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단순한 것이 더 어렵다!
제로웨이스트? 온라인 스토어의 현실은.
제로웨이스트 샵(zero waste shop)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제품판매 시 포장재를 '0'으로 하여, 환경보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게입니다. 그런 가게를 가보면, 봉투 등은 제공하지 않고, 꼭 포장(?)이 필요한 제품은 신문지 등으로 둘둘 말게 되어있거나, 소비자가 직접 용기를 가져와서 담아가도록 되어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의미 있는 가게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판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구매는 제품을 보호하고, 배송하기 위한 각종 '포장'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이 포장은 쓰레기가 됩니다. 그렇다고 온라인 스토어의 제품을 포장 없이, 그리고 보호재 없이 배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발생하는 거죠.
꼭 여러 겹의, 그리고 화려한 포장은 필요 없지 않을까?
온라인에서 구매한 물건을 받아 열어보면, '아, 여긴 신경 좀 썼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판매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명절 선물로 받은 물건들을 보면, 몇 겹에 걸친 상자나 보자기, 선물용 쇼핑백 등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물론 선물을 풀어보면서, 기분도 좋고, 설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명절이 지나고, 아파트단지 재활용쓰레기장에 가보면, 각양각색의 예쁜 상자들과 쇼핑백들이 버려져있습니다. 그 예쁜 포장들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던 거죠.
파이토퓨어를 창업하면서, 유통채널은 '온라인 스토어'만을 생각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유지하기에는 아직은 회사의 규모도 작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1가지 종류만 있을 것이니,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투자하는 것은 이르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제품 패키지나 포장 패키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분말포제형의 한계: 포의 개별포장은 필수
사실, 포장재를 가장 적게 사용할 수 있는 제형은, 알약형태를 그대로 병에 모두 담는 것입니다. (요즘은 여러 가지 종류의 알약을 먹기 편하게 하루치씩 작은 비닐파우치에 담는 제형의 영양제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알약형태여서, 포장재를 가장 적게 사용한다는 것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분말포'제형을 선택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기능성으로 하는 영양제를 먹으면서, 물도 준비해야 하고, 약처럼 먹어야 한다면, 어딘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휴대하고, 물 없이 먹을 수 있고, 먹는 순간 감각적으로도 상쾌해지는 제형으로 분말포(쿨멜팅) 제형을 선택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1회 섭취량을 '포'에 개별포장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꼭 필요한 패키지만.
그래서, 꼭 필요한 패키지만으로 포장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개별 '포' 포장은 피할 수 없지만, 그 포의 크기는 최적화한 크기로, 그 포들이 담기는 상자(단상자) 역시 반달치의 포가 딱 맡게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그리고, 우선은 상자의 상자는 안 만들기로 했습니다. 즉, 단상자 2개들이 상자, 단상자 4개들이 상자 등을 선물용 포장으로 따로 만들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성분표도 단상자에 표기함으로 따로 종이에 인쇄하여 상자 안에 또 넣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단상자 종이 또한 FSC 인증 종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FSC인증이란 국제적 산림관리단체인 FSC가 지속가능하도록 관리된 산림과 그런 산림에서 생산된 목재·비목재 제품의 제조·가공·유통 업체에 부여하는 인증입니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추구하는 종이에 주어지는 인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명절 선물 용으로 필요하다는 고객분들의 요청이 들어오면, 선물용 상자를 추가로 제작하게 될지는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지금은 단상자를 담기 위한 추가 선물상자는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단상자의 디자인은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게 하고자 했습니다. 각종 문양이나 장식 등은 단상자에 달지 않기로 했죠. 단순한 색깔과 꼭 필요한 정보를 담은 글씨만으로 단상자 디자인을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색깔이 파란색! 파란색은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색깔이어서, 스트레스에 시달리시는 분들께, 마음의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색깔입니다.
그리고, 포인트로는 노란색을 선택했습니다. 노란색은 에너지를 주는 색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에 시달리시는 분들께, 필요한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색깔입니다.
이는 우리가 제품의 성분을 구성하면서, 목표로 한 기능성과도 딱 맞는 색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품 이름도 직관적으로.
사실 제품 이름을 짓는 것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기억하기 쉽고, 직관적으로 뜻이 이해되는 이름 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생각한 이름은 '사르르'. 쿨멜팅제형으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고, 이와 함께 스트레스도 사르르 녹는다는 의미였죠. 그런데 의외로 '사르르'라는 이름을 쓰는 카페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이 녹는 느낌을 표현한 것이겠죠. 그리고, 건강기능식품임을 생각하면, 제품명을 통해 성분을 추측할 수 있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성분인 홍경천추출물에서, 기능성을 가진 성분은 '로사빈'이라는 성분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각종 에너지대사, 세포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 B군과 아연을 조합한 제품입니다.
로사빈+비타민 = 로사비타
이상한 공식 같지만, 만들어 놓고 보니, 발음도 쉽고, 기능성 성분의 이름도 담겨있는 이름으로 좋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고객들은 처음 듣는 제품명이니, 처음에는 낯설 수 있습니다. 그래도, 부르다 보면 쉽게 기억되고, 성분에서 이름을 땄다는 것도 이해해 주실 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고민을 담은 제품 패키지 디자인이 가 바로 이것입니다.
단순하면서도, 고급(?) 지고, 불필요한 꾸밈이 없는 패키지라고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판매를 시작하며,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개선이 필요하면, 계속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제 생산하고, 유통채널을 준비해야 합니다.
거의 1년이 걸린 준비기간 끝에 론칭의 순간이 보이는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