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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라우드 Feb 03. 2021

조금 더 조용하게 살기

가격대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비교

노이즈 캔슬링... 일상의 자잘한 소음들을 마법같이 없애주는 엄청난 기술이다. 

에어팟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귀를 막아주는 커널형 이어폰 번들을 주로 써서 자체적으로 갖는 차음성에 만족하고 살았다. 그러다 에어팟이 등장. 무선이 주는 편리함에 바로 바로 중독되고 말핬다. 하지만 에어팟은 오픈형이어서 차음성이란 것과는 아주 사이가 멀었다. 지하철을 타고 조금 시끄러운 구간을 지날때면 노래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다 애플에서 짜잔 하고 내놓은 제품이 에어팟 프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이어폰 옆 부분을 잠시만 눌러주면 주변의 소음이 마법같이 사라진다는 광고를 보고, 당시에 에어팟1을 분실하고 2를 산지 한달이나 됐을까 싶었지만, 바로 지를 수 밖에 없다. 


 에어팟 프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기기였다. 광고 처럼 노이즈 캔슬링은 대단했고, 그 덕분에 음악은 더욱 잘 들리게 되어서 음질도 더 좋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막귀여서 잘 모른다.)


 노이즈 캔슬링은 나에게 꼭 맞는 기술이었다. 내향적이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서 주변에 방해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기술은 버튼 하나로 나에게 꼭 맞는 공간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에어팟 프로에도 단점은 있었다. 충전하고 고작 네시간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 실제 사용시간은 그것보다 더 짧았다. 나는 음악을 듣건 듣지 않건 주변 소음을 막기 위해 항상 에어팟을 끼고 사는 편이고 잘 때에도 빗소리를 켜놓고 자는 것을 좋아하는데, 세 네시간이라는 에어팟 프로의 배터리 타임은 나에게 엄청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헤드폰을 찾게 되었다. 처음 구매하게 된 헤드폰은 비츠의 스튜디오3 였다. 나는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까지 쓰고 있는 전형적인 앱등이었기에 비츠 제품에 자연스럽게 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비츠 스튜디오3를 사고 들어봤는데, 이럴수가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헤드폰의 음질도 애매하기만했다. 전자제품 매장에서 다른 제품을 청음해보니 막귀인 나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별로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중고장터에 다시 내놓았다. 다시 선택한 제품은 저렴한 비츠 솔로3.  당시 에어팟 프로의 본체를 잃어버리고, 중국에서 짝퉁 본체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느라 잠시 쓸 음향기기가 필요했는데 지인이 선물로 주셔서 감사하게 받았다. 


비츠 솔로3는 괜찮은 헤드폰이었다. 노이즈 캔슬링은 지원하지 않았지만 배터리 타임도 길었고, 음악을 켜놓으면 주변 소리도 그럭저럭 막아주었다. 그렇게 1년을 사용했지만 온이어라는 치명적인 단점(온이어는 오래 착용하면 귀가 매우매우 아프다.) 때문에 새로운 헤드폰을 찾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저렴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으로 만족하려 했으나, 택배사의 사정으로 배송이 매우매우 느리게 오게 되어 배송이 빠른 쿠팡에서 보복 소비를 했다. 그런데 밀렸던 택배가 9일만에 도착... 그리고 에어팟 맥스가 엄청난 할인율을 보이며 올라와 이것도 충동구매... 어쩌다 보니 나는 세 개의 헤드폰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된 참에 가격대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비교하는 글을 한 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총 세개의 제품을 구입했다. 


가격대 별로 정리해 보자면 

정가 (실구매가)

TT-BH22K : 99,000원 (56,000원)

SONY WH-1000XM4 450,000원 (320,000원)

Airpod Max 719,000원 ( 620,000원 )


이렇게 되겠다. 제품별로 가격이 거의 30만원씩 차이가 났다. 

제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솔직히 에어팟 맥스를 애플 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사용하고 싶어하시는 분은 거의 없을 것 같기에 애플기기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평가해보고자 한다. 


평가 기준은 크게 다음과 같다. 

                          

음질

노이즈 캔슬링 성능

디자인

착용감 및 무게 

맥 기기 연동성 

가격


이런 기준들에 의해 사용자별 선택지를 나눠보자면 이렇다. 


<예산 중심 선택>

TT-BH22K

단연 가성비는 TT-BH22K이다. 솔직히 최상급 라인업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약한 노이즈캔슬링이지만, 옆방 및 윗집의 가벼운 소음정도는 충분히 막아준다. 음질도 40mm 드라이버를 장착한 헤드폰답게 나쁘지 않다. 저음이 강조되어 둥둥 잘 쳐주기도 한다. 디자인은 일반적인 헤드폰의 디자인이라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고, 무게도 플라스틱 제질이어서 가볍다. 다만 연동성이 아쉽다. 멀티페어링을 지원하지 않아 기기를 옮길때 매번 연결시켜줘야 하는 점이 번거로웠다. 


<전체적인 밸런스 중시>


Sony WH-1000XM4

음질, 노이즈 캔슬링, 가격, 연동성 모든 부분에서 훌륭한 성능을 보여준다. 디자인은 취향을 많이 타는 부분이지만 헤드폰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답게 모나진 않았다. 엄청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보여준다. 음악을 중간정도 볼륨으로 듣고 있으면 옆에서 말을 해도 들리지 않는다. 음질도 훌륭하다. 전용 어플을 통해 이퀄라이저 또한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멀티페어링을 지원하여, 기기간 이동도 편리하게 할 수 있지만 최대 기기 연결 대수가 2개로 한정되어 3~4개의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한 번씩 기기이동시 연결시켜줘야한다는 단점은 있었다. 


<애플 연동성 중시>

Airpods Max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뭐 말 할것이 있을까... 노이즈캔슬링 성능은 소니의 WH-1000XM4와 비견된다. 거기다 애플 특유의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UIUX덕분에 유려한 사용을 이끌어낸다. 디자인은 독특하지만 애플이 만들지 않았는가... 이상해보여도 며칠 보다보면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뇌이징은 과학이다. (나는 처음부터 예쁘게 보였다.) 음질은 처음엔 이 비싼 헤드폰에서 이정도 성능밖에?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적응형 EQ 덕분인지 들을 수록 점점 더 좋게 들렸다. 맥 기기간의 연동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기기에서 저 기기로 유려한 연결이 가능하다. 가장 큰 단점은 가격과 케이스였다. 할인을 받아도 60만원대라는 가격은 솔직히 너무했다. 케이스는.... 바깥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환경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헤드폰을 전혀 보호해주지 못하고, 먼지유입도 막아주지 못했다. 벌써 케이스를 위한 케이스까지 등장했던데.... 이런 점들은 애플이 좀 고려해서 만들었어야하지 않았나 싶다. 



노이즈 캔슬링은 나름 저렴한 가격으로 자기만의 심리적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맞는 헤드폰을 찾아서 좀 더 오래 편안하게 내가 원하지 않는 소리에서 벗어나 시간을 보내보면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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