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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명한 투자자 Aug 15. 2022

PER이 높으면 주식시장은 하락할까요?

높은 주식시장 PER은 매도 타이밍이 맞을까?

뉴스를 보다 보면 다음과 같은 전문가 의견이 많이 나옵니다.

- S&P 500의 평균 PER은 00인데 지금은 00이므로 고평가 된 상태이다.
- 역사적으로 볼 때 높은 수준의 PER이다. 과도한 수준이다.
증시의 기술적 지표가 상당히 강하고 투자 심리도 개선된 가운데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점차 고평가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S&P500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올초 21배에서 지난 6월 16배로 급락했다가 최근 18배 수준으로 빠르게 올라왔다.
과거 10년 평균 PER은 16.9배 수준이다.
-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81213541491900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 보니 이런 자료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https://finasko.com/sp-500-pe-ratio/에 있는 설명을 복사하여 가져온 것입니다.


PER은 어떻게 분석하나요?

장기 투자자로서 우리는 항상 펀더멘털 데이터와 성장 가능성을 찾습니다. P/E 비율은 S&P 500 지수의 전반적인 평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S&P 500 PER 비율을 과거 데이터와 비교하여 과거와 비교하여 미국 시장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좋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주식을 매수할 적절한 시기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림 1)

S&P 500 평균 PER 비율은 14-17이며, 이는 현재 P/E 비율이 역사적 평균에 가깝다면 시장이 과거를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P/E 비율이 평균보다 높으면 시장이 너무 비싸거나 비싸고 가격이 하락할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요약 설명 : 'S&P 500 P/E 비율은 유용한 평가 도구이지만 전체 그림을 검토하려면 추가 기본 데이터, 기술 분석 및 시장 심리도 분석해야 합니다.')



그림 1)만 본다면, 우리는 시장의 평균 PER 이하에서 매수를 해야 합니다.


닷컴 버블, 2002년 붕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이 PER이 미친 듯이 치솟으면, 시장은 고평가 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매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붕괴 전에 매도하고 저점에서 매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지수의 PER 수준을 살펴보는 것은 가치평가의 매우 기초로 여겨지며, 어떻게 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그러므로 높은 PER은 시장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쉽습니다.


정말로 높은 PER은 주식의 고평가를 의미할까요?

정말로 주식을 팔아야 할 타이밍을 알려주는 것일까요?


(참고)
PER = Price -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
어떤 회사의 순이익에 대비해서 현재 주가가 몇 배 정도 높은 수준인지를 알아보는 지표입니다.
PER = 주가/EPS(주당순이익)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PER이 11배라면, 현재 주가는 주당순이익의 11배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다음은 1962년 2월 1일부터 2022년 5월 1일까지 S&P 500 지수의 가격 변화PER 변화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차트 1)


(출처)
S&P 500 가격 출처 : https://stooq.com/q/d/?s=^spx 
S&P 500 PER 출처 : https://www.macrotrends.net/2577/sp-500-pe-ratio-price-to-earnings-chart 
경기침체 구간 출처 : https://fred.stlouisfed.org/series/JHDUSRGDPBR

빨간 선은 S&P500의 가격선(좌측)이고, 파란선은 PER 수준(우측)을 나타냅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PER이 크게 치솟은 때는 대부분 경기침체 이후다.

2. PER은 매수 매도 타이밍을 알려주지 않는다.


□ PER이 크게 치솟은 때는 대부분 경기침체 이후다.

그림 1)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 그림과 같이 생각할 것입니다.

시장의 높은 PER은 거품을 나타냈으며, 곧 거품이 꺼졌다고 말이죠.

이 가정이 진실이라면, PER이 높은 시기는 경기침체 구간에 들어와야 합니다.

차트 1)

하지만 실제로 높은 PER은 모두 경기침체 이후에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차트 2)

그림과 같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Fed Fund Rate의 이자율 차이(주황색 선, 우측) 그래프를 S&P 500 PER 그래프(파란색 선, 좌측)와 같이 놓아봤습니다.


장기금리(10년물 국채금리)와 Fed Fund Rate(미국 기준금리)의 차이가 0 이하가 되면 그 이후에 대체로 경기침체가 따라왔습니다. 이 지표는 미국 경기선행지수(LEI)에도 포함되어 있죠.


하지만 PER 수준은 대체로 경기침체 이후에 상당히 치솟는 모습을 보입니다.

