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전기차 bZ4X의 성능과 디자인을 대폭 개선한 신형 모델을 선보인다. 2023년 처음 출시된 이후 다소 저조한 반응을 보였던 bZ4X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번 신형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57.7kWh와 73.1kWh 두 가지 배터리 중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작은 배터리는 전륜구동에만 적용되고, 큰 배터리는 사륜구동 옵션도 제공된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 WLTP 기준 주행거리가 최대 573km까지 늘어난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주행거리 불안'을 크게 해소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에도 진화가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활용한 에너지 효율적인 eAxle을 탑재해 출력이 상승했다. 토요타 측은 이 개선된 bZ4X가 고성능 GR 라인업을 제외한 토요타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덕분에 사륜구동 모델의 견인 용량은 기존보다 두 배 증가한 1,500kg으로 향상됐다.
외관 디자인은 더 세련되고 날렵해졌다. 전면부는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더 정제된 인상을 준다. 실내는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센터 콘솔과 계기판, 기존 12.3인치보다 커진 14인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이 기본 장착된다. 듀얼 무선 충전 패드도 추가됐다. 특히 새로운 서스펜션 세팅과 소음·진동 저감 설계로 승차감이 크게 개선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실용적인 기능이 대거 추가됐다.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이 기본 탑재돼 충전 효율을 높였다. 이 기능은 충전 전 배터리를 최적 온도로 유지해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게 해준다.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현재 충전 상태와 남은 주행거리를 감안해 충전소를 포함한 최적 경로를 추천한다. 이 기능은 기존 구매자들도 무선 업데이트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충전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기존 6.6kW 온보드 충전기를 11kW로 업그레이드했고, 옵션으로 22kW 충전기도 선택할 수 있다. DC 고속 충전은 여전히 최대 150kW를 지원한다.
이번 신형 bZ4X는 토요타가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야심찬 시도로 보인다. 출시 이후 경쟁 모델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bZ4X가 이번 개선을 통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형 bZ4X는 올 가을 유럽에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