었다. 자존심이 유독 센 편이라서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이를 악물고 버텼다. 실수에 타인보다 내가 나에게 모질게 대하면서 왜 그 정도밖에 안되냐면서 다그쳐댔다. 심지어 밥 먹을 자격조차 없다고 될 때까지 참고했는데  그걸 깡이라고 여겼지만 아주 비효율적일뿐더러 다른 말로는 자학이었다. 만일 자존심이 센 성격이 아니었다면 금세 지쳐 쓰러졌을 것이다. 그걸 버티느라 내 몸과 마음은 극도의 긴장 상태였을 것이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주변에 대해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웠다.


32살이 되어서야 고작 입사 교육시험 탈락 후 의 과정에서 적용했던 뇌과학자의 조언은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주었다. 스트레스 조절을 방법을 정확히 알게 되었고, 새롭게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에 대한 자기 조절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Fake it till you make it(될 때까지 그런 척하면 된다)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나를 아껴가면서 이뤄내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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