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나서는 시간은 일정하다.
아파트 정문 건너서 버스를 타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9시 35분 출발이지만 가끔 9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탄다.
가까운 곳을 갈 때는 10시 5분 버스를 타기도 한다.
마을버스라 배차 간격이 15분이나 된다.
처음 오지로 이사 올 때는 15분 정도 걸어서 지하철을 탔는데 점점 꾀가 난다.
운동하러 나가면서 15분을 걷지 않는 모순이다.
오늘도 기사는 버스 출입문에서 두어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번갈아 담배를 피우는 기사는 3명이었다.
연령 분포가 고르다.
한 명은 청년, 한 명은 중년, 한 명은 노년기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언젠가부터 청년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할머니와 기사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 젊은 총각이 안 보이네?
아, 걔 그만뒀어요.
아니, 왜?
잘렸어요.
두어 번 접촉 사고 내고 말도 잘 안 들어서 해고됐어요.
저런, 인사도 잘하고 괜찮았는데......
흡연 기사 한 명이 해고됐으니 두 명이 남았다.
번갈아 가며 바로 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더니 이제 두어 발자국 떨어져서 피우고 시간이 되면 올라탄다.
사무실에 민원을 넣을까, 말까?
못 피우게 할 수는 없고 연기가 사방 20m는 날아간다고 하니까 버스 승강장에서 20m 떨어져 피라고 하고 싶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5분 동안 아무도 안 타서 나 혼자 기사가 모는 큰 차를 자가용으로 이용했다.
내리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할 만한데 안 했다.
기사가 먼저 안 했기 때문이다.
대체로 올라탈 때는 인사를 하는데 내릴 때는 생략하는 때가 많다.
그것도 기사가 먼저 하면 나도 한다.
거의 매일 일정한 시간에 마을버스를 왕복으로 타니 나를 모르는 기사는 없을 것이다.
저 여자는 무슨 일을 하기에 주말도 없고 휴일도 없나 생각할 만하다.
그래도 안면을 트지 않고 수동적으로 인사한다.
어떤 기사는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해도 나는 말로 응답해 주긴 한다.
나는 매사에 수동적이다.
내가 먼저 움직이는 적이 별로 없다.
길잡이 하면서 길벗들과 가까워진 것도 상대방이 먼저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내가 더 적극적이 된다.
그러다 상대방이 시들해지면 포기도 빠르다.
아무 걱정이 없다.
상대방이 하는 대로 맡기고 물 흐르는 대로 사는 것이다.
그렇다고 싫은데 억지로는 못한다.
브런치를 시작할 때도 이런 신세계가 있나! 하면서 이 글 저 글 다니며 읽다가 구독을 눌러 600개 이상의 글에 구독을 했다.
반면에 내 구독자는 그 반도 안 됐다.
얼마 안 가 정신을 차리고 맞구독을 안 한 경우에 나도 구독을 취소해 버렸다.
이제 구독에 연연하지 않고 먼저 구독자가 되지는 않지만 누군가 고맙게도 구독자로 오면 나도 기꺼이 달려가서 구독자가 된다.
한자어로는 상부상조(相扶相助),
우리 속담으로는 ‘가는 정(말)이 있어야(고와야) 오는 정(말)이 있다(곱다)’,
영어로는 'give and take'다.
마을버스 기사 얘기하다가 나도 모르게 브런치 구독으로 가지를 쳤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서 산은 산대로 거기 있게 놓아두고 물은 흐르는 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자.
오면 반갑게 맞이하고 간다면 억지로 붙들지 말자.
두서없는 글에 마무리는 해탈의 경지,
삶이 참 단순하고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