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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솔 Oct 22. 2024

12. 녹차 좋아하세요?

_ 녹차의 주요 성분, 그중 L-테아닌

녹차 좋아하세요?

제주도에 단체관광을 하면, 빠지지 않는 곳 중 하나가, 오XX의 녹차 밭입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처음 그곳에서 넓게 펼쳐진 녹색이 주었던 편안함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몰랐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 어른들은 '커피는 어린이는 마시는 거 아니야'라고 하시면서도, 녹차는 마시는 것을 허락했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그때, 어른들이 어린이는 마시면 안 된다고 하신 이유가 '카페인'때문인 것을 알았고, 지금도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는 날은 일부러 중간중간에 디카페인 커피를 찾아 마시며, 나름 하루 먹는 카페인의 양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녹차에도 카페인은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녹차는 어려서부터 마셨도 괜찮은 음료였고, 지금도 '디카페인 녹차'는 없습니다. 왜일까요?

챗GPT가 그려준 녹차마시는 고등학생


녹차와 홍차는 같은 풀잎

녹차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기원전 2737년 중국 황제 신농이 녹차를 찾아내었다고 합니다. 진실여부를 알 방법은 없으나, 분명한 건, 기원전 수천 년부터 중국에서는 녹차를 즐겼습니다. 서양의 차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나라가 영국입니다. 그런데 영국 하면 떠오르는 차는 '홍차'입니다. 색깔이 다르죠. 그러나 녹차와 홍차는 같은 풀입니다. 녹차를 발효한 것이 홍차입니다. 차 생산지가 아닌 영국이 홍차문화의 중심이 된 이유는 홍차재배지인 인도를 식민지로 지배하고, 당시 동인도회사의 주요 교역품 중 하나가 홍차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독립전쟁의 계기를 만든 것도 보스턴차 사건으로 불리는 '동인도회사의 차무역 독점권'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이나 영국인들 모두에게 '차'는 역사의 변곡점에서 한 점을 담당하는 기호식품인 셈입니다. 대단하죠? 그런데, 녹차와 홍차가 같은 풀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녹차를 발효한 것이 홍차입니다. 물론 발효과정을 통해, 색깔만이 아니라, 향과 맛도, 그리고 성분도 변화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같은 풀잎입니다.


녹차를 왜 마시시나요?

저는 커피를 많이 마시는 편입니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하루에 3~5잔 정도 마시는 것 같습니다. 각종 신문기사를 보면, 커피는 보통 '하루 2~3잔 정도 마시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 말은 역으로 생각하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녹차에 대해서는 건강에 좋다는 기사는 많지만, '몇 잔'으로 제한을 두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즉, 녹차는 많이 마실 수록 건강에 좋거나, 많이 마신다고 해서 해로운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녹차가 건강에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열심히 검색을 해보니, 2019년 7월호 건강다이제스트에 '과학으로 밝혀낸 녹차효능 10가지'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10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항산화 효과가 높다.

2. 심장질환 위험성을 낮춘다.

3. 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

4. 두뇌에 좋다.

5. 혈당 조절 효과가 있다.

6. 간 기능에 효능이 있다.

7. 피부에 좋다.

8. 운동 능력과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9. 체중 감량을 돕는다.

10. 치아 건강을 증진시킨다. (어떤 기사에는 충치예방과 입냄새제거에 좋다고 하네요.) 


이렇게 보니, 녹차를 안 마시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건강에 꼭 필요한 음식이 바로 녹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러한 효능을 나타내는 성분은 녹차에 담긴 수많은 성분 중, 어느 성분일까요?


녹차의 중요한 세 가지 성분: 카테킨, 카페인 그리고 L-테아닌

녹차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 중, 건강에 좋은 효능을 주는 성분으로 많이 연구된 세 가지 성분이 카테킨, 카페인 그리고 L-테아닌입니다. 이 성분들이 녹차 한잔에 들어있는 양은, 카테킨은 약 50~100mg, 카페인은 약 30~50mg, 그리고 L-테아닌은 약 5~20mg이라고 합니다.


