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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Jul 19. 2024

4일 차: 망치는 날도 있지...

인터넷에서 귀여운 킹 찰스 스패니얼 사진을 발견했다. 오늘은 이걸 그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저장했다. 스케치를 한다. 스케이를 하면서부터 사진상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몸통 부분이 스케치하는 게 힘들었다. 채색에 들어가면 어떻게 된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단 물감을 짜고 붓을 든다.


개의 얼굴이 조금 작아서, 붓으로 섬세하게 그리기가 힘들었다. 얼굴의 디테일이 떨어져서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다음이 더 문제였다. 몸통을 채색하는데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건들면 건들 수록 잘못된 길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프랑스에서 지낼 때, 프랑스에서 미대를 졸업하고 작가로 활동하는 한국인 분을 만나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며 내 그림을 보여주자 그때 평가해 주신 내용이 다음과 같았다.

 

"디테일이 좋네요. 디테일은 약간 편집증적인 경향이 있다고 볼 정도예요. 아마추어로 이 정도 실력이면 도달할 수준에 오를 만큼 오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림들을 보니 입체감이 부족하네요. 덩어리감을 느끼면서 그려야 해요. 사진 보고 그리죠? 앞으로는 사진 보지 말고, 실제 사물을 앞에 두고 그림을 그려요. 먼저 손으로 물건을 만져서 그 덩어리, 입체감을 느껴요. 그런 다음 그걸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해 보세요."


굉장히 좋은 조언을 들었는데, 막상 사물을 놓고 그릴까 하니 매번 뭔가를 챙겨서 앞에 두고 그리는 게 쉽지 않아서 여전히 사진을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덩어리감을 표현하질 못하니, 디테일이 선명하게 살아있지 않으면 표현하는 법을 아예 감을 잡지 못하는 듯하다. 오늘 그림은 완전한 실패다. 아무래도 다음엔 는 사과라도 하나 사서 연습을 해야 할 까보다.


사과, 컵, 밥그릇... 이 정도는 연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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