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억 챌린지 그 이후는…?
결혼 첫해에 우리 부부가 세운 목표는 5,000만 원 대출 상환이었다. 그렇다면 한 달에 약 417만 원을 모아야 했는데 월평균 노동소득 700만 원으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 프리랜서인 내 소득이 너무 불안정하고 2) 월지출이 400만 원에 육박했기 때문에 결국 4,000만 원 대출 상환으로 목표를 바꾸었다. 그러다 재테크의 세계를 알아 가며 이 목표는 4,000만 원 종잣돈 모으기로 바뀌었고, 1년이 지난 뒤 순수 저축액만 목표한 금액의 약 두 배를 기록했다. 원래 목표를 부담 없게 잡고 초과 달성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놀라운 성과였다.
그리고 그다음 해인 2021년. 2020년에는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2021년에도 그만큼 저축할 수 있을 리가 없다며 반신반의했지만 우리 부부는 1억 모으기를 목표로 잡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1년 1억 챌린지에 성공했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부담도 있었다.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에는 1년 1억 챌린지에 실패하더라도 딱히 상관없었다. 9,999만 원을 모아 실패하더라도 우리한테는 엄청난 성과이니까. 하지만 블로그에 1년 1억 챌린지를 한다고 공표하고 월말 정산 글을 올리니 더 노력하게 되더라. 이제는 2022년, 우리 부부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2021년 1년 1억 챌린지 클리어!
박장대소 부부의 2022년 목표는?
2022년 1년 1억 챌린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내 노동소득이 지금보다 더 줄어드는 것이다. 막강한 번역 요율을 보장해 주던 프로그램이 작년 말을 기점으로 종료되었다. 영화사에서 일하며 손해 보는 노동소득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상당 부분 보전해 왔으니 타격이 크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다. 하지만 주 5일 번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새 거래처를 뚫기 부담스럽고, 2022년에는 임신 계획도 있다. 노동소득 현상 유지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2022년에도 1년 1억 챌린지에 도전해 보려 한다. 다만 장렬히 실패할 수 있음을 선언한다. 사실 내가 더 집중하고 싶은 챌린지는 18개월 부자 적금이다. 18개월 부자 적금에 성공한다면 1년에 1억이야 손쉽게 모을 수 있다. 그래서 18개월 부자 적금 챌린지를 메인으로, 1년 1억 챌린지를 서브로 진행해 보려 한다.
굳이 메인 챌린지와 서브 챌린지를 구분하는 이유는 번역에 매몰되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솔직히 주 5일 번역할 수 있다면 2022년에도 1년 1억 챌린지에 무난하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편의 노동소득이 꽤 올랐고 지난 2년간 이런저런 투자 노하우도 쌓이면서 투자소득을 포함한 각종 부수입도 꽤 되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앞으로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번역, 달리 말해서 노동소득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영상번역 너무너무 재미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게 일이니 재미있을 수밖에. 영어, 미드,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한테는 천직이다. 그래서 지난 5년간 열정을 다해 일했지만 이제 노동소득을 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당장의 돈을 포기하고 이것저것 도전해 보아야 한다. 손에 쥔 것을 놓아야만 새로운 것을 쥘 수 있는 법이니까. 그런 이유로 지금 우리 부부한테는 18개월 부자 적금 챌린지가 딱이다.
18개월 부자 적금 챌린지를 할 만한 적금이 있나 찾아보았으나 18개월짜리 적금 자체가 흔치 않고, 자유 적금이라고 하더라도 최소 1,000원 이상 납입, 추가 납입 최대 300만 원 제한 때문에 마땅치 않더라. 그래서 케이뱅크 플러스박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1월 1일에 1회 차 납입액인 100원을 넣었다.
번역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일감이 들어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받지만, 새로운 업체를 뚫거나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리해서 일감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재미있는 작품 번역 의뢰가 들어오거나 지난달 수입이 별로 좋지 않았다면 당장 돈을 벌 기회를 저버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선포해 두었으니 지키려고 노력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