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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Apr 24. 2024

[갓생 1주 차] 다시 돌아온 한국, 새로운 일자리

프랑스에서 3월 30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2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에 도착했다. 3월 31일 오후 4시였다. 바로 다음날인 4월 1일부터 새로운 일자리로 출근을 하여 계약서를 마무리해야 했다.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로 깨어나야 하기에 혹시라도 늦잠을 잘까 걱정되는 맘에 저녁 8시쯤부터 자기 위해 누웠다.


4월 1일 (월요일): 첫날은 그냥 흐르고....

실천한 것: 책 읽기(북클럽)

계속해서 깨고 다시 자고를 반복하며 7시쯤 일어났다.

새로운 연구실에 간 후, 서류를 마저 챙겨 담당자에게 제출하고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보스는 바빠서 다음날에나 인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첫날이지만 당장은 할 일이 없었다.

(갓생을 살려했건만 직장에서 아직 일이 없으니 마음이 불편했다.)

캠퍼스 내의 식당에 가서 6500원으로 점심을 먹었다.

갓생 살기를 실천하자고 맘먹었지만, 첫날이라 뭘 어떻게 열심히 살지 잘 몰라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더 이상 할 일이 없기도 하고 오늘은 그만 가봐도 된다기에 인사를 하고 나온다.

이전 연구실에 인사드릴 겸 선물을 사들고 찾아간다. 후배들을 위해서 케이크도 사들고, 교수님께 프랑스에서 사 온 선물도 사들고 간다. 교수님 오피스에서 30분가량 이런저런 담소를 나눈다.

그 후, 연구실로 가서 후배들과 대화를 나눈다.


집에 바로 가기에는 아쉬움이 남아, 근처를 좀 걸으며 내가 떠난 이후 얼마나 변했는지 살핀다. 새로운 가게들이 많이 생겼다. 벚꽃이 조금 피기 시작해서 예쁘기도 하고, 떠날 때는 코비드 시즌이었기에 사람들 없이 휑하던 길거리가 학생들로 북적이니 활기차다. 좋아하는 중고서점에 들러 책을 3권 구매한다.

집에 돌아와 책을 읽고, 한국에 오기 전에 가입해 둬서 4월 1일부터 시작하는 북클럽에 인증을 했다.

갓생 살기를 위한 첫날이지만 여유 한가득한 일상이었다.


4월 2일 (화요일): 갓생을 위한 공부 계획을 세우기

실천한 것: 새벽기상, 한국어강의, 책 읽기(북클럽)

시차 때문인지 아침에 일찍 깼다. 5시에 기상하여 다시 잘까 하다가 그대로 일어난다. 3월부터 시작한 온라인 한국어교육과정 강의를 두 개 정도 듣는다. 7시쯤 근처 좋아하던 김밥집에 버스 타고 찾아가서 김밥을 산다. 아침으로 좋아하는 김밥으로 배를 채우니 기분이 한결 좋다.

학회가 있는 날이다. 시간 맞춰 학회장에 찾아가고 드디어 보스를 만난다. 내가 진행할 연구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내가 생각했던 것은 기존의 연구들을 내가 이어나가는 것이었는데 보스가 원하는 것은 내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거였다.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 몇 가지를 얘기하니 모두 좋다고 다듬어보고 다시 얘기하자고 한다. 시작이 좋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회장에서 세션을 계속 듣는다.


집에 돌아와 한국어 강의를 더 듣고, 책을 읽은 후 북클럽에 인증한다.


4월 3일 (수요일): 아직은 체계적이지 못한 하루

실천한 것: 새벽기상, 영어 일기 쓰기, 논문 읽기, 책 읽기(북클럽), 문화생활 (영화관람)

시간을 절약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마트에 직접 가는 게 아니라 온라인으로 장을 봤다. 오고 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 갓생을 위한 좋은 선택 아니겠는가. 아침에 새벽배송 온 물건들을 냉장고에 정리한다. 아침에 시간이 남았기에 출근 전, 전날에 대해 영어 일기를 쓴다. 일상에 대한 영작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무엇인지, 부족한 어휘나 표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쓰기 시작했다.


배가 고프기에 편의점에서 김밥을 하나 사서 물고는 학회장으로 간다. 점심까지 학회에 참석한다.


연구실에서 논문을 읽으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익히는 시간을 갖는다. 열심히 살려고 마음먹어서인가 집중력이 좋다. 논문을 읽으며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들도 틈틈이 적어둔다.


퇴근 후, 미리 예매해 둔 IMAX DUNE part 2를 위해 용산역으로 향한다. 미리 검색해 둔 용산역 근처의 맛집으로 바로 가서 빠르게 저녁을 먹는다. 최대한 새로운 곳들을 가며 새로 경험하고 싶다. 영화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기다리면서 책을 읽는다. 그런 후, 북클럽에 인증까지 마무리한다. IMAX를 보고 12시가 넘어 피곤하기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4월 4일 (목요일): 처음 가본 영어회화스터디

실천한 것: 새벽기상, 영어스터디, 논문 읽기, 영어 듣기, 프랑스 연구 데이터 정리

아직 실험을 시작하지 않기에 출근하여할 일은 논문 읽기 뿐이다. 최대한 집중하여 논문을 읽고 부족한 새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간다.


