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중에도 쉬지 않고 무언가를 배우거나 대외활동을 병행했다. 누군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모두 내가 좋아서 또는 앞으로의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시작한 활동들이었다.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접하게 됐는데, 그중 팀원들로부터 (팀장인 나는 윗사람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했고, 활동 보고서를 챙기거나 스케줄을 잡는 등 활동의 전반적인 부분을 책임져야 했다.)
"귀찮아. 힘들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됐다.
또,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아도 행동에서부터 힘들고 귀찮음이 묻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도 괜히 그들을 따라 힘들고 귀찮은 척을 했다.
분위기상 내가 여기서 "나는 할 만 한데?"라고 얘기를 하면 그들을 나약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나 또한 그렇게 행동했던 것 같다. 사실상 할만한 정도였는데 말이다.
어쩌면 휴학의 목적이기도 했던 인턴직을 좋은 기회로 하게 됐다. 복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최종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나는 현재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인데, 사기업과 달리 공공기관에서는 업무의 강도가 비교적 수월한 편이고 개인적인 업무도 볼 수 있어 업무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업무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귀찮아. 힘들어."라는 말을 듣는다.
나는 또 괜히 동조하곤 한다.
마치 입버릇처럼 사소한 일에도 귀찮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색은 안 하지만 이 정도의 일이 힘들다고 하면, 이 정도의 과제가 어렵다고 한다면 앞으로 거의 평생을 해야 할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려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같은 돈을 받고 일한다면 일이 어려운 곳보다 쉬운 곳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지만 쉬운 곳이라 해서 모두 쉬운 일들만 있을 거라곤 장담할 수 없다.
어느 회사든 업무나 인간관계에서든지의 어려움은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귀찮고, 힘들다는 마인드보다 "아 어차피 할 일인데 빨리 끝내버리자"라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물론 나야 가만히 있는 것을 못 견뎌하는 성격이라 생산적인 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방출해내는 것이 오히려 좋지만 나와 정반대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해한다.
혹시라도 있을 오해 방지를 위해 하는 말인데 나라고 해서 귀찮음과 힘듦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입 밖으로 반복해서 표출하지 않을 뿐이다.
나 또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나리오 사업을 마감하는 단계 중이고 이 과정에서 귀찮고 힘듦을 겪었다.
이뿐만 아니라 자격증 공부를 할 때에도 그 생각을 종종 해왔던 것 같다.
중요한 건 어쨌든 시간은 흐른다는 거다.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귀찮고 싫은 와중에도 마감 시간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중도 포기를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