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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 May 04. 2020

슬기로운 휴학 생활 2화

휴학 계획이 꼭 필요해?



휴학하면 '뭐' 할 건데?


휴학생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베스트 넘버 일 거다. 

마치 저 질문에서는 뭔가 대단한 것을 하기 위해 휴학해야만 할 것처럼 들린다. 어쨌든 그 1년 동안 '무엇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일 테니까.

사실 내 휴학 결심은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기에, 계획이 대단했을 리는 없다. 단지 두루뭉술하게 아 휴학하면 여행도 다니고, 토익공부도 하고, 아르바이트해서 저금도 해야지 정도였다. 크게 배낭여행을 한다든지, 자격증 공부를 한다든지 그런 계획은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가난한 휴학생에게는 저것도 다 돈 드는 일이다. 휴학을 하는 동안 돈 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다 교수님께 뭔가 확실하게 말씀드려야 할 휴학 계획이 필요했다. 학교 다니면서도 여러 활동을 해봤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동시에 할 수 없는 뭔가가 필요했다.

나는 일기 쓰는 습관이 있는데, 단순히 일기 작성을 위한 용도로 쓰는 것뿐만 아니라 내 생각을 적는 다이어리 용도로도 쓴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보다 이렇게 글로 적어내려 가는 것 정리도 편하고, 나중에 두고두고 볼 수 있어서 좋다.

다이어리를 펼쳐두고 앞으로 휴학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적어내려 갔다.


1. 대학생이라면 필수 관문. 토익. 게다가 취업을 위한 토익이라면 최소 700 이상은 넘어야 한다.

2. 어학 배우기. 토익은 취업을 위해 억지로 하는 공부라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다.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기에 전부터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잠깐 학원 다니며 배웠던 중국어를 지금은 다 까먹었으니 다시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지 (프랑스어) vs 앞으로 삶에 도움이 되는 것(중국어)을 배울지는 고민 중이다.

3. 취미생활. 기존에 하고 있는 취미생활 말고 색다른 걸 배워보고 싶었다. 어렸을 적부터 판소리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 방학중에도 다른 활동들을 하다 보니 배울 시간이 없었다. 목청이 커서 판소리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

4. 책 읽고, 영화보기. 책과 영화는 영감을 얻기에 아주 적절하다. 대학생활중에는 그마저도 자기 전에 찔끔찔끔 봐야 해서 몇 편 보지 못했다. 확실히 기준을 정하고 봐야지 해서 대략 책 30권과, 영화 50편으로 정했다.

5. 대외활동. 지금까지 대외활동을 3번 해봤지만, 3번 다 같은 곳이어서 새로운 대외활동을 모색해볼 예정이다.

6. 사회생활. 토익 다음으로 많이들 한다는 인턴. 특히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기업에 인턴으로 가서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판타지.


그래, 이거다!


사실 1번부터 5번까지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짬 내면 가능한 일들이지만 6번 인턴은 절대 재학 중에 할 수 없는 것이니 교수님께 적당한 휴학 사유로 충분했다. 그리하여 당당하게 '저 인턴 하려고요!'로 밀고 나갔고, 오케이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휴학 계획이 꼭 필요한가?라고 생각했던 건, 내가 인생을 전부 쉬겠다는 것도 아니고 겨우 1년 학교를 쉬겠다는 거였는데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였다. 계획이 없어도 뭐 어떠한가 무엇을 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다만 아직 계획까진 아니지만 그동안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적어보니 휴학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학은 하고 싶은데, 막막한 그대들에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글로 적어보는 것이 낫다.

버킷리스트를 적는 것처럼 편하게 하고 싶은 것을 적는다.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본다.

취업 계획이 있다면 그에 맞는 필수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해 본다.

그중에서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일단 실천해본다.


뭐라도 해야 하는 내 성격상 휴학하고 놀 생각도 없었지만, 복학하고 나서 누군가 휴학하고 뭐하면서 지냈어?라고 물어본다면 당당하게 말할 무언가가 있으면 좋지 않은가.

일단 내 목표는 1년 동안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찾기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급급해하지 말고, 나답게. 내가 하고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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