점심은 시간 절약을 위해 메뉴 고민 없는 바로 근처 식당을 찾아서 주는 대로 식판에 받아먹는다. 점심을 먹는 동안 영어 듣기를 한다. 식당에 가는 길, 점심 먹으며, 그리고 돌아오며 들으면 대략 30분가량 듣기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하루 듣기로 충분하다.


저녁에 미리 알아둔 영어 스터디를 위해 스터디룸을 찾았다. 외국인이 참석하는 영어회화라고 해서 찾아갔다.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잘하는데 이탈리안이라고 했다. 독학으로 저렇게 능숙하게 되었다는데 (미국에서 잠시 살았다고도 했지만) 자극이 되었다. 2시간의 영어회화를 진행하는데, 영어를 말할 기회보다 외국인이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듣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뒤풀이가 있다고 해서 어떤지 분위기를 볼 겸 가봤지만, 아무래도 시간낭비 노는 곳 같기에 다음에는 가지 않기로 한다.


4월 5일 (금요일): 주말이 다가오니 마음이 들뜬다

살천한 것: 책 읽기 (북클럽인증)

금요일은 집중을 잘하지 못했다. 논문을 계속 읽기는 했지만 금요일이라 그런지, 조금 들뜬 기분이었다.


퇴근 후, 집에서 짐을 챙겨 언니네 집으로 향했다. 조카들과 인사를 하고, 언니가 차려준 저녁을 먹었다. 언니가 내게 아이들을 맡기고 외출을 하여 아이들끼리 놀게 놔두고 책을 읽었다.


4월 6일 (토요일): 토요일은 쉬는 날. 쉴 땐 온전히 쉬자

실천한 것: 아무것도 없음.

조카들을 보고, 조카들의 친구들을 보고.

아이들과 놀이터에 가고, 사전투표에 가서 나의 권리를 행사하고,

조카들과 함께 초코칩 쿠키도 구우며 가족 들고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낸 후 밤 11시에 집에 돌아왔다.


공부는 전혀 하지 않은, 생산성은 없는 하루지만-

가족들과 함께 하는 이런 날도 삶에는 필요하다 생각한다.


4월 7일 (일요일): 프랑스어 회화 스터디에 가다

실천한 것: 프랑스어 회화 스터디, 영어 듣기, 책 읽기 (북클럽), 문화생활 (덕수궁/경복궁)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지 않아서 2년이 넘게 살다 왔음에도 프랑스어를 못한다. 하지만 돌아올 때쯤 친해진 프랑스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이들과 불어로 대화했다면 더 가까워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불어를 공부해야겠다 다짐했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프랑스어 스터디를 알아보고 주말에 스터디에 갔다.


초보반에 갔다. 프랑스인 한 명이 있었다. 천천히 말해주었지만, 모르는 단어도 좀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내가 어느 정도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래도 2년여간 프랑스에서 불어에 노출되면서 조금은 습득을 했나 보다.

오전에 스터디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며 영어 듣기를 한다. 유튜브로 영어 길거리 인터뷰를 듣는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인터뷰를 하기에 다양한 악센트의 영어를 들을 수 있다. 나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벚꽃이 한창이기에 벚꽃과 고궁들을 함께 보고자 덕수궁과 경복궁에 들렀다. 프랑스에 있으면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을 알리는데 관심이 생겨서, 내가 잘 모르는 한국의 곳곳을 더 둘러보기로 맘먹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당황스러웠지만, 이렇게 활기차지고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궁을 찾는다는 게 보기 좋았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책을 읽고는 북클럽 인증을 한다.

프랑스어 회화를 하면서, 제대로 답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구글번역기를 사용해서 적어가며 나만의 모범답안을 만들어본다. 반복해서 연습한다.



갓생 살기 1주 차 후기

성공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전체적으로 뭔가를 계속해보려고 애썼지만 아직 루틴화가 되지 않고 뭘 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시차 때문인지 일찍 일어나면서 의도치 않게 새벽기상을 하게 되었다. 새벽기상을 하게 되니 절로 아침에 뭔가 공부를 하게 되더라. 일주일 생활하며 꾸준히 해야 할 것들을 정리했다. 한 주의 실패를 바탕으로 더 나은 한 주를 살아갈 수 있을 듯하다.


- 영어 듣기:  출근길, 점심 식사시간, 퇴근길에 유튜브로 영어 듣기 하는 것이 꽤나 효율적이고 도움이 된다

- 영어회화 스터디 (주 1회): 영어 스피킹 기회가 없으니 주 1회라도 하는 것이 도움은 되는 듯하다

- 프랑스어 회화 스터디 (주 1회): 내가 너무 초보라 걱정했지만, 그래도 참석해서 애쓰는 게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듯하다. 동기부여도 되니 꾸준히 참석할 예정

- 책 읽기: 책 읽는 것은 책만 재밌으면 꾸준히 하기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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