카테킨: 항염, 항산화, 혈류개선, 만성질환 예방 등

카테킨은 녹차에 함유된 폴리페놀 화합물들입니다. 세 가지 성분 중 가장 많은 양인 녹차 한잔에 약 50~100mg 들어있다고 합니다. 즉, 한 성분이 아니라, 녹차에 함유된 폴리페놀 화합물들을 통칭합니다. 폴리페놀이란 식물에서 발견되는 방향족 알코올 화합물로서, 페놀 기를 2개 이상 가지고 있는 물질입니다.

폴리페놀


신기한 것은 흔히 방향족 화합물로 알려진, 벤젠, 페놀, 나프탈렌 등은 독성을 일으키나, 식물에서 발견된 폴리페놀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좋은 물질이라는 것입니다. 폴리페놀은 다시 타닌, 플라보노이드 등으로 다시 구분됩니다.

카테킨의 효능은 폴리페놀 성분에 따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능은 항산화기능, 염증 감소기능, 혈류개선 기능, 각종 만성질환 예방 기능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인: 적당히 먹으면 삶을 즐겁게 해주는 성분 

카페인하면, 아마 각성효과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피곤할 때 커피를 마시거나, 에너지 드링크 등을 마시는 것은 이 카페인의 각성효과를 위해서입니다. 아메리카노 한잔에는 약 75~15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흔히 에너지드링크라고 마시는 고카페인 음료의 경우, 한 캔에 80~100mg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녹차 한잔에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약 30~50mg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카페인이 몸에 해로운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카페인을 많이 섭취할 때입니다. 적당한 양의 카페인 섭취는 각성증가, 신체기능향상, 신진대사 증가, 기분 개선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과도하게 섭취한 카페인이 불면증, 신경과민, 소화불량, 심장박동수 증가, 탈수, 피로 등의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그럼 어느 정도의 카페인 섭취가 좋을까요? 성인기준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은 400mg입니다. 반면에 50kg 정도의 청소년은 125mg 이하입니다. 즉 50kg 정도의 청소년은 아메리카노 한잔으로도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녹차의 경우에는 적응량의 카페인이 들어있음으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나, 청소년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L-테아닌: 다 좋은데, 녹차 한잔에 가장 적게 들어있는 성분

L-테아닌은 1949년 일본과학자 이노우에 카즈오에 의하여 녹차에서 추출된 성분입니다. L-테아닌은 일부 버섯이나 녹차, 홍차에서만 주로 추출되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입니다. 1980년대에 각종 연구를 통해, 안정감을 증가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며, 집중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이 발표됩니다. 그리고, 사람의 뇌파 연구를 통해, 사람의 뇌파 중, 알파파가 심신의 안정과 연관되어, 알파파의 증가가 긴장완화와 스트레스 완화 등을 의미함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테아닌과 사람 뇌파 중 알파파의 관계가 연구되어, 테아닌이 사람의 알파파를 증가시키고, 이는 긴장완화와 스트레스 완화 등에 도움이 됨을 의미함이 밝혀집니다.

[Asia Pacific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08, L-theanine, anatural constituent in tea, and its effect on mental state 중에서]


우리 조상들이 '다도'라고 부르며, 녹차를 마시면서, 심신을 안정시키고자 한 것은 바로, 녹차의 L-테아닌 성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녹차 한잔에 테아닌이 너무 조금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녹차 한잔에 포함된 L-테아닌은 약 5~20mg입니다. 얼마큼을 먹어야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식약처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을 인정한 조건은 L-테아닌 200~250mg입니다. 200mg을 기준으로 한다면, 녹차를 10잔 ~ 40잔을 마셔야 섭취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래서, 만약 L-테아닌을 통해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받고 싶다면, 이 양을 녹차를 통해서 섭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별도의 L-테아닌을 섭취해야 합니다.


이제, 스트레스 관련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으로 좋은 후보를 하나 더 얻었습니다. 바로 L-테아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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