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소식이다, 한 끼에 80%만 먹자고 다짐했었다.
그러면서 오늘 한식뷔페 간 것은 잘한 일이냐?
어제 용답매화거리에 막바지 꽃을 피우는 홍매화를 보러 갔다가 뜻밖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보았다.
오늘은 벚꽃 보러 가야지 하다가, 참! 지금 응봉산 개나리가 한창이지, 그걸 놓칠 수가 없어 신금호에서 밥을 먹고 대현산 거쳐 응봉산으로 가기로 했다.
이 코스를 걸을 때는 한식뷔페 집을 또 가야 한다.
가는 중에 자주 나오는 길벗이 한마디 한다.
나는 뷔페 싫어하는데 응봉산 개나리 본다니까 나왔어요.
아니마님은 항상 이 집을 잘 다니시더라.
자꾸 먹으면 질리지 않아요?
매일 먹는 한식이 왜 질리나?
반찬도 여러 가지라 골라 먹으면 되지요.
나는 음식에 까다롭지 않아서 그런지 괜찮은데.
그리고 매일 다니면서 새 음식점 찾는 것도 피곤한 일이에요.
매일 걷는 게 중요하지 맛집 찾는 거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걷기 위해 먹는 것이지, 먹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라서 몇 군데 정해놓고 먹는 게 편해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전에도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다.
까탈이가 또 덧붙인다.
길이 좋아서 나오려고 해도 그 음식이 그 음식이라 안 나오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러면 맛집 찾아다니는 사람 길을 가면 되지요.
길벗들도 다 자기 취향에 맞게 길잡이를 선택해서 나오면 되지요.
가만 보면 까탈님은 음식을 아무 거나 먹지 않는 것 같아요.
비빔밥도 싫어하고 만두도 싫어하고......
뭐 먹으면 꼭 맛이 이러니 저러니 품평을 잘하고.
아무 거나 먹지는 않지요. 저 만두 좋아해요. 아주 맛있는 만두만.
매번 나와서 음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면서 마치 자기 입만 고급인 양 말하면, 그래, 네 입이 고급이라 그렇게 살이 찌고 배가 나왔구나 하고 싶은 것을 참는다.
접시 들고 다니면서 한 그릇에 갖가지 반찬을 담는 품위 없고 교양 없어 보이는 뷔페가 싫으면 안 나오면 될 텐데 나올 때마다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다.
전에 계속 반찬 타령, 식당 타령하다가 식탁에서 핸드폰 남용으로 면박을 주니 안 나오는 타박이의 여성판이다.
그렇다고 뷔페 와서 조신할 내가 아니라 어제의 다짐이 무색하게 한 접시에 갖가지 반찬을 담고 미안해서 밥은 두 숟가락 정도만 담았다.
까탈이 쪽은 쳐다보지 않아 무슨 반찬을 얼마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먹고 싶은 것만 먹으려면 혼자 걷다가 고급스러운 식당에 가서 먹든지 가족들과 오붓하게 성찬을 즐기든가 할 것이지 걸으러 나와서 먹을 것 타박하는 사람 보면 주둥아리를 한 대 때려주고 싶다.
또 걷다가 커피가 당긴다고 카페 가자는 사람도 있다.
걷는 중에 카페 가면 맥이 끊어져서 안 된다, 끝나고 원하는 사람끼리 가라고 하면 툴툴거린다.
어떤 길잡이는 카페도 자주 가는데 어쩌고저쩌고......
고급스러운 점심 먹으려거든 가족이나 친구, 애인과 같이 가시고 중간에 분위기 있는 카페 가시려거든 카페 순례하는 길잡이에게 가세요.
내일은 진달래 보러 원미산 오르기 전에 근처에서 중식 먹을 텐데 괜찮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