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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라블라 김작가 Sep 06. 2019

이럴려고

내가 이럴려고 집에 있는 줄 아슈?!

나의 백수 라이프는 2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

서른살이 지나고, 사춘기보다 무서운 오춘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5년 장기근속도 하며 나름 성실한 10년차 회사원이었다.


10년이 지나면서 자아가 꿈틀거렸달까..

지금 나는 한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중이다.

모든일에 의문을 갖고 갑자기 이 길이 아닌거 같은..

나에겐 몹쓸 자아가 생겨 버렸다


이런저런 핑계로 1년을 못넘기는 회사들이 3번째인 어느날.

주말이 다가올 때쯤 조카(5살)를 봐달라는 언니의 카톡이 온다

본인은 학원을 가야 해서, 형부는 바빠서, 주말에 시엄니에게 맡길 수 없어서.. 블라블라

이유도 변명도 특별하지 않지만 딱히 약속이 없는 주말에 매.주.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문득

내가 백수여서?

아님 남친이 없어서?

이런저런 현실 문제에 깊은 한숨이 몰려오지만

생각해보니 직장을 다녔을 때나, 데이트가 있을 때도 격주 단위로 내가 조카를 봤던듯하다

내 상황과 상관없이 언니는 카톡을 보내는 것이다.


어느날은 주말 약속있다며 없는약속까지 만들어서 거절을 했더니

"그럼, 다음 주랑 다다음 주 조카봐줘, 미리 말했다."


이렇게 주말에 매주 조카를 봐주게 되었다는 나의 하소연에

주변인들은 주말에 무조건 나가라, 데이트를 해라 말하지만

지금 말을 하는 너는 매주 주말에 약속잡고 나가는가?

근본적으로 주말이 어려운 서른 후반(싱글)이다.

그에 따른 구차한 이유를 적어보자면..


1.

친구(시집 간 친구)

어쩌다 주말에 약속을 잡아도 급작스런 가족모임이 생겨버린다.

: 당일약속 깨기 장인(나는 머리로만 이해 해준다. 망알뇬)

또는 아이들 문센으로 바쁜 일정 속에 억지로 짬내서 만나는데 꼭 아이들과 동행한다

: (조카 피해서 나왔는데.. 실화냐!!)


2.

싱글인 선배 모임

그녀들은 왜 항상 핫해야 하는건지..

: 카페도 최고오급! 식당도 맛집 투어, 탐방! 만남이 아닌 주말 여행급이다.

  당일 데이트 비용도 크고 체력적으로 힘들다

: 주말은 왜 항상 스페셜해야 하나여? (그래서 우린 한 달에 한 번만 보는 걸로)


3.

내사랑하는 후배님들(30대 초중반)

: 주말이라 남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거나, 결혼 준비를 하거나, 동호회&모임이 있거나..

더더 어린 후배(20대 초중반)

: 커피 한잔 하면서 그들의 우당탕탕 사회초년기 & 연예인 이야기

 (나는 기억을 쥐어짜내며 공감해 주고 호흥한다)


4.

싱글친구

정말 귀한 사람들이다. 주말엔 사람 많다며 아예 밖을 안나옴.


초큼 오바해서 쓰긴했지만..

주말에 편하자고 만든 약속. 쓰면서도 지치는데,

이들을 매주 약속을 만들어서 만나야 하나?


특별한 취미도, 연애도, 배움에도 관심 없는 나에게

이제 주말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그저 오다리 뜯으며 넥플렉스보는 날이 BEST)


이번 주 주말도 조카를 봐달라는 언니의 카톡에

"ㅇㅇ"으로 대답하고, 더 이상의 카톡을 읽지 않는 것으로 소심한 화를 내 본다


아.. 이럴려고 회사 나온 거 아닌데..

나의 매마른 오춘기엔 잠시 공백이 필요합니다.

저를 찾지 말아주세요

빠이, 짜이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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