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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esito쏠레씨또 Dec 11. 2022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운동도 완급조절을 하면서 해야 합니다. (A Sound Body_)

**2부작으로 진행될 연재 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브런치 업로드에 성실치 못했던 이유를 설명하는 고해성사이자, 건강하고자 시작한 운동이 의도치 않게 삶의 균형을 망가뜨렸던 실제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작성되었습니다.**


아마 5월 무렵이었을 것이다. 토요일 오전 11시 크로스핏을 다녀오면 주말 내내 매트리스가 무선충전기인 양 종일 누워 에너지를 충전하기 시작한 시점이. 주말이니까 여유로워진 마음에 덩달아 몸도 활동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무심코 넘겼다. 초반에는 내 몸이 단단해지면서 근력이 쫙 쫙 붙는 느낌이 좋아서, 무게와 반복 횟수가 늘어가는 것이 가시화되는 됨에 매료되어, 나중에는 고강도로 나를 몰아세우면서 결국에는 해내는 그 짜릿함에 중독되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박스(크로스핏 체육관)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2월 4일부터 시작했던 크로스핏과 10월 13일을 기점으로 이별했다.


다시 올해 5월로 돌아가자. 그때부터 운동으로 빠졌던 살이 찌기 시작하고(3kg), 과식이나 조금의 음주에도 피로감이 내 몸에서 도통 빠져나가지 않았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회복 속도는 더욱더 더뎌져갔다. 무릎도 아프기 시작하면서 장비와 영양제를 사 가면서 이 운태기(운동+권태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그래도 그때는 아직 일을 시작하기 전이라서 버틸만했다. 문제는 입사를 하고 일을 하면서 활력이 되어야 할 운동이 내 몸에 부담으로 짓눌렀다. 재택근무라 3개월간 트레이닝을 아주 철저히 받았는데, 거기에 쏟아낼 집중력이 도무지 끌어 오르지 않았다. 결국 온 힘을 끌어모아 겨우 마무리 짓고, 9월 중순쯤에 한의원을 찾아갔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체력을 키우려고 노력하는데, 이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감과 우울감, 절망감을 해결할 방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간호사면서 한의원부터 찾아갔냐고 물어보신다면, 입사하기 전 6월에 시행한 건강검진에서 모두 정상으로 나왔기 때문에 한의원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한의사가 내린 처방은 운동 횟수를 줄여라는 것이었다. 사실 9월부터 업무에 부담이 되어 주 6일에서 5일, 그것도 벅차  3일로 횟수로 줄이고 있다고 했는데, 한의사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으니 더 줄이고, 잠을 충분히 많이 자두라고 했다. 잘 쉬면서 몸이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하는데, 재생도 되기 전에 혹사시키니 무리가 된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몸이 피곤하면서 시작된 우울함도 고백했는데, "피로함집중력 저하성취력 저하"의 반복적인 고리가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으니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 일단 운동을 줄이거나 낮은 강도의 운동으로 바꿔보고 그래도 증상이 지속되면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심지어 진료비도 받지 않고 나를 돌려보냈다.


지불한 수강일만큼만 다니고 필라테스로 바꿔서 강도를 줄이니, 확실히 피로가 한결 씻기는 듯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가을을 타기 시작한 것인지, 고강도 운동으로 분비된 엔도르핀이 뚝 끊겨서인지 모르겠지만 무기력이 내 몸과 마음을 집어삼켰다. 매주 쉬는 날마다 하는 집 청소도 귀찮고, 밥을 직접 지어먹은 행위 자체가 지긋지긋해졌다. 새로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도 아니었다. 누구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 가장 안정적인 상황에서 스스로를 먹여 살리는 것 자체가 버겁고, 싫증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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