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은 내일부터

by Anima

여의도 근처에서 출발할 때 가는 식당은 정해져 있다.

국회의사당 안 박물관 구내식당과 ‘강변서재’라는 북카페, 여의나루역에 바로 붙은 햄버거 가게이다.

박물관 구내식당은 국회 직원용이지만 일반 사람도 갈 수 있어 가끔 이용한다.

키오스크로 식권을 사는데 5,500원이라는 가격에 7첩 반상쯤 된다.

박물관 구내라 어린이 손님을 위해서 가끔 소시지 반찬이 나오는 것 빼고는 먹을만하다.

‘강변서재’는 역시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빵과 음료를 파는 북카페다.

한강변이 보이는 자리에서 한가하게 책을 읽기도 하고 한담을 나누기도 한다.

물론 걷기 전 먹기 위해 가는 우리는 단체석에 앉아 주문한 빵과 음료를 먹는다.

여러 종류의 빵을 한 가지씩 골라서 나눠 먹는 재미가 있다.

카페인 때문에 어쩌다 오전 10시 이전에만 커피를 마시는 나도 여기에서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빵이 커피를 부르는 것이다.

여의나루 3번 출구 바로 붙어 있는 햄버거 가게는 간단히 한 끼를 때울 수 있어 다른 곳보다 자주 이용했다.

새우버거를 좋아하지만 메뉴에 없어 차선으로 치킨버거를 주문한다.

의자에 앉아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한강변을 바라보면 그 순간은 남부러울 것이 없다.

햄버거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들이 많지만 덜 익힌 고기 패티도 아니라 한 달에 두어 번 먹는 것은 괜찮겠지 하고 마음껏 먹는다.


며칠 전에 여의나루에서 샛강을 걸으려고 갔는데 그 햄버거 가게가 폐업을 했다.

갈 때마다 붐비지는 않아서 우리는 좋았는데 적자를 면치 못했나 보다.

아쉽다. 어떤 가게가 들어설지 궁금하다. 이왕이면 다른 햄버거 가게라도 다시 들어섰으면 좋겠다.


오늘은 여의나루에서 한강 철교를 지나 동작대교까지 걸었다.

겨울에 먹던 한강 라면이 생각나 봄맞이 한강 라면을 먹고 출발했다.

라면만 먹어서는 영양 부족이라 집에서 간식을 준비해오라 했더니 8명이 싸 온 간식으로 한상을 차렸다.

김치, 김밥, 과일, 쑥가래떡, 편생강, 건자두......

어떤 길벗은 여러 가지 먹을 것을 정성이 가득하게 개별 포장해서 나눠 주었다.

여의나루 편의점에서 라면과 계란을 골라 계산하면 3분~4분에 끓일 수 있는 종이 용기를 준다.

바닥이 알루미늄이라 또 건강염려증이 발동하기는 하지만 뭐, 한 계절에 한 번 먹는 정도니 괜찮겠지 하고 맛있게 먹는다.

게다가 짠 국물은 남겼으니 크게 걱정할 바도 아니다.

바야흐로 꽃이 피고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토요일이라 가족끼리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거나 그늘막을 치고 봄을 즐긴다.

한강변을 걷다 보니 멀리서 물고기 한 마리가 펄쩍 뛰어오른다.

눈이 호강하고 배가 부른 봄이다.


곧 다가올 여름에 얇은 옷을 입으려면 몸매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매일 한 끼 매식하고 길벗들이 주는 간식을 마다하지 않으니 걱정이다.

게다가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잔반 처리를 자처한 것이 자충수다.

아깝다고 먹어버리는 미련 떨지 말고 80%만 먹어 보자, 내일부터!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