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내게 그런 말 하지마오
아이 엄마가 되어 연중 행사처럼 만나게 된
베프에게서 늦은 저녁 시간 전화가 왔다.
오늘은 친정집에서 딸없이 혼.자. 잘거라고 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우린 누가 먼저 할것도 없이
빠르게 외출 준비를 하고 오랜만에 밤 늦도록
수다를 떨자며 신이 났다.
술도 한잔 했겠다 기분 좋아진 우리.
클럽 줄인가 싶어 궁금해(이모님들, 아직도, 왜죠?)하며 두리번 거리는데.. 에잇.
손금과 관상을 보는 곳이었다
이태원, 주말 밤 10시가 넘은 시간.
30분 넘게 기다리며 점점 술도 깰 무렵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코로나 한참 전의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잘 맞추길래
젊은이들이 이렇게 줄까지 서서 관상을 보나
너무 궁금하던 찰라.
관상가의 첫마디가 들려왔다
외로울 관상이구만
아아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인건가??
아저씨, 사람은 누구나 외로워요
뇌를 거치치 않고 바로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에
아저씨는 당황해 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발끈한것은
요즘 들어 나는 동성이든, 이성이든
마음 줄 사람이 없어 외롭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관상으로도 외로움이 보인다니..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계속해서 쇼크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관상가는 친절하게 위로 섞인 설명을 덧붙여 주셨다
관상과 손금으로 보이는 외로움이란
옆에 사람이 있어도 스스로 느끼는 외로움이란다!
즉, 혼자 느끼는 외로움이 많을 관상이란 거지.
위로 받지 못해 여전히 울상인 내게
관상가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
자네는 외롭단 생각이 안날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일을 해!!
나는 더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내가 지금 일을 안해서 이리 외로운건가..
역시, 난 베짱이를 꿈꾸지만
소처럼 일을 해야되는 팔자인가부다
지금도 버거울만큼 바쁘고 힘든데 말이죠.
내일부터 야근 시작해야 합니까?
지금도 방에 누워 천장을 보고 있을때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말
납량특집보다 더 무섭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한마디
"외로울 관상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