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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좋아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하하 저 밴드음악 좋아해요

by 윤슬조 Mar 18.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락.


 나는 바야흐로 초등학생 때부터 락에 미쳐 살았다. 손바닥의 4분의 1만 한 MP3에는 린킨파크, 뮤즈, 넬이 어깨동무하고 있었다. 그 안에는 소녀시대와 티아라를 비롯한 케이팝과, 레이디 가가와 리아나의 팝, 에미넴의 윽박지르는 힙합까지 별별 장르가 다 있었지만, 오늘은 락에 집중해 보기로 한다. 왜냐 나는 락죽락사 락친놈이니까.




01. '락? 그 시끄러운 음악? 그런 거 좋아해?'같은 말을 듣는 삶


브런치 글 이미지 2



  락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많은 일을 수반한다. '어? 너 락 좋아해? 그러면 너 막 머리 풀어헤치고 막 뛰어다니고 그 뭐냐 헤드뱅잉 하는 거야?' 같이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아 나는 락은 좀 시끄러워서 취향 아니더라... 너는 그런 거 좋아하는구나 의외네'라는 말로 어떤 스테레오 타입에 의해 판단되기도 한다. 그렇다. 문제는 락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순간, 마치 한 가지 정해진 캐릭터가 입혀진 기분이 든다는 거다. . 그들의 머릿속에서 나는 대체...불꽃 사이에서서 '머리 풀어헤치고 막 뛰어다니는 사람', 아니면 '시끄러운 음악 듣는 특이한 취향의 사람' 으로 확정하는 둣 하다. 아니 사실 락도 재즈처럼 조용하고 감성적인 곡 많고요. 그 잔잔한 잔나비도 락이고 청량한 데이식스도 락인데요,,,  억울하다 억울해.


 그래서 곧잘 '밴드'음악 좋아한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하곤 한다. 밴드 음악에는 사실 락뿐만 아니라 재즈, 클래식까지 포함될 수 있는 다른 차원의 단어라는 걸 알면서도 회피하는 거다. "아 저 좋아하는 가수요? 박효신, 아이유, 그리고  맘속으로는 Red Hot Chili Peppers 좋아해요^^"라고 어쭙잖은 일반인 코스프레를 해보 상상도 해본다. 그럴 때마다 괜히 내가 좋아하는 걸 자랑스레 내놓지 못하고 숨기는 어린애가 된 기분이라 마음 한구석이 콕콕 찔린다.


 

02. '락 전문가'에게 치이는 삶


영화 <스쿨오브락>의 락의 이해 강의 장면영화 <스쿨오브락>의 락의 이해 강의 장면


 여기서 말하는 락 전문가란 수많은 밴드와 곡을 줄줄 위키처럼 외워 내면서, 각 아티스트에 대한 비교 줄세우기질, 더 나아가 상대 락덕후를 평가하는 유형을 말한다. 이를 테면 이 사람들은 <케이온>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락을 좋아하게 된 계기의 팬은 성골로 인정하지 않는다. (아니 성골이 뭔데)

 

락이 너무 좋아서 락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오르곤 한다. 좋은 사람이 많으나, 사실 잘못 걸려 락전문가를 만나면 아주 피곤해진다. 내 최애 밴드는 오아시스인데, 진짜 락전문가한테 얼마나 많은 평가질을 당했는지 모른다. "하하 오아시스라니 이제 락 처음 듣기 시작하셨나 봐요. 좀 더 들으시면~ 어쩌구"라는 후려치기부터, "아 오아시스는 사실 사생활이 저쩌구 형제가 이랬다" 하면서 묻지도 않은 위키발 티엠아이를 줄줄 설명하는 타입까지 다양하다.


 락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야 하는데, 가끔은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밴드가 등수 매겨지고, '단순히 좋아하는 음악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묻지도 않은 위키 수준의 설명을 듣게 될 때 말이다. 락이 좋아서 찾은 커뮤니티에서, 오히려 이런 평가질의 벽을 마주하면, 내가 이러려고 락듣나 왠지 모를 서러움에 시달린다. 아 왜 이러시는 거예요 진짜.




03. 그럼에도 불구하고 락을 듣는 삶.


 아니 그래서 락 좋아하는 거 힘들다 투덜투덜 대면서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아 그 질문만을 기다렸습니다. 일주일 밤낮을 세우며 락처돌이성 발언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하 역시 한마디로 설명 못해. 들어보세요.


(출처 : 한겨레) 여기에... 저도... 있었어요....((출처 : 한겨레) 여기에... 저도... 있었어요....(


 나는 락 페스티벌을 사랑한다. 행복과 자유를 느낀다. "아, 이게 사는 거지" 싶다. 너무 좋아서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야외에서 몸이 쿵쿵 울리게 듣는 경험,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들, 처음 보는 이들과의 연대를 느끼게 해주는 슬램. 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도 그저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가 된다. 서로 환하게 웃으며 부딪히고, 어깨동무하고, 손뼉을 마주친다. 정말 락에는 그런 화합의 힘이 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는 락이 내 인생에 있다는 게 가끔은 감사할 지경이다.


 그렇다면 왜 락은 이렇게 사람을 미치게 만들까? 이유를 대자면 수만 수천 가지가 있겠지만, 내게 락은 울림의 크기로 정의된다. 락은 어떤 감정이든, 아주아주 크게 울리는 힘을 가졌다. 괜히 '심금'이라는 말이 락과 잘 붙어서 쓰이는게 아니지 않을까. 슬프다면? 기타가 대신 울어준다. 신나? 베이스가 춤춰준다. 화가 난다? 아유, 우리 드럼이 기깔나게 쾅쾅 소리쳐드립니다. 그래서일까 슬플때 바닥을 찍더라도 신날때 하늘을 찍더라도 아주 제대로 찍도록 해준다. 당신이 어떻든 간에 락은 언제나 함께해 준다. 그것도 아주 강력하게. 이런 친구 너무 소중하잖아.


그 외에도 락은 비주류의 목소리 하나 내주기에 작은 나의 목소리까지 대변해줄 수 있는 음악이라는 점, 밴드멤버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됨을 알려주는 존재라는 점, 비틀즈부터 메탈리카, 잔나비부터 실리카겔까지 너무나 다양한 면모를 가진 음악이라는 점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이유로 그냥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래서, 내가 락을 좋아하는 이유? 락은 단순히 음악이 아니다. 나에게 삶의 방식이며, 해방처이고, 때론 나를 구해주는 존재다 (라디오헤드와 오아시스와 넬을 비롯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빚지고 있으며... 수많은 Wonderwall에게 감사를). 락은 나의 삶의 일부이고,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존재라고 생각중이에요. 락없이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Thanks to

오아시스블러스웨이드펄프하이플라잉버즈리암갤러거고릴라즈라디오헤드킨콜드플레이악틱몽키즈레드핫칠리페퍼스폴아웃보이그린데이원리퍼블릭이매진드래곤스트웬티원파일럿츠파이브세컨즈오브서머포스터더피플웨슬리암즈코인워크더문포르투갈더맨구구돌스니켈백비틀즈넬솔루션스술탄오브더디스코극동아시아타이거즈보이즈인더키친제8극장10cm장기하와얼굴들과 미처 적지못한 수많은 아티스트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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