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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중현 Apr 17. 202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로렌조의 부모 그리고 오말루 박사

이들의 삶에는 지독한 외로움이 배어 있다. 


영화 로렌조의 오일(Lorenzo's oil)과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컨커션(Concussion, 뇌진탕이라는 뜻으로 국내에는 게임 체인저라는 제목으로 배급)은 실화를 바탕으로 둔 영화지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허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영화 로렌조의 오일에는 ALD(부신백질 이영양증)이라는 불치의 병에 걸린 아들 '로렌조'를 위해 직접 특효약을 개발한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 컨커션은 법의학자로 재직 중이던 주인공(윌 스미스)이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던 한 미식축구의 변사 사건을 맡아 부검을 맡게 된다. 그러던 중 많은 미식축구 선수들로부터 동일한 증상을 발견하고 이들의 비정상적인 죽음과 뇌진탕과의 관계를 밝혀내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베넷 오말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한 명문 사립학교 경비원으로 근무하다 재학 중인 수포자를 만나게 되면서 격게 되는 이학성이라는 인물의 얘기가 그려진다.(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기대를 가질 정도로 주인공은 너무 매력적이다.)

로렌조 오일(좌). 영화 로렌조 오일(우)
영화 컨커션 중 (좌). 실존 인물 오말루 박사(우)


'증명하라'


영화 속 주인공들은 자신만의 답을 찾는 과정을 증명했다.


로렌조의 오일에서 두 부부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 논문을 읽고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한 박사의 도움으로  아들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로렌조 오일'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게 된다. 그 이면에는 지독한 외로움과의 싸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컨커션에서 주인공인 오말루 박사는 미식축구 선수의 변사체를 부검하면서 미식축구와 뇌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선수들이 이런 고통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있음을 발견하고 NFL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상에 드러내기까지 홀로 투쟁하는 외로움과의 싸움이 펼쳐진다.


"포기하는 대신 '내일 다시 풀어봐야겠구나'하는 마음 그것이 수학적 용기다."(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중)


로렌조 오일에서 부부는 아들을 위해 비 전공자였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약을 개발했다. 오말루 박사도 포기하지 않고 미국에서 로비와 커넥션이 단단한 NFL 기업을 상대로 선수들의 사망과 뇌진탕 사이의 결과를 밝혀냈다. 그 결과 '로렌조 오일'이라는 약을 만들어 세상의 아픈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고 오말루 박사는 백악관으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지만 이를 거절한다.

이들은 외로움과 싸우면서 자신만의 답을 찾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답을 찾기보다 답을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직접 증명했다.


나는 이런 사실에 기반을 둔 영화 특히 영화 도입부에 'Based on Actual Events(실제 사건을 기초로 하였음)'로 시작하는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 찾는 편이다. 특히 무관심과 외로움에서 답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들은 마음속 깊은 감동을 심어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언제부터 이런 사실에 바탕을 둔 영화 포스터를 별도로 검색해 수집하는 습관이 생겼다. 영화 같은 드라마틱한 엔딩은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답을 찾는 동료들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도 했던 것 같다. 인사고과, 계급 , 승진이 직장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뒤처졌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과정에 생긴 자기 위안일지 모르겠다. 


그런데 의외로 주변에는 이런 동료들이 있다. 오로지 사건 해결을 위해 답을 찾는 사람들이 분명 있지만 쉽사리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조직의 구성원으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분명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시그널이 들릴 거라고 믿고 있다. 분명 먼저 신호를 낸다면 그 신호를 수신하리라 믿는다.

그래서인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은밀한 공간에서 만들어낸 '파이송'은 마음속 깊은 곳에 내려가 깊은 감동을 준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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