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비를 생활화하는 방법
나에게 절약이란 좋은 소비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소비란 무엇일까? 커피값을 아껴 부자가 되기로 했다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원하는 것을 적절히 누리면서도 불필요한 지출은 최소화하는 것을 좋은 소비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절약을 자동화할 수 있다면 베스트. 그럼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좋은 소비를 생활화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2022년 박장대소 가계부에는 지출 점검 칸이 추가되었다. 월말에만 지출을 점검하고 평소에는 제대로 된 점검 없이 지출 내역만 작성하다 보니 잘못된 지출 습관을 반복하게 되더라. 그래서 생활에 필요한 합리적인 지출이면 소비, 나중에 후회가 되는 지출은 낭비, 미래에 더 큰 수입으로 돌아올 지출은 투자로 구분하기로 했다. 얼마 전에 남편이 대출이자 지출 내역을 작성하며 물어보았다.
대출이자는 소비야, 낭비야, 투자야?
낭비는 아니고, 대출이자는 소비 아닌가?
투자 아니야?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거니까.
그런데 전세대출이자를 투자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지 않나?
마통이자는 공모주 투자 때문에 내는 거잖아.
아, 그렇네. 그러면 마통이자는 투자고 전세대출이자는 소비겠다.
오키오키.
좋은 빚과 나쁜 빚이 있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었지만 실제로 지출 점검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니 확실하게 이해가 되었다. 좋은 빚과 나쁜 빚을 구분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로버트 기요사키 아저씨의 가르침대로 내 주머니에 돈을 넣어 주면 좋은 빚, 내 주머니에서 돈을 빼 가면 나쁜 빚이다.
그 관점에서 전세대출이자는 내 주머니에서 돈을 빼 가기만 하니 나쁜 빚, 마통이자는 공모주 투자를 통해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오니 좋은 빚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우리가 전세대출을 갚지 않는 이유 역시 목돈을 가지고 있으면서 투자로 더 큰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다. 따지고 보면 남들 월세 보증금 수준으로 전세대출 보증금에 묶어 놓았으니까. 하지만 돈의 흐름을 단순화해서 로버트 아저씨의 기준대로만 판단하기로 했다. 만약에 명품백을 구매하려고 카드론을 받아 이자를 낸다면 낭비라고 볼 수 있겠다.
똑같은 대출이자지만 성격에 따라 소비, 낭비, 투자로 나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렇게 지출할 때마다 잠깐이지만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은 소비를 생활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