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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에 진심이라면, 교토 여기 어때?

2025년 5월 3박 4일 교토여행

by 꼬낀느

‘푸딩 여행’을 하고 싶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에서부터 유서 깊은 디저트 가게까지 푸딩이 흔한데, 우리나라에는 크게 주목할 만한 맛이 없어 가능한 한 많이 푸딩 가게를 찾아가 맛보고 싶었다. 그리고 필요한 재료를 사서, 집에서 하나씩 만들어 보고 싶었다.


5월 25일은 일본에서 ‘푸딩의 날’이다. 그뿐만 아니라, 매월 25일에 새로운 푸딩을 출시할 만큼 푸딩에 진심인 나라이다.


일본에는 1970년대 글리코가 개발한 ‘푸칭 푸링(プッチンプリン)이 있다. 푸칭은 “똑!” 또는 “툭!” 하는 소리의 의성어이고, 푸링은 푸딩의 일본어이다. 이 푸딩을 접시에 거꾸로 담고, 용기 바닥에 있는 돌기를 “똑” 떼면, 용기에 구멍이 생기면서 푸딩이 빠져나온다. '푸칭 하고 뜯으면 푸딩이 나온다'는 일본스러운 애교가 담긴 단어이다. 실제로 푸딩을 만들어 보면, 용기에서 푸딩을 꺼낼 때 요령이 필요한데, 이를 쉽게 만든 것이다.



목적지를 교토로 정하면서, 일본 사이트에서 푸딩 카페를 찾았다. 명소 네 군데를 찾았는데, 이번엔 가장 유명한 한 곳과 가까이 있는 푸딩 전문 가게를 방문했다. 나머지는 다음에 갈 예정이다.



일본 사이트에서 얻은 '교토의 베스트 푸딩집 4곳'


1. 빵과 에스프레소와 아라시야마 공원

https://maps.app.goo.gl/hFT7xb8GCKu4msCz5?g_st=com.iwilab.KakaoTalk.Share


2. 무게산보, Salon de Muge(菊乃井 無碍山房)

3. Kacto

호지차 푸딩(京都湊製茶の焙じ茶プリン), 880엔

4. Ushiro


이 중 두 곳을 추천한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가본 두 군데 푸딩 카페와 재료상


1. 빵과 에스프레소와 아라시야마 공원


가게의 외관과 정원, 그리고 메뉴 pdf에서 가져온 맛차 푸딩 가격


카페는 일본 전통 가옥의 모습이다. 두껍고 급경사인 초가지붕(카야부키, 茅葺き屋根)은 짚이나 억새 같은 식물성 자재로 덮여 있어, 단열 효과와 비, 눈을 막는 기능을 한다. 일본의 전통 농가나 사찰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이다. 벽면은 단순하고 목재 프레임과 흙벽이 혼합된 형태이고, 창호는 종이와 목재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미닫이(障子) 형식이다.

앞마당은 단풍나무(모미지, 紅葉)가 서로 다른 색의 단풍과 조화와 대비를 보여준다. 크고 작은 자연석이 놓여있고, 그 주변은 이끼로 촘촘하게 덮여 있다. 일본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치이다. 카페는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건물과 식물이 어우러져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편집한 자료)


교토역에서 45분 버스를 타고 간 아라시야마. 게다가 넘치는 서양 관광객들 때문에 내내 서서 갔다. 그리고 아라시야마 관광도 하지 않고, 다시 깜찍한 열차 '린덴'을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카페는 가볼 만했고, 말차 푸딩은 먹어볼 만했다.


‘안 달다. 푸딩은 매끄럽다. 맛차 맛이 강하지도 않다. 전체적으로 깔끔. 생크림은 차갑지 않은데 살짝 달다. 캐러멜 액에선 커피 맛이 좀 나는데 맛있다. 이 캐러멜 액이 포인트구나.’


나에겐 충분히 공부가 되었다.

1,600엔짜리 말차 푸딩을 천천히 반만 먹고 남겼을 때, 종업원이 나를 쳐다보던 의아한 눈길이 생각난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고요. 내겐 좀 넘치는 양이라서요. 충분히 맛봤어요.’


2. 쿄 야사카 푸딩 가게 (京八坂プリン)


대중적인 맛을 내는 다양한 푸딩이 병에 담겨 있어, 먹기 쉽고, 들고 가기 쉽다. 가격도 500엔 내외로 비싸지 않다. 청수사의 야사카 탑 부근에 있어 접근성이 좋지만, 무지무지 많은 사람의 폭격을 감수해야 한다. 나로서는 피하고 싶은 길이다.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부드럽고 편안하고, 특별히 강하지도 않은 맛. 모두가 디저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푸딩을 제공한다.


3. 베이킹 재료상 Tomiz(富澤商店|伊勢丹JR京都店)


교토역에 있는 이세탄 백화점은 내게 기특한 장소이다. 10층에는 즐겨 찾는 <이토야> 문방구점이 있고, 지하 2층에는 베이킹 재료를 파는 가게가 있다. 이번에도 두 번 갔다.

아가, 한천, 젤라틴, 그래뉴당을 집에서 쓰는 것들과 비교해보려고, 모두 작은 봉으로 사 왔다. 교토의 푸딩과 젤리를 만드는 비결에 조금 더 접근해 보고 싶은 소망에서.




시간이 많으면, 일본 여러 곳에서 푸딩을 맛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 오늘은 오후 수업까지 시간 있으니, 푸딩이나 하나 만들어 볼까? 나는 푸딩과 젤리를 만들어 보고, 먹어보고, 주위에 나누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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