경기 후행지표라고 해도 믿겠네요.


□ PER로 매수 매도 타이밍을 알 수 없다.

차트 2)

1962년 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PER 평균을 내보니, 19.56이었습니다.

우리의 상식에서 볼 때, 19.56 이하는 저평가이고 그 이상은 고평가입니다.

이 말을 믿고 1980년대 이후부터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돈을 안 잃었겠죠. 하지만 돈을 크게 벌지도 못했을 겁니다.


차트 1)

다시 차트로 돌아와 봅시다. A구역에서는 주식 가격의 저점이 경기침체 구간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PER도 낮습니다. A구역만 봐서는 낮은 PER에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B구역에서는 어떤가요? 시장의 저점에서 PER이 낮을 때도, 높을 때도 있습니다.

오히려 경기침체 이후 발생한 높은 PER을 보고 "미친 버블이다. 곧 터진다.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라고 생각했다면 그 이후 펼쳐진 강세장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했을 겁니다.


그림만 봐서는 A구역에서는 낮은 PER이 유리하고, B구역에서는 높은 PER이 유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A, B 구역도 제가 그냥 임의로 만든 것입니다.

이때는 낮은 게 유리하고, 저때는 높은 게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냥 무의미한 것이죠.

차트 2)

그리고 기간을 어떻게 놓는가에 따라서 PER의 평균은 높아졌다가 낮아졌다를 반복합니다.

기준이 모호하죠. 기간 설정도 변수입니다.

도대체 언제가 역사적 평균 PER인지 알 수 없습니다.

10년? 20년? 그 이유는?

모릅니다.


"60년을 고 보면 역사적 평균 PER은 19.52이다. 현재는 21.63이므로 시장은 고평가 상태이다."


정말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60년을 설정한 이유, 평균보다 얼마나 높아야 고평가인지를 알 수 없으므로 투자의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없습니다.

그냥 21.63은 19.52보다 높은 숫자라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 경기침체 이후에 높은 PER이 발생하는 이유


PER은 주가/EPS입니다.

EPS가 그대로인데 주가가 오르면 PER은 높아집니다.

반대로 주가는 그대로인데 EPS가 낮아지면 PER은 올라갑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의 이익은 줄어듭니다. 이익이 크게 감소할 때는 보통 경기침체입니다.

그리고 주가는 이익 감소를 미리 반영합니다.


주가는 미리 움직이고 이익은 나중에 발표됩니다.


따라서 경기침체를 지나 V자 반등을 할 때, 주가는 미래를 반영하여 올라가지만 나중에 발표되는 이익은 경기침체 수준을 유지하게 되어 높은 PER이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왜 높은 PER은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여겨질까?


사람들은 왜 높은 PER을 보고 주식시장의 하락을 생각할까요?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라는 책에서 켄 피셔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높이가 높을수록 떨어질 수 있는 길이도 늘어난다는 것, 바로 사람들이 P/E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 사람들은 P/E가 높아지면 잠재적인 하락폭도 커지는 것으로 상상하고, P/E가 낮아지면 바닥에 충돌하는 거리도 줄어든다고 상상한다. 그래서 부딪힐 위험도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p.81-

켄 피셔는 결국 우리의 인지 편향에 의해서 높은 PER을 두려워하는 것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고소공포증.


높은 곳은 위험하다는 사실은 인류가 생존확률을 높이는데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야생의 상식이 주식시장으로 그대로 넘어왔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고소공포증을 느낍니다.


저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시장의 높은 PER은 위험하다고 믿었으니까요.


주식시장은 인류의 생존과 함께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생존에 적합하게 진화했지만, 투자에 적합하게 진화하지 않았죠.


그래서 투자는 미친 듯이 어렵습니다. 본능에 역행해야 할 때가 많으니까요.


켄 피셔는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라는 책에서 "높은 PER은 낮은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진실을 치밀하게 밝혀줍니다.


결론입니다.

1. 높은 PER이 곧 주식시장의 하락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2. PER이 높다고 시장이 하락하는 것도, 상승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매수, 매도 타이밍을 알 수 없습니다.


3. 평균과 비교해서 고평가를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여러분 중에 일부는 '지수의 높은 PER이 주식시장의 고평가를 의미한다.'는 말을 진실이라고 믿고 계셨을 겁니다.


저는 이번에 널리 알려진 상식이 꼭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같이 공유했으면 해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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