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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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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cere Baek May 12. 2021

사랑의 거리두기

모든 사랑에는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사랑
: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우리는 누구나 사랑하는 이와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곱씹어볼수록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체감한다. 인생에서 사랑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중요해 보이는 모든 것들이 사랑 없이는 의미가 없어진다.


사랑의 사전적 정의에서처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대상과 우리는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남녀 간의 사랑에서 거리두기란


남녀 간에도 사랑한다고 불 같이 달려들면, 말 그대로 ‘불’이 된다. 서로가 다치기 십상이다. 상대를 향한 감정이 불같이 뜨거울 때 기억해야 할 것은 그것이 점점 잦아드는 ‘느낌’이란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열정적인 사랑의 유지기간은 3개월~ 3년이라고 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생리적으로 찾아오는 유효기간으로 그 이후로는  다른 감정으로 함께 해나간다.


누구나 불타올랐다가 꺼져버리는 뜨거운 사랑이 아닌 잔잔하지만 꾸준한, 그런 사랑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초기의 뜨거운 감정이 없어져도 사랑할 수 있는 관계는 어떤 관계일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서로 존경하고 존중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남녀 간의 감정을 빼놓고 보더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이런 사실을 공감하고 서로 존중과 존경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상대에게 가끔은 거리를 두고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건 서로의 더 끈끈하고 건강한 관계를 위한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뜨거운 감정에만 매몰되어 가까이, 가까이만 붙으려고 하기보다 적절한 거리두기도 동시에 필요하다.



가족 간의 사랑에서 거리두기란


1.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동생은 외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님은 그런 동생이 항상 마음에 쓰이신다. 요새 우리가 찜기로 건강한 음식을 잘해 먹고 있어서 엄마께선 동생도 우리가 쓰고 있는 찜기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나 보다. 오랜만에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다 너도 이 찜기를 사라고 하신다. 하지만 동생은 잘 안 쓰게 될 것 같다며 그럴 맘이 없어 보였다. 엄마는 이 좋은 것을 아들이 하지 않는 걸 안타까워하시고.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아빠가 하시는 말.


부모 자녀 간에 너무 서로 생각을 강요하면  좋다~ 적당히 떨어져서 마음만 주고받아야지.”


아무리 부모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자식에게 강요할 수 없다. 내게 좋아 보이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상대에겐 필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좋은 것을 주고싶은 마음이 강요나 선을 넘어서는 것이 되지 않도록 적절히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2. 우리는 가족에게, 가장 가깝고 편하다는 이유로 가볍게 대하기 쉽다. 서로의 소중함은 전혀 가볍지 않은데 말이다. 언젠가 아빠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부모와 자식 간에 너무 편하게, 또는 너무 모든  받아줄 것처럼 행동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각자 사회생활을 하며 서로의 나이  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너희는 엄마, 아빠 정도의 나이뻘 되는 분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우리는 너네 나이뻘 되는 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우리도 너네가 밖에선 지위도 있고, 어엿한 사회의 성인으로 대접받는단  기억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밖에서 부모님 뻘 어른들껜 깍듯하게, 예의를 차린다. 그런데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모님껜 그분들에게 보다 존경과 예의를 표현하고 있지 못했다. 한 발짝 떨어져서 가장 소중한데도 가깝다는 이유로 놓치고 있는 것들이 없는지, 가끔은 거리를 두고 기억해내자.





적절한 간격이 있을 때 한 단계 올라선 사랑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간격은 존중과 존경의 틈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사랑을 할 때 우린 상대에게 뭔가 강요하거나 수탈할 수 없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쉽게 넘고 있지 않은지, 가깝다는 이유로 오히려 사회생활하며 만나는 타인에게 차리는 예의와 존중을 가장 사랑하는 대상을 대할 땐 배제하지 않는지 생각해보자.


존중과 배려가 바탕이 된 적당한 거리두기가 오히려 우리를 가깝게 한다. 모든 사랑에는 이런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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